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 열사 순국 116주기 추모식 엄수

덴학=네덜란드】 이준 열사 순국 116주기를 기리는 추모식이 네덜란드 덴학(Den Haag) 이준열사기념관에서 엄수됐다.

이준열사 기념관에 따르면 2023년 7월 14일 열린 추모식에는 최형찬 주네덜란드 한국대사, 김학재 주벨기에한국대사관 정무공사, Rop Schurmanns 덴학시 국제국장, 렘꼬 부뢰커 라이넨대 한국학과장, 다까미추 무라오카 라이덴대 명예교수, 이기항 사단법인 이준아카데미 원장, 송창주 이준열사기념관장,  현지 한인동포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추모식은 최영목 목사 진행으로 먼저 다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최형찬 주네델란드 한국대사가 헌화를 한 뒤, 이기항 이준아카데미 원장이 기념사를 했다.

이어 최형찬 주네델란드 한국대사 추모사, Jan van Zanen 덴학시장 축사대독(Rop Schurmanns), 렘꼬 부뢰커(Prof. Dr. Remco Breuker) 라이넨대 한국학과장 축사, 다까미추 무라오카(Prof. Dr. Takamitsu Muraoka) 라이넨대 명예교수 특강, 이준 유훈(최문혁 학생) 순으로 진행됐다. 프로그램 중간 중간에 김광현 목사의 기도, 성악가의 독창, 이중창 등도 있었다.

 

일본인인 다카미추 무라오카 교수는 이날 추모식 특별 강연에서 이달 초 Willem-Alexander 네덜란드 국왕이 연설을 통해 17∼19세기 자행된 노예제도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사죄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 역사적인 사건이 일본 언론에 극히 일부만 보도되는 데 그쳤다는 점에 몹시 실망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어두웠던 과거사를 잊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을지 모르지만, 과거가 없다면 현재도, 미래도 없다”며 “이 사실은 가해자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고 강조했다.

이준 열사는 이상설, 이위종 대표와 함께 덴학(헤이그) 만국평화회의 참석을 위한 고종 황제 특사로 파견돼 1907년 6월 25일 덴학에 도착했다.

대한제국 대표단 3인은 고종 황제 신임장을 제시하고 회의 참석을 시도했지만, 당시 일본의 방해와 의장국이던 러시아를 비롯한 영국, 미국의 냉담과 무관심으로 회의장 입장이 결국 좌절됐다.

이에 대표단은 ‘왜 대한제국은 제외 하는가’라는 제목의 항의문을 작성해 현지에서 각국 대표를 찾아다니며 직접 전달하는 한편, 프랑스어에 능통한 이위종은 외신기자 클럽에서 ‘한국의 호소’라는 제목으로 회의를 취재하던 각국 기자들을 상대로 실상을 알리려 애썼다.

그러나 이준 열사는 같은 해 7월 14일 당시 머물렀던 ‘드용(De Jong)호텔’에서 순국했다.  덴학시청 문서보관소 사망자 명부에는 이준열사의 사망 원인 기록이 없는  ‘의문사’이다 고 이준아카데미 측은 밝혔다.

이 열사가 순국한 건물(드용호텔)를 덴학시로부터 이기항 원장이 사비를 들어 매입해서 1995년 8월 이준열사기념관을 세웠다. 이후 매년 이준아카데미와 이준열사기념관은 이준열사 추모식를 개최하고 있다.

【이 순 희 기자】(자료제공:  이준열사기념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