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통일희망 라이프치히음악회 개최 후기
2020년 3월부터 준비했던 제8회 통일희망 라이프치히음악회는 결국 그해 12월 130여명이 부르는’걱정 말아요 그대’ 버츄얼콰이어로 대처하여 유튜브 영상으로 올려져 1만 여명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고, 2021년 들어오면서 백신 보급률이 높아져 아 이제는 예전처럼 대면으로 제9회 통일희망음악회를 개최 할 수 있겠구나 해서 또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왔다.
드디어 2021년 11월20일 연주회를 앞두고 도이칠란트 사상 최고치의 코로나 신규확진자수가 나와 사실 11월19일 금요일 아침까지 이 연주회를 연기를 해야 할지 무척 고심을 했다.
드디어 2021년 11월20일 음악회 당일 날 현장 밖에서는 한국에서 온 밴드 ‘레이지본’이 3-4백여명의 인파에 둘러싸여 거리 공연을 시작 하였다.
통일부가 주최한 통일로가요제에서 지난 9월 우승을 하고 도이칠란트거리공연과 라이프치히 통일희망음악회에 함께 무대를 꾸미기로 되어 있어 온 팀이다.
그동안 움츠렸던 라이프치히시민들과 한인들이 야외임에도 불구하고 마스크와 거리두기를 지키고 박수를 쳐가며 그들의 공연에 힘을 실어주었고 지나가던 도이칠란트인 들도 K-팝과 한류의 영향을 받았는지 한국의 밴드라니 신기해하며 내가 뭐를 본거지 하는 듯 신기하게 호응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이미 제9회 통일희망음악회의 그 열기는 이미 후끈 달아 오른 상태였다.
오후 5시부터 시작된 이 음악회를 보기위하여 정말 다양하고 여러 곳에서 찾아주셨다.
조현옥 주독대한민국대사를 비롯하여 이번 음악회의 공동주최자인 주독한국문화원의 이봉기 문화원장, 유제헌 유럽한인총연합회장, 박선유 재독한인총연합회장, 민주평통 베를린지회 위원들, 두 팀의 통일부 사절단까지 라이프치히를 비롯하여 켐니츠,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비스바덴, 뒤셀도르프 등 이 음악회를 위해 한 걸음에 달려와 주셨는데 코로나의 위협은 결코 통일희망과 이 음악회의 열기와 기대를 꺽어 놓치는 못하고 그동안 얼마나 그 열망이 컸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날 음악회는 2G코로나규정 (백신접종 완료자, 완치자)에 의해 사전 자리 예약제로 가족이 아닌 경우 자리를 비워둔 채 거리유지체제로 운영이 되었다.
이미 밖에서 한차례 ‘레이지본’ 팀을 본 많은 사람들이 이 음악회를 보려고 연주 홀에 들어 올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였지만 사전 예약을 하지 않아 안타깝게도 50여명 이상의 분들이 연주홀 안에 들어오지 못하고 벌써 내년 음악회는 언제 어디서 할 것이냐고 물어보며 아쉬움 속에 발걸음을 옮기기도 하였다.
고요함 속에 윤태규가 편곡한 피아노4중주의 쉰들러스 리스트 테마곡은 그 애절하고 아름다운 멜로디로 메마르고 코로나로 위축되었던 마음을 열어놓기에 충분했다.
지그시 눈을 감았다 뜸과 동시에 시작을 알리는 정혜진 피아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 김경지의 이미 촉촉해진 눈망울과, 거친 호흡으로 관중을 집중시킨 첼로 김지영, 절대 평정과 각 악기의 발란스를 조정한 비올라 황정선, 그들의 첫 번째 무대에서 그동안의 준비과정과 코로나로 인해 움츠려 있던 많은 이들에게 그 시작을 알리는 감동적인 연주였다.
이어진 주독 대한민국 조현옥 대사, 박선유, 유제헌 회장의 격려와 축하인사말로, 그리고 Herr Schefke씨의 우리에게 들려주는 1989년 평화촛불혁명의 쵤영이야기 후 본격적인 음악회의 장을 열었고 진행에는 최경하 한인회장과 동시통역으로는 민주평통 유럽 최연소 최한나 위원이 함께 하였다.
테너 장진영의 마치 읊조리는 듯한 한국 가곡 ‘시간의 기대어’는 마치 시간여행을 떠나듯 아름다운 목소리에 매료될 수 있었고 이어진 모차르트의 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도주에 나오는 아리아 ‟Frisch zum Kampfe„는 테너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화려하고 멋진 고음으로 연주 홀 전체를 울리는 시원한 목소리를 선사 하였다.
그다음으로 이어진 메조 소프라노 엘쉬비에타 랍스는 자기 자신도 아주 어렸을 때 통일 전 동독지역에서 태어나 자란 후 이곳 라이프치히 땅에 이주해 정착할 때까지 모습을 떠올리며 자신이 부를 한국가곡 ‘얼굴’이란 곡에서 표현하듯이 단순 동그라미를 그리려다 가장 보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그렸듯이 친구들의 나라 대한민국이 도이칠란트처럼 하루빨리 평화 통일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무대에 서게 되었다는 희망의 메시지로 임했다.
검은 양복을 입은 4명의 남성4중창 최헌영, 김신재, 장진영, 서광민 그리고 피아노의 정택영까지 그들이 뿜어낸 4인4색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어떻게 하모니로 어우러지는지를 보여준 ‘You Raise Me Up’ 과 ‘선한능력(Von guten Mächten)’은 연주회가 마치고 몇몇 도이칠란트인들이 찾아와 나중에 모든 영상을 다시볼 수 있겠느냐? 아니면 남성4중창 팀 것만이라도 개인적으로 영상을 보내줄 수 있냐는 등..선한 후폭풍으로 이어졌다.
당초 클래식과 인디 밴드와의 무대조합이 될까? 염려했던 한국에서 온 밴드 레이지본 팀은 그동안의 한국에서의 많은 활동과 무대경험으로 완벽한 무대 매너로’옥류관’이란 자작곡을 선사 해주었다. 과히 통일로가요제에서 우승할 만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중국의 어느 한 북한식당에서 만난 북한 친구들과의 짧은 조우를 표현한 곡인데 우린 같은 한 민족인데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런 말도 주고받는 것이 이렇게 어렵고 어색한 것인가에 대해 하루 속히 한반도 땅에 평화와 통일이 와서 ‟안녕, 반갑습니다„라는 말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원하며 노래를 부른후 전체 프로그램 안배의 사정으로 앵콜을 청해듣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국전통의 아름다운 자태와 색상 그리고 우아함으로 연출한 4명의 한복 쇼는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냈다.
맨 처음에는 발걸음과 손짓 조차도 어색했던 한복쇼의 최사라, 이지혜, Pansa, Repovs는 전광숙 선생님이 한국에서 한땀 한땀 정성스레 만들어 보내주신 한복을 입고 그 한걸음 한걸음이 마치 구름 위를 걸어가듯 한국정통의 색상과 자태를 표현하였다.
그리고 한복과 김치가 중국의 전통의상과 고유음식이라고 세계를 상대로 호도하는 것에 그 논란을 잠식시키고 이 날로 다시 한 번 아름다운 한복은 한국전통의 의상이며 조상대대로 현재까지 그 정신과 얼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 자리를 통해 선 보일 수 있었던 것과 프로그램에 함께 넣어 어우러지게 한 것은 잘한 결정 이라 생각한다.
평소에 자주 들었던 김범수의 ‘보고싶다’ 를 외국친구가 부르면 어떻게 표현될까? 늘 머릿속에 떠나지 않고 있을 때 친구인 Conny에게 제안하고 그가 보인 첫 반응은 나 사실 한국과 한국음악 너무 좋아 했어 였다.
이렇듯 한류와 K-팝은 이미 이곳 현지에도 깊숙히 자리가 잡혀있고, 한국에서 대학공부를 마치고 다음 코스는 당연 유럽으로 나와 더 높고 넓은 음악세계를 접하려는 것처럼 우리의 한류와 K-팝을 배우고 접하기 위해 언젠가는 이들이 한국을 찾아 그 진수를 접하는 날이 곧 오리라 믿는다.
베이스 장세종은 라이프치히오페라단에서 베이스 주역가수로, 소프라노 송은정은 하노버오페라단 단원으로 활동하며 한국과 도이칠란트에서 잘나가는 소위 핫한 부부 성악가이다.
이들이 수놓은 무대는 그 화려함의 자체였다. 빨간 드레스를 입고 고음과 화려함의 진수를 보여준 송은정은 한국가곡 ‟추억„ 이란 곡과 프랑스오페라 아리아 ‘il est doux, il est bon’은 소프라노가 가져야할 기교의 정석을 제대로 표현했다를 넘어서 즐기며 뽐내는 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멋진 무대를 장식해 나갔고 그 부군인 베이스 장세종의 돈 죠반니에 나오는 아리아 ‘Madamina, il catalogo è questo’는 모짜르트의 작품으로서 그 긴 텍스트와 아마 가장 빨리 불러야 되는 아리아로 최고의 베이스가수가 갖추어야 할 성악적인 모든 테크닉이 이 한 노래에 다 들어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어진 ‟신고산타령„은 작가 미상이다. 예로부터 전해 내려져 오는 것을 악보화한 한국가곡인데 첫 반주부터 첫음절이 터져 나올때 이미 와! 이것는 우리의 것이네 하며 자동적으로 반사되어 육감적으로 반응이 되는 추임새와 8분의 6박자 잦은 타령 장단은 우리 모두의 어깨를 들썩이고도 남아 그동안의 쌓여왔던 아쉽고 서러웠던 코로나의 세월이 주마들처럼 떠 올리다가 다 흘려보낸 속이 후련한 무대라 할 수 있겠다.
마지막 곡으로는 작곡가 윤태규가 편곡한 ‘대니보이와 아리랑’을 바이올린 이주휘가 관객속에서부터 연주를 시작한 작은 오케스트라구성으로 피아노 정혜진, 현악기에 김경지, 황정선.김유겸. 김지영. Frederike. 박대규 등이 연주회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1년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오 대니보이의 그 간절하고 애타는 멜로디가 아리랑과 매치 되었을 때 나오는 그 감성의 표현은 그 어느 대형 오케스트라의 사운드보다 매력적이고 정교함이 우리의 귀와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하기에 충분했다.
프로그램에는 없었던 관객과 전 출연자들이 함께 부른 ‘우리의 소원은 통일’의 멜로디는 다시 한번 도이칠란트 라이프치히 땅 하늘위로 올라가 한반도 땅에 전해져 평화와 더 나아가 도이칠란트처럼 통일로 메아리쳐 돌아오길 희망해 본다.
앙코르 곡으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를 부르며 주최자인 최경하 회장은 오늘은 오른손에 보이지 않는 잔이 들려져 있지만 내년에는 제10통일희망 음악회가 아닌 진짜 샴페인유리잔을 들고 제1회 한반도 평화 통일 기념 음악회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함께 해주신 모든 연주자 , 스탭 찾아주신 관객 그리고 음악회가 열릴 수 있게 공동주최해주신 주독한국문화원과 후원해주신 기업과 모든 개인후원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지면을 통하여 감사드린다고 음악회 후기를 썼다.
【라이프치히한인회 회장 최 경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