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에르지예스대학교 ‘제5차 한국학 전문가초청 특강’

-이희수 교수 “한국과 튀르키예 1500년 교류” 밝히다-

튀르키예-카이세리】 6세기에 중앙아시아를 호령한 유목 민족인 돌궐과 한반도의 고구려가 맺었던 외교 관계에서부터 2002년 월드컵에 이르기까지 한국-튀르키예 간의 관계를 총망라하는 특강이 열려 화제다.

터키 연구의 권위자인 이희수 교수는 카이세리 소재 에르지예스대학교에서 지난 2일과 5일 이틀에 걸쳐 ‘제5차 한국학 전문가초청 특강’ 강연을 3차례 진행했다.

이번 강연은 에르지예스대학교 해외 한국학 중핵대학 사업단(사업단장, 괵셀 튀르쿄즈)이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주최했다.

이틀 간에 걸친 세 차례 강연에는 약 750명의 학생과 교수, 일반인 등이 참가해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2일 첫 강연에서는 ‘한국과 투르크의 고대 교류사’라는 주제로 알타이 문화권에서 공유되는 한국-투르크 간의 민족, 언어, 문화적 상호 영향들을 고찰하고, 아울러 흉노-신라 간의 민족적 기원과 돌궐-고구려 간의 외교, 문화적 교류에 대해서 언급했다.

5일에 열린 ‘중세 튀르크인들의 한반도 내왕과 문화적 영향’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제2강에서는 고려말기 원나라의 영향권 아래서 진행됐던 위구르인들(터키민족)과 한국인들 사이의 흥미롭고 진지한 역사, 문화적 교류들을 다뤘다. 또 고려 시대에 활발히 활동했던 위구르인들이 끼친 종교, 문화적 영향들을 전기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언어, 문화, 과학, 학문 등 전반에 걸쳐 설명했다.

제3강은 ‘한국 전쟁에서의 터키 군인들의 대민 봉사와 이슬람 발아’라는 주제로, 한국 전쟁 당시 파견됐던 터키 군인들의 고아원과 학교 설립 참여 등 대민봉사 활동들을 중심으로 언급했다. 이러한 한-터 관계는 이후 1999년 터키의 대지진, 2002년 월드컵을 거쳐 양국 간 더 돈독한 정서적 유대와 형제애로 깊어지고 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희수 교수는 이번 강연을 터키어로 진행해 한국어문학과는 물론, 기타 다른 학과의 터키인 교수들과 학생들의 이해를 높이고 열띤 호응을 이끌어냈다.

또한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일제강점기 한국과 터키 간 교류에 대한 오스만 터키의 문헌자료를 소개함으로써 향후 한국학 연구에서 이뤄져야 할 문서(사료) 번역 과제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희수 교수는 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로서 이스탄불대학교에서 한국인 최초로 박사학위(역사학과)를 받은 국내 최고의 중동 이슬람 권위자다. 최근 오리엔트·중동 지역의 역사를 인류의 뿌리 역사로 다룬 ‘인류본사’를 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순 희 기자】 (에르지예스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