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호스피스 해로 ‘제 1회 세대공감 사진전’ 개막

Berlin】 호스피스 사단법인 해로(대표 봉지은)가 개최하는 ‘제1회 세대공감 사진전’이 2021년 11월 8일(월) 오후 5시 베를린 샬롯텐부르크-빌머스도르프 구청 산하 판게아하우스에서 막이 올랐다.

이번 사진전에는 해로가 지난 6월 <과거를 마주하다>라는 제목으로 공모, 엄선된 사진들과 또 해로가 보관 중이던 환우 유품 사진 중에서 선정된 사진 등 60여점이 전시됐다.

전시된 사진들에는 파독간호사들이 처음 숙소에 도착했을 당시의 모습, 도착한 다음날 베를린시 지원으로 베를린을 관광하는 모습, 실습하는 모습, 생애 첫 생일파티, 베를린 영화제에 참석한 배우 신성일과, 축구선수 차범근과 함께 하는 등 귀한 순간들이 담겨있다.

봉지은 대표는 개막 영상 인사말을 통해 <당신은 어디에서 오셨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영상 화면에는 1966년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파독 간호사들이 비행기에서 내리는 모습과 아울러 당시 서독에 탄광근로자를 파견한다는 대한 뉴스의 보도 자료들이 비춰졌다.

한쪽 벽에 서있던 젊은 여성 무용수, 이예진 자원 봉사자가 <공감>이라는 제목의 공연을 펼쳤다. 또 병원이나 요양원을 찾아 봉사연주를 하는 한 성악가가 <대니보이>와 <주의 은혜라>라는 찬양을 불렀다. “짧은 내 인생길 오직 주의 은혜라, … 나는 공로 전혀 없도다. 오직 주의 은혜라”라는 후렴을 부를 때, 모두들 마스크를 쓴 채 합창하는 진풍경을 보였다.

해로 홍보대사 소연 슈뢰더 김 여사가 영상축사를 통해 “이민자의 삶을 정면으로 대면하면서 노년기에 접어든 어르신들의 어려움을 보필해드리고자 해로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해로에 큰 관심과 후원을 당부했다.

한편 봉 대표는 “1세대 선생님들의 <세월>을 저희 후세대가 공감하고 <기억>할 것”이라면서 “어디에서 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돌아보고 앞으로 어디로 어떻게 가야하는지,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를 함께 준비해 나가는데 성실히 동행하는 해로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 무대는 1965년에 빈국립음대 (당시 빈 아카데미), 쾰른 음대에서 수학하고 연주자이자 교육가로 오랫동안 활동한 양유나 82세 첼리스트가 장식했다. 그는 다니엘 판 고엔스(Daniel van Goens)의 스케르초(Scherzo)에 이어 한국 애창 가곡인 <청산에 살으리라>를 연주했다.

까마득히 지나버린 60여년 세월이 잠시 멈춰선 듯 사랑과 회한, 감사, 그리고 삶의 마무리에 대한 준비를 하는 노년의 모습엔 그리움이 가득했다. 행사에 참석한 염복현 파독 간호사는 “온통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애틋하고 그리운 시간에 향수를 느끼게 해주어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개막식에는 이봉기 주독한국문화원장, 김진복 베를린글뤽아우프회장, 배를린한인회부회장 등 60여명이 함께했다.

전시는 13일까지 계속된다. 종이 설치 작가 조미애씨의 <시간과 기억>이라는 작품도 동시에 전시된다.

【정리: 이순희 기자】 (제공: 사단법인 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