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월남참전자회 독일회 – 월남참전 제55주년 기념식 및 건강세미나 열어

– “아직도 우리들이 찾아야 할 권리와 혜택을 다 받지 못하고 있는데 월남전은 이제 세월의 흐름 속에 역사 속으로 묻혀가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우리의 주권을 찾기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

Essen】 총탄이 빗발치던 전장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하던 혈맹의 전우, 도이치란트 거주 월남참전 유공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019년 6월15일 에센 소재 재독한인문화회관 · 파독광부기념회관에서 대한민국 월남참전자회 독일회(회장 김장호)가 월남참전 제 55주년 기념식 및 건강세미나를 개최했다.

반세기전 월남전 참전 7개국 용사 중 가장 용맹을 떨쳤다는 그 때의 혈기왕성했던 전우의 모습은 어디로 가고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가족 친지 내빈 등 1백여 명이 한 자리에 모여 그 시절을 회고하며 건강한 여생을 위한 건강세미나를 열었다.

오후 4시30분부터 시작한 제1부 기념식은 조기택 사무총장의 사회로 먼저 국민의례를 한 후, 김장호 회장 기념사, 박선유 재독한인총연합회장 축사, 이승직 명예회장 격려사, 건강세미나 순으로 진행되었다.

박선유 재독한인총엽합회장, 박소향 재독한인간호협회장, 김계수 재독한인문화회관 · 파독광부기념회관 명예관장, 유상근 재향군인회 도이칠란트 지회장, 원형상 재독해병전우회장, 김이수 재독영남향우회장, 김우선 재독충청인향우회장, 이승직 대한민국 월남참전자회 독일회 명예회장, 김우영 대한민국 월남참전자회 독일회 고문, 김재승 한의사 등이 내빈으로 소개되었다. 최광섭 글뤽아우프회장은 건강상 잠시 들렸다 귀가했다.

김 회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중‧고둥학교 학생들이 흔드는 태극기 물결 속에 군악대가 연주해 주는 “달려라 백마”, “맹호는 간다”. “우리는 청룡이다” 등 힘찬 파월군가를 들으며, 뱃고동 소리도 요란하게 울리며 월남의 전쟁터로 떠난 지 어언 올해로 55주년을 맞았다. 1964년 비둘기부대를 선두로 1973년까지 32만5천여 명이 월남전에 참전하여 1만여 명 이상이 부상을 당하고, 5천 99명이 우리들 눈앞에서 안타깝게 전사를 했다. 아직도 우리가 찾아야 할 권리와 혜택은 받지를 못하고 있는데, 월남전은 이제 세월의 흐름 속에 역사 속으로 묻혀가고 있다. 이제라도 우리의 주권을 찾기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이어 김 회장은 “이 자리는 비록 조촐하지만 우리들을 위해 준비한 자리니 반가운 얼굴과 정담도 나누며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다가 돌아갈 때 흐뭇하고 기쁜 마음 한 아름 안고 돌아가길 간곡히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또 “오늘 이 자리를 준비하느라 애써주신 모든 임원 가족 여러분께 큰 감사를 드리며 특히 원로해진 우리 전우들의 건강을 위해 바쁘신 중에도 시간을 내어 세미나를 준비해 준 김재승 전우님께 전 회원들의 마음을 모아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김 회장의 연설을 뒷받침 하듯 그 자리에 모인 회원들은 개회식이 끝난 뒤 “아무리 세월이 가고 시대가 변했다 해도 국가의 부름을 받고 사지로 나갔던 사람들이 모이는 이 자리에 공관에서 아무도 나타나지 않는 것이 과연 잘하는 일이냐?”고 성토했다.

“우리 동포사회에 여러 단체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월남참전자회 독일회는 더 의미가 깊다”고 운을 띤 박선유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은 축사를 통해 “세상을 떠난 전우들이 많은데, 여러분은 살아남고, 또 다시 독일에 와서 함께 살아가고 있으니 특별한 인연”이라고 의미를 덧붙였다. 그는 또 “월남 갈 때는 청춘이었으나, 이제는 연로한 듯 건강세미나를 개최하는데, 여러분은 아직 젊다, 전우의 정을 돈독히 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박 회장은 “부인들께서는 여러분 남편들이 대단하신 분들이니 자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창립회장인 이승직(예비역 중위) 명예회장은 격려사에서 “1964년 9월 130명의 의료봉사단과 10명의 태권도 교관단을 파병한 것을 시작으로 1965년 10월에 전투부대를 파병, 1973년 3월 완전 철군 때까지의 7년여에 걸친 한국군의 베트남전쟁 참전은 실로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본인은 그 10명중 한 명의 태권도 교관으로 파병됐다고 밝혔다. “화합, 단결로 동지애를 살리고, 더 나아가 조국의 평화와 번영에 이바지하자”는 그는 김 회장 이하 임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끝으로 이 명예회장은 국가 유공자 공동묘지에 묻힐 여러분은 일반 친목단체 회원과는 다르다며, 국가유공자로서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기념식이 끝나고, 맹호부대원으로 월남전에 파병했다는 김재승 한의사가 ‘노후의 건강을 지키는 생활습관’을 주제로 건강세미나를 이어갔다. 김 한의사는 먼저 영화 ‘국제시장’의 실제 주인공인 여러분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신세 안지고 죽을 때까지 건강하게 살다 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인성 질환 중에서도 치유가 어려운 치매질환에 대해 주의할 것을 경고했다. “여행길에 ‘내일 4시에 어디서 만나자”고 하면 “몇 시에 어디서 만나자고 했지?”하고 자꾸 되묻는 사람이 있다며,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면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위와 같은 사람을 옛날에는 ‘골빈 놈’이라고 했는데 실제 엑스레이 촬영을 해보면 이런 사람의 뇌에 실제로 빈 곳이 많다고 해 청중들을 요절복통 하게 만들었다,

또한 김재승 한의사는 허준의 동의보감 잡병 편에 나오는 한방용어 통즉불통(通則不痛), 불통즉통(不通則痛=이때 則은 ‘법 칙’이 아니고 ‘곧 즉’이다)을 예로 제시했다. “통하면 안 아프고, 안 통하면 아프다”. 병이 들었다는 것은 기(氣)가 막혀 통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기가 원활하게 흐르면 아픈 데가 없다. 흐름이 막히면 제때 뚫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옆으로 터지거나 넘쳐흐른다. 막혀서 안 통하면 탈이 나고, 마비가 온다는 식으로 연로세대가  꼭 알아야 할 의학적인 지식을 재미있고도 쉽게 설명했다.

   

임원부인들이 정성껏 준비한 만찬을 함께 나누고 국악동아리 다시라기 예술단(단장 김남숙)의 가야금 병창을 들었다. 섬세한 가야금 연주와 타악연주에 명창이 어우러져 ‘몽금포타령’, ‘해주아리랑’, ‘진짜사나이’를 부르자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와 앙코르 요청이 이어졌다. 다시라기 예술단은 앙코르 곡으로 ‘진도아리랑’을 흥겹게 불렀다.

마지막 순서로 정용화 부회장의 사회로 회원들은 빙고 게임을 즐기고 노래자랑 및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빙고게임을 통해 쌀, 라면, 고추장 등이 각각 임자를 찾아갔다. 또한 모처럼 만난 옛 전우들과 회포도 풀고 또 회원 노래자랑 등을 즐기며 화합을 다지는 시간을 이어갔다.

【 이 순 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