프랑크푸르트한국문화회관 개관 14주년 기념 원로동포 초청 오찬‧문화행사 열려

 

프랑크푸르트한국문화회관 개관 14주년 기념  원로동포 초청 오찬문화행사 열려

FRANKFURT】 프랑크푸르트한국문화회관(회장 최병호, 이하 문화회관) 개관 14주년(2017년 12월 5일)을 기념하는 원로동포 초청 오찬‧문화 행사가 2018년 3월28일(수) 프랑크푸르트 시내 갈루스 회관(Saalbau Gallus) 대강당에서 열렸다.  프랑크푸르트한국문화회관이 주최하고 주프랑크푸르트 대한민국총영사관과 재외동포재단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총영사관 관할구역 내 65세 이상 원로한인동포들을 초청하여 오찬을 대접하고 우리 문화를 선보였다.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장에는 군데군데 빈자리가 눈에 띄는 등 예년보다 썰렁한 분위기다. 대중교통의 파업 영향도 있겠으나, 동포 1세들의 고령화와 삼성의 문화회관 지원 중단 발표에 따른 문화회관 존속의 어두운 미래와도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11시 30분부터 총영사관 오세리  주무관의 사회로 시작된  1부 기념식은 국민의례, 문화회관 대표 인사말, 축사, 건배제의, 오찬 순으로 이어졌다.

최병호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참석자와 백범흠 총영사, 양해경 전 삼성유럽본부장, 이영창, 김영상, 박순평 전 문화회관 대표와 자원봉사단 등에게 두루 사의를 전했다. 이어 최 대표는 삼성이 문화회관 지원을 중단하게 된 사정을 공개하며 앞으로는 다른 기업의 후원과 동포들의 협조로 다른 면모의 문화회관으로 거듭나길 바랐다. 아울러 최 회장은 지난 해 문 대통령 동포간담회에서 건의한 ‘프랑크푸르트 한국문화원’ 건립에 성과가 있기를 희망했다. 최 대표는 트럼프 미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한 테이블에 앉는 변화하는 세상에서 이제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즐기면서 잘 살고 장수하길 바란다고 했다.

백범흠 총영사는 축사를 통해 참석인들에게 두루 인사를 전하고, 특별히 유제헌 유럽한인총연합회장 당선을 축하했다. 이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 개최 예정,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방문 등 현 정세변화에 대해 언급했다.

아울러 소실된 한국정원 누각 복원 자금마련을 위해 노력한 프랑크푸르트 한인합창단, 앙상블, 민주평통 등에게 감사를 표했다. 또 새로 생긴 일명 김영란법 때문에 총영사관에서 문화회관 운영위원장을 맡는 것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백 총영사는 재독한국경제인협회(KoEBAG)를 통한 우회적 지원방법 등을 강구 중이며 문화회관도 이제는 발전적인 방향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백 총영사는 ‘인생은 소풍이다’라는 글귀를 인용, 동포들이 화합, 단결하고 만수무강하길 기원했다.

박선유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은 축사에서 “분규로 인해 제 역할을 못하던 프랑크푸르트트지역한인회를 대신해 문화회관은 2003년 개관 당시부터 동포사회 발전에 기여해 왔다”고 치하했다. 하지만 지금은 한인회가 정상화되었으니 모두가 참여하는 세대를 초월한 열린 문화회관으로 거듭나야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금까지 폐쇄적인 운영방식이 있었다면 과감히 개선해야 될 것이다”고 쓴 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이영창 전 문화회관 대표는 건배사에 앞서 짤막하게 문화회관 창립배경을 설명하고 건배사로 “문화회관 발전을 위하여!”를 외치고, 참석인들이 다같이 ‘위하여’를 제창했다.

뒤셀도르프 코리아하우스에서 준비해 온 오찬을 함께 나누고 2부 행사는 조인학 문화회관 부대표의 사회로 그동안 문화회관 건물 임대비용 등을 지원한 삼성 측의 양해경 전 유럽본부장(현 한,독경제인회장) 회고사로 시작되었다. 양 회장은 15년 전 당시 김영원 총영사(제8대)의 문화회관 개관 취지에 공감하여 함께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고 회고했다. 또 이국땅에서 그저 앞만 보고 잘살아 보자고 노력하다보니 어느새 모두 백발이 되었다며 앞으로도 우리 후손들이 현지 주류사회에서 존경받는 한인사회를 이끌어가기를 희망했다. 양 회장은 그동안 독일에서 근무했던 한인들이 모여 한독경제인협회를 창립하였다고 밝히며 “독일에서의 경험을 살려 ‘독일이 지나온 길’을 연구하고 또 ‘한국이 가야할 길’을 찾고 닦는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혀 많은 박수를 받았다.

문화공연으로 먼저 조성랑 춤꾼의 화려하고도 우아한 독무가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 문창수(바손), 김혜련(클라리넽), 김지영(피아노)의 목관 3중주가 청중들에게 황홀감과 신비감을 선사했다. 드라마 <명성왕후>의 주제곡 ‘나 가거든’ 이 흘러나와 한때 분위기가 숙연해지기도 했다.

조성랑이 다시 무대에 올라 진도북춤으로 우리전통의 진수를 자랑하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알테 오퍼(Alte Oper) 소속 성악가들의 출연이 이어졌다, 바리톤 파펠 스미노프(Pavel Sminov)가 ‘보리밭’과 ‘아리아’를 김영식 피아노 반주에 맞춰 선사했다. 테너 리카르도 이투라(Ricardo Iturra)가 기타를 치며 ‘베사메무초’, ‘관타나메라’를 열창했다. 바리톤 스미노프와 소프라노 김복실이 레하르 오페라곡 ‘입술은 침묵하고’를 불렀고 이어 ‘칠갑산’을 선사했다. 【 이 순 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