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뿌리 공감 강연회…친생부모님을 찾습니다!

한 뿌리 공감 강연회친생부모님을 찾습니다!

원망하는 마음 없이 잘 성장한 모습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두 분도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2019년 11월 23일(토) 독일 프랑크푸르트 쇤호프 강당(SAALBAU Schönhof)에서는 한국인 해외 입양의 역사를 돌아보고, 입양인의 가족 찾기 경험담을 공유하는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사단법인 한국독일입양인협회(KAD e.V, 회장 김정빈, Tim Hanstein)가 대한민국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NCRC) 후원으로 독일에 거주하는 한인 입양인과 한인 동포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입양인의 가족을 찾는 일에 기여하고자 「한 뿌리 공감 강연회」를 개최한 것이다.

행사장 벽에는 (사)한국독일입양인협회(KAD e.V)가 “친생부모님을 찾습니다.”라는 개별 포스터 10장을 게시했다. 그 포스터에는 “원망하는 마음 없이 잘 성장한 모습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부모님 두 분도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등등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글들이 적혀있다.

독일에 거주하는 입양인 숫자가 2천 명을 넘는 다는 놀라운 사실도 이날 밝혀졌다. 그것도 한국이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던 70년대 80년대에 입양된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들 대부분은 한국어를 잘 말하지 못하며, 한국에 대한 이해와 경험 없이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전 세계에 한인 입양인은 20만 정도에 이른다고 한다.

1백여 명 가까운 입양인과 동포들이 함께한 강연회에서 김정빈 회장은 인사마을 통해 “강연회에 참석하여 주시고 저희 입양인들에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다. 그는 또 “비록 오늘 모인 입양인들이 처음 독일로 오게 된 계기 및 배경은 다르지만 여기 모이신 1세대 이민자 분들께서 오래 전 독일로 오셔서 겪으셨던 힘든 부분들은 비슷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독일에 정착한 한국 입양인들은 한인 사회와의 교류를 통해 이민 오신 한인들의 정착을 도울 의지가 있으며, 반대로 여러분들은 입양인들이 한국에서 친생부모님을 찾도록 도와주시고 우리들의 이모 삼촌이 되어 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다.”고 말했다.

금창록 총영사는 축사를 통해 2016년 9월 주본총영사 재직시 처음으로 입양인 행사를 개최했는데, 그 이후 중단 없이 입양인 행사가 개최되고 있어 기쁘다면서, 특히 이번에 처음으로 프랑크푸르트에서 행사가 개최되어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 행사가 입양인들 상호간 소통 증진 및 한독 우호 친선 협력 강화에도 기여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크푸르트한인회장 축사 시간에는 이기자 회장이 참석했음에도 이희용 부회장이 축사를 했다. 이 부회장은 “실제적인 공감으로 준비된 ‘한 뿌리 공감 강연회’에서 여러분 모두 가슴 따뜻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신현태 전 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전세계 유명인 중 입양인으로 빌 클리턴 미국 전직 대통령,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빌게이츠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이자를 들며 늘 자신의 목표를 향해 전진하라고 격려했다.

프랑크푸르트한인합창단(단장 황춘자, 지휘자, 한명식, 반주 방민석)이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하연주로 ‘산넘어 남촌에는’, ‘나의 살던 고향은’, ‘갑돌이와 갑순이’, ‘아리랑’을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튀빙겐대학교 구영은 박사과정연구원이 “한국인 해외입양 역사와 현황”을 주제 발표했다. 내용을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학계의 추산에 의하면, 2차 대전 이후 전 세계적으로 50만 명 정도의 아동이 해외입양 되었는데 그중 20만 명 정도가 우리나라 아동이다. 1953년 한국전쟁 이후부터 해외입양을 보내기 시작한 한국은 명실상부 가장 오래, 가장 많이 해외입양을 보낸 나라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1958년부터 2018년 말까지 누적된 전체 해외입양인은 약 17만 명, 국내외 입양인은 모두 약 25만이다. 이 가운데 미국입양인은 약 11만2천여 명으로 75%에 달한다. 1970-1980년대는 해외입양이 가장 성행한 시기다. 80년대 중반 해외입양인이 9천명에 육박해 한국은 세계 1위의 고아수출국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2018년 해외입양인 303명 중 미혼모에게서 태어난 아기가 302명으로 거의 100%에서 보듯, 해외입양아는 고아, 미아, 절대빈곤 가정아이에서 대체로 미혼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로 그 추세가 변하고 있다. 해외입양인들이 친생가족을 찾는데 어려움이 많다. 입양을 위해 4개의 기관을 거치는데 친생가족을 찾기 위해서는 이를 역추적해야 하는데, 자료 보관이 잘 되어 있지 않거나, 관계기관 간 자료 이첩이 잘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어려움이 많다. 입양인과 한인이주자 간 더 많은 교류가 이어지길 바란다.

*연도별 국내외 입양현황. 보건복지부 제공

이어 마야 회르팅(Maya Haerting, 한국이름 김현희)과 콜야 홀펠트(Kolja Hohlfeld, 한국이름 최만수)씨가 한인 입양인의 가족 찾기 경험담을 발표해 듣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1980년 11월19일 태어난 한국이름이 최만수인 콜야는 부산에서 태어난 지 약 1개월 정도 되었을 때 상하의 분홍색과 흰색 누빔 아기 옷을 입은 채 경주 – 부산행 열차에서 한영부라는 사람에게 발견되어 부산 동부 경찰서 윤정국 씨에게 신고 접수되었다. 그리고 그해 12월24일 독일로 입양되었다. 두 사람은 지난해 한국에서 생부모 찾기의 긴긴 여정에도 불구하고 결국 찾지 못했다.

마부르크대학교 이보람 박사가 ‘입양인 뿌리찾기 여정과 방법 소개’를 테마로 강연을 하고, 가자발적으로 동의한 사람에 한해 유전자 검사가 이뤄졌다. 이 박사는 해외입양 한인의 삶, 해외 입양인의 뿌리 찾기 여정, 해외동포들의 역할과 과제 순으로 강연했다. 이 박사는 2007년 이후 해외 입양인이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입양인 부모의 교육, 직업 수준이 높으며 입양인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럼에도 70% 정도가 정체성 문제로 위기를 겪기도 한다면서 싱글 비율도 보통 가정의 자녀보다 높다고 밝혔다. 친부모를 찾고자 하는 갈망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가족찾기는 자가치료의 길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입양기관에 의뢰할 경우 50개월 이상이 걸리는데, 생부모가 생존할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고 입양기관이 서비스를 잘 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자발적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전자 검사는 Family tree DNA(FTDNA) 라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유전자 검사 키트를 사용하였으며 (사진 참조) 각 키트당 비용은 79 USD이다. 총 14명의 한인들과 2명의 입양인이 검사에 참여하였다. 검사 키트의 비용은 아동권리보장원 후원금에서 제외되어 한국독일입양인협회(KAD) 자체 예산으로 부담하였다. 검사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1. 검사 30분 전 음식물 또는 물/껌/담배 등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참여. B. 준비된 키트에서 면봉 두 개를 꺼내어 한 개는 오른 쪽 입안 점막을, 다른 하나는 왼쪽 입안 점막을 여러 번 가볍게 문질러 준다. C. 키트에 포함된 두 개의 튜브에 각각의 면봉 앞 부분을 넣고 표기된 부분을 잘라 뚜껑을 닫아 밀봉한다. D. 각 키트 마다 고유의 식별번호가 있는데 이 번호로 검사시료 분석 결과를 확인 할 수 있다.

김정빈 회장과 이보람 박사 등 관계자들은 행사 후 가진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많은 분들께서 와 주셔서 공감해 주시고 함께 슬퍼해 주시고 응원 해 주셔서 더 많은 감동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친생부모를 찾고 싶고 아직도 풀리지 않은 “나는 누구인가” 라는 정체성의 고민들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해외 입양인들은 뿌리 찾기라는 어렵고 긴 여정을 보내고 있습니다. 본인의 정보를 퍼뜨리기 위해서는 한국인들과의 네트워크가 필요한데 한인들에게는 매일 반복되는 너무 쉬운 부분들이 그들에게는 늘 어렵고 답답한 장벽으로 남아있습니다. 이러한 공감 강연회를 지속적으로 함으로서 독일 내 한인들과의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우리는 한 뿌리다 라는 공동체 의식을 제고 시키는데 더욱 기여하고자합니다.>

【 이 순 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