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크한인회 봄 문화잔치
현지인과 더불어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민 한인회 문화잔치
Heidelberg) 2024년 하이델베르크 한인회(회장 김인옥) 봄잔치가 2024년 4월 27일 헤르만 마스-하우스(Hermann Maas-Haus)에서 오후 3시부터 개최되었다. 근래 보기 드물게 화창한 봄날에 막을 올린 잔치는 2백여 명이 함께했는데 절반 정도가 한인이 아닌 현지인들이었으며, 출연진도 절반 가량이 현지인들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양승현 옥타비오 씨가 한국어로, 베리트(Berit) 씨가 도이치어로 공동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국민의례에 이어 김인옥 한인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장, 주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 차순우 영사, 한상원 남부한인회장단협의회장(다름슈타트한인회장), 유제헌 유럽한인총연합회 명예회장이 축사를 이어갔다.
도이칠란트 예술대 출신으로 건축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김인옥 회장은 최근 새롭게 오픈한 하이델베르크 콘그레스센터 개막식 날을 소환했다. 그는 “지난 4월20일 콘그레스센터 개막식에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으며, 건물에 관해 여러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면서 “인상적인 것은 한 어린이가 손을 번쩍 들고 이 건물은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해주느냐고 물었고, 주최측은 윗층에 어린이들이 파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고 답변했다”면서, “시민들의 세금으로 지어진 건물이니만큼 바로 이곳에 살고 있는 이들이 건물의 주인이라는 선명한 인식을 갖게 해준 특별한 개관식이었다.”고 말하고 “오늘 우리 모두 주인이 되는 즐거운 행사가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은 한인회 봄맞이 행사를 하느라 회장을 비롯하여 임원들이 수고가 많다고 격려하고, 오늘같이 좋은 날씨에 행사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축복이라면서 유제헌 회장, 차순우 영사, 한상원 회장 등 여러 지방한인회장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더불어 그는 하이델베르크한인회가 앞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아낌 없는 성원을 보내주시고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차순우 영사는 고경석 총영사가 공관장 회의참석차 한국 출타 중이어서 민원업무와 동포업무를 담당하는 본인이 참석했다며, 행사 준비를 위해 수고한 회장과 임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행사장에 오면 많은 것을 느낀다면서 동포들 간의 애정, 문화에 대한 사랑을 보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고 더욱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차 영사는 하이델베르크한인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김태자 임원에게 고경석 총영사 감사장을 전수했다.
한상원 회장은 작년 5월부터 남부지역한인회장단 협의회장을 맡아서 남부지역한인회의 활성화와 차세대,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그리고 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해 고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하이델베르크에서의 도이칠란트 생활 초창기를 회상하며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 네카강, 철학자의 거리 추억 등으로 아름다운 기억이 남아있는 도시 하이델베르크 라고 평했다.
유제헌 명예회장은 축사에서 먼저 봄 잔치 개최를 축하하며 본인이 재독총연 회장 당시 하이델베르크한인회의 도움에 감사했다. 이어 오는 5월 11일 재독한인총연합회 회장 선거에 대비해 본인이 선관위원장직을 맡아 4월 30일 12시부터 하이델베르크 인근 바인하임에서 남부지역 합동유세를 개최한다며 참관을 독려했다. 유 회장은 또 유럽총연에서 3회 째 청소년 통일대장정 행사를 개최한다며 도이칠란트 통일을 경험한 우리들이 한반도 통일을 이루도록 앞장서자고 강조했자.
이어 베리트씨 단독 사회로 2부 문화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첫 순서로 하이델베르크한글학교 어린이 미라와 레아가 노한나 박사 지도에 따라 한국 고전무용인 ‘밀양칼놀이’를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한글학교 태권도 지도교사인 현지인 홀거와 케르스틴(Holger & Kerstin)이 학생들과 태권도 품새와 발로 송판 자르기 등을 선보였다. 어린이와 어른, 한인과 현지인들이 한데 어울려 펼치는 다양한 무술시범은 보는 이들에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한편으로 흥미진진함을 더하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다음 순서로 7살 딸을 따라 한글학교에 다니며 한글을 익힌다는 한나 아빠 롤란드 Roland씨가 한나 어머니와 같이 무대에 올라 “꽃들은 서로 화내지 않겠지 향기로 말하니까. 꽃들은 서로 싸우지 않겠지 예쁘게 말하니까. 꽃들은 서로 미워하지 않겠지 사랑만 하니까. … ”로 이어지는 이채 시인의 시 ‘5월에 꿈꾸는 사랑’을 한국어로 낭송하여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도이칠란트 한인행사에 빠져서는 안 되는 인기 종목 K-POP댄스도 등장했다. 하이델베르크 지역에서 자체 생성, 활동하는 미라 Mira 단아 Dana, 레아 Leah, 은유 Eunyu가 무대를 종횡무진 박진감 넘치는 케이팝 댄스를 선보여 큰 호응을 받았다(지도 찬경 Chankyung).
다음 무대는 성악가 양승현 씨의 현지인 제자들이 펼쳐 보이는 가곡퍼레이드로 재미와 더불어 남녀노소 현지 일반인들을 통한 한국 가곡 보급이라는 신선한 의미를 추가했다. 관람객들의 반응도 좋았다. 특히 79세 여인(우테 헨젤)이 빨강색 의상으로 곱게 치장하고 ‘님이 오시는지’를 불러 “나이가 들어도 저렇듯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곱게 늙을 수가 있구나!” 하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나드야 제어(Nadja Sehr)가 ‘수선화’를, 클라우스 마이(Klaus May) ‘그리움’, 치맹 첸(Ximeng Chen) ‘꽃구름 속에’, 토비아스 슈톨(Tobias Stoll)이 ‘기다리는 마음’를 부르고, 피날레로 옥타비오 양과 모든 출연진이 한 무대에서 ‘그리운 금강산’을 불러 우레와 같은 큰 박수를 받았다.
임원들이 손수 준비한 비빔밥에 튀김과 김밥, 그리고 떡으로 차려진 저녁 식사가 제공되었다. 모두 맛나지만 특히 깍두기와 김치가 큰 호응을 얻었다.
전문 춤꾼 노한나 박사가 밀양검무 춤사위를 선보였다. 노 박사의 밀양검무 공연은 동포사회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명품 춤사위로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내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 녀는 성균관대학교 무용학과 학사 출신으로 동 대학원에서 ‘현행 밀양검무와 18세기 검무의 관계성 연구’(2006년)로 석사, ‘밀양검무의 춤사위 분석에 따른 미학적 성격 연구'(2014)로 박사 학위를 받은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무용학 박사이다. 한국 무용가인 어머니 김은희(金恩姬)씨의 딸이다. 노 박사는 5년 전 부터 슈트트가르트 인근에 거주하며 슈트트가르트한글학교에서 한국 무용을 지도한다.
도이칠란트 전역에 잘 알려진 프랑크푸르트의 빅토리 댄스스포츠그룹(Victory K-Pop Tanzsportclub, 지도 엄태희)의 케이팝 댄스가 현란하게 무대를 장식했다. 젊은이들이 무대 바로 앞에 자리를 잡고 춤추는 이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반응하며 함성을 내지르며 열광하는 사이 어느새 해는 저물고 하이델베르크 봄잔치도 막을 내렸다.
【이 순 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