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평화와 번영을 위한 2018 청년컨퍼런스

베를린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청년컨퍼런스열려

서독사람들이 동독 사람들을 위해 돈을 썼듯이 남한도 북한 사람들을 위해 돈을 써야 한다. 통일은 공짜가 없다. 서독 사람은 30년째 돈을 내고 있다. 통일세는 서독사람처럼 동독사람도 냈다. 그런데 통일세를 안 내는 이탈리아나 스페인이 독일보다 더 잘 사는가?

Berlin】 베를린 장벽 붕괴 29주년인 2018년 11월 9일, 베를린에서 청년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논의하는 ‘청년 컨퍼런스’가 열렸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북유럽협의회(협의회장 김희진)와 주독일 대한민국대사관(대사 정범구)이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유럽 청년과 민주평통 자문위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정민영 민주평통 자문위원 사회로 진행된 행사는 국민의례에 이어 김희진 민주평통 북유럽협의회장 개회사, 정범구 주독일대한민국대사 환영사, 박종범 민주평통 유럽지역회의 부의장 축사 순으로 진행되었다.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기조연설을 하였으며, 한스-울리히 자이트(Hans-Ulrich Seidt) 전 주한독일대사는 ‘독일에서 보는 한반도의 변화’에 관해, 김인호 주독일 대한민국대사관 통일안보관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청년들의 역할’과 관련해 강연을 했다.

김희진 협의회장은 도이치어로 “올 2월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로 비롯된 남북한, 그리고 북미 간 대화국면의 전개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시작이 되어 새로운 평화의 미래를 여는 장이 됐다.”며,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우리 재외동포들은 민간외교관으로써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이 절호의 기회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결실을 맺도록 모두 함께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고 했다.

박종범 부의장은 축사에서 잉글리쉬로 “1년 동안 엄청난 변화의 물결이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평화와 번영의 도도한 물결이 흐르는 가운데 김덕룡 수석부의장의 강연회는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해외동포로서 이 시점에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대북관계, 북미관계 등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면서 평화모드에 동참해 힘과 열정을 한반도 통일을 위해 모으길 바란다.”고 했다.

정범구 대사는 환영사에서 도이치어로  “100년 전 오늘 독일에서는 군주제가 무너지고 연방공화국 체제가 들어섰으며, 또 1969년 10월에 빌리브란트가 서독 수상에 당선, 동방정책을 시작으로 29년 전인 1989년 11월 9일, 바로 오늘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독일 통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가 화해와 협력 정책을 추진한 것”이라면서, “이런 뜻 깊은 날, 장벽이 무너진 그 장소, 베를린에서 청년들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논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대사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발전, 통일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기조연설에서 헌법기관으로서의 민주평통에 대한 설명에 이어, 한반도의 정세에 관해 설명했다. 1년 전 한반도에는 한국전쟁이후 전쟁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으나, 지금은 평화의 바람이 분다며, 올림픽기간 중 북미간 대화를 시작으로 한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이 오늘의 남북간 평화무드를 견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비핵화, 항구적 평화체제가 이뤄지면 세계사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체제가 해체되었으나 유일하게 한반도에만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수석부의장은 “비핵화가 이뤄지면 한반도의 평화, 아시아와 유럽의 번영, 세계평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제사회가 협력하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위해 동포사회가 노력해 줄 것을 바란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그는 “독일, 해외거주 청년들이 현지에서 존경받는 시민이 되길 바란다”며, “한민족의 일원이라는 정체성을 잊지 말아 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한스-울리히 자이트 전 주한 독일대사는 강연에서 “1988년 12월 자신은 ‘독일이 통일이 된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지만 그렇게 안 될 것’이라는 내용의 공문서에 서명한 적이 있다”면서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빨리 일어날 수도 있음을 강조했다. 북한을 여러 번 방문한 적이 있다는 그는 “발은 땅에 붙이고 눈은 세상을 보라” 등등의 바뀐 북한 포스터로 미뤄보아 이제 북한이 개혁, 개방으로 가기로 국민과 정부와의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주민들의 표정에서 자신감을 보고 놀랐다고 표현했다. 이미 북한은 시장경제에 돌입했으며, 김정은 위원장이 핵으로 억지로 북한을 끌고 나갈 수 없으므로 경제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더 잘살기 위해서 북한은 경제제재를 해제시켜야하는데, 그러기 위해 비핵화를 할 수 밖에 없다면서 비핵화가 단순 희망이 아니라,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선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논리를 펼친 그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번영을 위해 독일은 협조를 할 것이며, 통일 후의 경제문제는 독일보다 더 빠른 시일에 안정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이트 전 대사와 참석자 사이에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질문 1 ; 북한의 핵억제를 이뤄내기는 어렵고, 개방을 통한 쿠데타로 한반도 통일이 가능할 것이라 보는데 강연자의 생각은 어떤지요?

답변 : 현실적인 질문이라 생각합니다. 평양에 사는 민족도 엄청 똑똑하고, 세상이 변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정권을 이어가기 위해 체재가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김정은 위원장도 알고 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북한이 체제 보장 수단으로 핵무기를 개발했으나 최근의 정세 변화를 무시할 수 없고 변화를 선택할 것으로 봅니다.

질문 2 ; 남북관계에서 평화를 지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답변 : 정 대사님이 발언하신대로 희망을 가지십시오. 그리고 빌리브란트 전 수상이 행한 3가지를 기억하십시오, 평화를 바라고, 통일을 위한 일을 하고, 대화를 통해 가까워지십시오.

질문 3 ; 정말 통일에 도움이 되는 어떤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답변 : 현실적인 조언을 원하는군요. 기회가 되면 북한을 여행하십시오. 교사, 기술자 등으로 그곳에서 도움을 주십시오.

질문 4 ; 남북한 간의 경제적 격차가 큰데, 통일이 되면 이를 빨리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시는지요?

답변 :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제 생각입니다만, 동서독 간 경제적 문제가 많았던 것은 동독의 경제적 체제를 한꺼번에 부숴버린 것입니다. 통일이 되어도 경제적 문제를 쉽게 극복할 것으로 믿었으나 그것은 잘못이었습니다. 동독은 돈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소련이 동독을 돌려준 것은 동독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북한과 통일하면 엄청난 장점은 북한의 인프라를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농업위주이기 때문에 복원해야 할 낡은 공장들이 많지 않은 대신 자연자산이 많고 남한은 기술이 발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잊지 마십시오! 서독사람들이 동독 사람들을 위해 돈을 썼듯이 남한도 북한 사람들을 위해 돈을 써야 할 것입니다. 통일은 공짜가 없습니다. 서독 사람은 30년째 돈을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잊지 마십시오! 통일세는 서독사람처럼 동독사람도 냈습니다. 독일을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십시오! 통일세를 안내는 이탈리아나 스페인이 독일보다 더 잘삽니까? 통일세는 투자라고 생각하십시오!

질문 5 ; 정치의식에 관한 질문입니다. 남한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가는데 70년이 걸렸습니다. 북한은 자기 손으로 대표 한번 선출해 보지 못했는데 통일이 되면 어떻게 합니까?

답변 : 전통적인 정권(북한)과 민주주의정권(남한)이 대립하게 되는데, 이 두 정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은 정치적인 마인드로만 사는 것이 아닙니다. 수천 년 동안 같은 문화를 가지고, 같은 음식을 먹는 다는 것은 정치의식보다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남북한은 정치적으로 가까워져야 할 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공동체 의식을 공고히 해야 합니다.

질문 6 ; 남북한의 법제도가 다른데 통일이 되면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답변 : 북한의 법적인 부분을 개선하지 않으면 경제성장을 이끌어 낼 수 없습니다. 평화적 대화를 통해 북한에 컨설팅, 조언을 해 주어야 합니다. 법시스템도 현대화 되어야 하고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청년들의 역할’에 대해 강연한 김 통일관은 많은 연구 자료를 제시하는 등 강연에 열정을 다했다.

마지막 순서로 독일 청소년들이 K-POP 댄스 공연을 펼쳐 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 이 순 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