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M.한국문화회관 2022문화행사 겸 추석잔치

Frankfurt】 2022년 9월9일 13시 30분부터 17시까지 프랑크푸르트 한국문화회관(대표 박선유)에서 ‘2022 문화행사 및 추석잔치’가 열렸다. 행사장에 발을 디디자 문화회관 분위기가 여느 때와는 사뭇 다르다. 벽면과 기둥에 붙여진 그림과 글씨, 그림이 그려진 부채들, 그림이 있는 양초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대부분이 수강생들 작품이라고 한다.

“Übung macht Meister!”

도이칠란트 속담에 “연습이 마이스터를 만든다.”고 하더니, 작품 모두가 마이스터 작품처럼 보인다. 마이스터 작품인 듯 보인 것은 비단 한국화와 캘리그래피 반(강사: 장선옥) 수강생들의 작품만이 아니었다.

한국무용반이 선보인 고전무용은 물론 라인댄스, 필라테스, 판소리 등 모두 관객들의 입을 딱 벌어지게 만들었다.

객석에서 공연이 끝날 때마다 터져 나오는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에 뒤이어 나오는 목소리, “Übung macht Meister라더니, 문화회관 수강생활 10여년 세월이 수강생들을 다 명인으로 만들어 놨네!”

이날 행사의 주 내용은 수강생들이 그동안 강좌를 통해 익힌 솜씨를 발표하는 것이며, 취지는 문화회관 관계자들, 즉 자원봉사자와 임원, 수강생들이 한데 어울려 가족과 같은 분위기에서 추석 분위기를 느껴보자는 데 있는 듯하다. 이 컨셉은 명중했다. 참석자들 모두가 너무 좋아 한다.

관계자만 모였는데도 자리를 함께한 사람은 80여명에 이른다.  문화회관 5대 박순평 대표, 김재근 부대표 부부, 6대, 7대 최병호 대표, 백성자, 권복숙 이사가 참석하고, 공관에서도 김태형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 영사가 왕림했으며, 문화회관에서 상속법에 관한 강연을 하여 인기를 끈 볼프강 하인리히 변호사 부부도 함께했다.  또 작품 전시는 안 했지만  한글서예동호회(지도 김유진) 회원들도 이효정 전강사를 위시해  함께 참석했다.

1부 순서는 이철우 부대표 사회로 국민의례에 이어 박선유 대표의 인사말이 있었다.

박 대표는 참석한 여러 내빈을 두루 소개하고, “내년이면 문화회관 창립 20주년이 되는데, 그동안 이 문화회관 운영과 관련,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그 가운데서 늘 한결같이 내 일같이 열심을 다 한 자원봉사자들이 있어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며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김태형 영사는 먼저 “오늘 이 행사에 총영사님이 참석하셔야 하는데, 주재국 관련 행사에 참석하시느라 참석하지 못하셨다.”며 “내년 20주년 행사에는 꼭 모시고 오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그는 코로나로 그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제는한국에 입국하기 위한  사전 PCR테스트 제도가 폐지되어 더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축하공연은 한국무용반 (강사: 박계순) 4인( 박계순,  김승숙, 이현숙, 임완자) 이 추는 ‘입춤’의 아름답고 우아한 춤사위로 서막을 열었다.

이어 단체로 흰 블라우스에 맞춰 검정색 치마, 목이 긴 백구두를 신고 무대에 오른 라인댄스반(강사: 임정자 ) 춤꾼들이 부드럽고도 사뿐하게 추는 라인댄스가 신선한 감동을 전했다. ‘아 – 대한민국’에 이어 ‘베사메무초(Bésame Mucho)’, ‘바빌론 강가에서(Rivers of Babylon)’ 등 3곡에 맞춰서 춤을 췄다.

이날 무대 발표 강좌 중 유일하게 남성 수강생이 있는 반, 필라테스반(강사 서경순)의 시범은 언뜻 보기에는 주로 누워서 하는 맨손체조 같아서 약간의 단조로움이 느껴질 수도 있었으나 나이드신 분들이 연실 빚어내는 실수가 폭소를 불러왔다. 시범이 끝나고 나온 이야기 “그래도 그동안 문화회관에서 필라테스를 배워서 몸이 그 정도 나마 유연해 진거여 〜”

모두들 한바탕 웃지 않을 수 없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판소리반(강사: 서선아) 의 5인 명창(김승숙, 박계순, 이현숙, 임금앵, 임완자) 은 ‘남원산성’과 ‘진도 아리랑’으로 관객을 매혹했다. 이들은 나이가 좀 들어서 창을 배워도 잘 부를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공연이 끝나고 한 수강생에게 질문을 던졌다.

“노래를 잘 하시네요! 기분이 어떠세요?”

“이제는 어디 가서 빼지 않고 노래를 잘 부를 수 있어서 좋아요 〜!“

축하공연의 마지막 무대 역시 첫 무대에 올랐던 한국무용반 무용수들이 수건춤으로 장식했다.  궁중무용과 민속무용이 결합된 독특한 형태의 수건춤 춤사위는 장중함과 단아함, 절제미가 있었으며 보는 이에게 절로 흥을 돋웠다.

이어 푸짐한 선물 세례가 펼쳐졌다. 박선유 대표가 전직 대표, 부대표는 물론 자원봉사자, 이사 등 운영진과 강사진에게 선물을 안겼으며, 김승숙 자원봉사자팀장이 대표로 박 대표에게 꽃다발을 선사했다.

2부는 김승숙 자원봉사팀장 사회로 진행된 추석잔치 및 덕담과 노래자랑 시간이다. 자원봉사자들이 준비한 다과를 나누며 덕담을 하는 사이 친목은 더욱 도타워졌다.

추석잔치상에 제일 먼저 오르는 송편은 떡공장 기계가 고장이 나서 오지 못한 대신, 바람이 잔뜩 들어간 바람개비떡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래도 빈대떡, 시루떡, 강정, 약밥, 케이크, 청포도, 수박 등으로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상 앞에서 어릴 적 꼬까옷 입고 그네 타던 추억담에서부터 영국왕실의 여왕서거 소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담화를 이어가며, 그렇게 동포들의 추석잔치는 저물어갔다.

【이 순 희 기자】

아래는 9월 강좌 시간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