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충청인향우회 정월대보름잔치 풍성

‘하늘에서 별을 따고 땅에서 농사짓고 올해도 대풍이요 내년에도 풍년일세~’

2023년 2월 11일 에센 한인문화회관에서 복흠두레풍물단이 현란한 빛깔의 치복을 입고 덩더꿍 가락에 맞춰 재독 동포들의 무사 안녕을 기원하는 풍악을 울리며 충청인향우회(회장 김우선) 정월대보름 잔치 막을 열었다. 오랜 코로나에 지친 동포들이 정월대보름 잔치를 함께 하기위해 200여석 자리를 꽉 채우고도 넘쳤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버스를 대절해 왔다.

16시에 시작한 1부 프로그램 사회는 최태호 수석 부회장이 맡아 진행했다. 국민의례에 이어 김우선 회장의 인사말이 있었다.

부인 김명순 여사와 함께 단상에 오른 김 회장은 세배를 드린다며 큰절을 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김 회장은 “코로나로 인해 오랫동안 만나 뵙지 못한 여러분들이 건강하게 충청도를 찾아주시니 감사하고 행복하다” 고  했다.

이어 충청도 유람을 떠나자며 대덕연구단지, 카이스트, 해상국립공원, 충주댐 등 충청남도(2백 십2만 3천 여명), 충청북도(1백6십만여명), 대전광역시(1백4십5만 여명), 세종특별자치시(38만 4천 여명)의 명소, 명물을 두루 소개했다.

아내가 충청도 출신임을 알리며 “충청도로 장가 잘 가서 출세했다”고 밝혀 큰 박수를 받은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은 “많은 분들과 한자리에서 대면하여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 기분이 좋고 기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충청인 향우회의 발전과 가정의 행운, 가족의 건강을 기원했다.

유제헌 유럽한인총연합회장은 코로나 이후 가장 많은 한인들이 오늘 한 자리에 모였다면서, 근래 코로나19, 우크라이나와 소련 간 전쟁으로 전 세계가 평안하지 못한 상황에서 튀르키예 지진으로 끔직한 참상에 직면하게 되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건강 잘 챙기고, 합심하여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희망찬 새해를 보내자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유럽한인 역사는 1919년 프랑스에서 태동하였다며, 당시에는 나라가 어려우니 선조들이 중국인으로 살면서도 3.1절 기념행사를 하고 독립자금을 댔다며, 그 기개를 높이 받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음 순서로 3년 전에 받아 놓은 축사라며 양승조 직전충청남도지사 축사를 서범석 고문이, 이시종 직전충청북도 지사 축사를 서봉석 고문이, 허태정 직전 대전 광역시장 축사를 신태균 고문이 대독했다.

이어 진경자 회원이 충청남도 도지사 감사패를 수상하고(하영순씨 대리수상), 윤월남 문공위원이 충청북도 도지사 감사패, 김복순 회원이 대전 광역시장 감사패를 수상했다.

회장단은 신태균, 문풍호, 박충구, 서범석, 서봉석 고문들에게 선물봉투를 하나씩 안기고, 김기찬, 이수근, 고 조진수, 장경옥, 안경님, 김남숙 회원에게 회장 감사장을 수여했다.

이어 <어르신 공경 : 장위유서長幼有序> 프로그램에 따라 한호산, 최기식, 김대회 씨 등 85세 이상 어르신을  무대로 모셔 ‘약주 한잔’씩 대접하고 안마기도 선물했다.

1부 끝 순서로 예정되었던 진경자 작가의 시 ‘충청인의 노래’ 낭송은 작가의 부재로 불발 되었으며, 시는 프로그램 맨 뒷면에 소개되었다.

2부 순서는 이용자 부회장 진행으로 문화 프로그램이 채워졌다.

첫 번째 순서는 김거강 무용가의 축원무로 장식했다. 축원무는 경사스러운 축제나 행사에서 귀빈들의 안녕과 태평을 축원하는 춤이다. 중후하고 화려한 느낌을 주면서도 우아한 예술성을 지니고 있고 인간 내면의 흥을 장단에 맞춰 신명으로 승화한 작품이라고 한다. 노련한 김 무용가의 사뿐한 춤사위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어 길게 늘어진 흰색 드레스에 머리에 흰색관을 쓰고 양손에 바라를 든 신비의 춤복장으로 무대에 오른 황순자 무용가가 신바라춤을 공연했다. 바라춤을 각색한(이경화 박사) 이 작품은 이날 독일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졌다.

무용가에 이어 성악가들이 무대를 빛냈다. ‘별 혜는 밤(조범진 작곡)’을 바리톤 이준혁이 부르고, ‘신아리랑(김동진 작곡)’을 소프라노 최혜리가, ‘그리운 금강산(최영섭 작곡)’을 베이스 황성우가 불렀다. ‘우정의 노래(E.A.Fenstad)’를 최혜리, 이준혁, 황성우가 부르고, 앵콜송으로 ‘오 솔레 미 오’를 불렀다. “독일 테아터 등에서 노래하는 수준 높은 성악가들의 노래 감상을 높은 목소리의 잡담이 방해하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한 참석자는 말했다.

복흠팀(단장 장주범)의 발랄한 라이댄스로 한바탕 흥을 돋우고 나서 황순자 무용가가 다시 무대에 올랐다. 그는 한국무용 가운데 악기를 이용하여 추는 춤 중 가장 대중적이며 예술적인 춤인 진도북춤을 북채 2개를 양손에 들고 북을 치면서 춤추는 쌍북채춤으로 멋들어지게 그려냈다.

2부 끝 순서로 임원진과 출연자, 참석자가 모두 다 같이 부른 ‘내 고향 충청도’로 클라이막스를 장식하고 깔끔하고 신선한 한식 뷔페로 만찬을 나누었다.

3부 순서에서 내빈소개를 하고, 다 함께 노래와 춤, 경품 추첨으로 21시까지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간장, 고추장, 라면, 쌀 등 일상용품 경품에서부터 500유로 복주머니까지 다양한 경품이 넘쳐나는 가운데 200유로 복주머니 2개(최광식, 신면식 기증)는 이양자, 이용자 씨가 차지하고, 300유로 복주머니(황순자 기증)는 문영희씨가, 총연합회장 부인 지정옥 여사가 기증한 500유로 복주머니는 이명원씨가 차지했다.

김우선 회장이 건강한 모습으로 내년에 만나자는 당부인사와 함께 2023년 정월대보름잔치는 21시에 막을 내렸다.

* 신바라춤이란: 한국의 전통 불교의식무의 작법중 하나인 바라춤은 무게감 있는 느린 탬포로 바라를 치며 담백한 춤동작으로 추어지고 무속춤에서도 추어지는 춤이다. 그러나 신바라춤은 종교적인 색채를 배제하고 바라춤의 춤사위에 중심 틀을 두고 한국무용에 사용되는 장단들로 음원을 새로이 작곡, 바라를 치는 다양한 기법들의 속도감과 절제미로 조화로운 멋을 끌어내서 흥겹고 세련된 춤사위의 호흡과 디딤을 더한 춤이다. 신바라춤은 신명과 아름다움의 동중정 정중동의 맛을 지닌 우리 춤의 멋을 듬뿍 담아낸 작품으로 평가된다. 신바라춤은 1998년 이경화 교수 안무 창작한 작품으로 1999년 12월1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초연되었으며, 대한민국 저작권협회에 등록번호 제C-2021-029663으로 저작권 등록된 작품이다.

【이 순 희, 유 상 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