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총연 제37대 회장 선거 후보자 남부지역 합동유세 열려
– 재독한인총연합회 회장선거사상 처음으로 후보자 합동유세장에 영사를 초빙하고, 고성과 식탁 내려치는 굉음 등으로 얼룩진 합동유세장에서 한 선관위원은 자진 위원직 사퇴를 선포 –
Weinheim) 제 37대 재독한인총연합회(이하 총연합회) 회장을 선출하는 정기총회가 2024년 5월 11일로 예정되어 있다. 이번 선거에는 정성규 후보자와 하영순 후보자 간 양파전이 벌어지고 있다. 제 32대 회장을 선출한 2012년 정기총회에서 유제헌 후보자와 최병호 후보자 간 양파전이 펼쳐진지 12년 만에 총연합회 회장직을 두고 두 후보가 격돌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 때문인지 양 후보자간 경쟁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두 후보의 마지막 공동유세가 펼쳐진 2024년 4월 30일 남부지역 유세전에서는 여러 가지 예사롭지 않은 일들이 전개되었다. 총연합회 회장후보자 합동유세장에 선거관련 동포단체 모임에는 공관에서 아무도 참석하지 않거나 참석하더라도 축사만 하고 떠난다는 불문율을 깨고 관할 지역 공관 영사가 초빙되어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가운데 고성이 오가고, 식탁을 내려치는 굉음에 참석자들은 소스라치게 놀라고, 영사를 자신이 참석하도록 했다는 한 선거관리위원(남부지역 한인회장단 협의회장)은 스스로 선거관리위원직을 사퇴한다고 선포하는 이변이 속출한 것이다.
총연합회장 선거 후보자 남부지역 합동유세는 하이델베르크 근처 바인하임(Weinheim) 모 레스토랑 연회장에서 남부지역 한인회 대의원 및 선거에 관심 있는 사람들,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위원, 총연합회 임원 및 고문, 언론인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김상근 선관위원 사회로 약식 국민의례에 이어 선관위원 소개, 선관위원장 인사 및 선거 매뉴얼 소개, 차순우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 영사 인사말이 있은 다음 마이크는 유제헌 선관위위원장에게 넘겨졌다.
선관위원으로 유제헌 선관위원장, 노미자 부선관위원장, 김상근 선관위원, 한상원 선관위원이 소개되고, 김우선 선관위원이 참석하지 못했음을 알렸다. 또한 김용길 선관위 간사(재독한인총연합회 사무총장)가 갑작스런 병환으로 업무 수행이 불가하여 최영근 총연합회 수석부회장이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알렸다.
지난 4월 23, 27일 실시된 중부지역 합동유세(뒤셀도르프), 북부지역 합동유세(베를린)에서와 마찬가지로 선관위원장은 질의 응답시 시간 엄수를 강조하는 한편으로 후보자 검증을 위한 질의를 하되 인신공격은 삼가 줄 것을 당부했다.
먼저 하영순, 정성규 두 후보의 5분간씩 정견발표를 경청했다. 다른 정견발표회에서와 마찬가지로 각 후보자들이 총연합회장에 당선되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정견발표도 순조롭게 잘 진행되었다. 문제는 양희순 슈투트가르트 한인회장이 하영순 후보에게 질문을 하면서부터 야기되었다.
양 회장은 먼저 화합차원에서 질문한다고 전제한 후 지난 2009년 재독한인간호협회 제12대 회장을 뽑는 정기총회에서…라고 발언 하는 순간 권 모씨가 식탁을 두 번 내리쳤는데, 그 소리가 얼마나 컸든지, 참석자들이 기절초풍할 뻔 했다며 원망의 시선을 보냈다. 식탁을 내려치는 굉음에 질문은 중단되고 유제헌 위원장이 인신공격이 아니면 모든 질문을 할 수 있다며 그런 방해 행동은 안 된다고 경고했다. 최영근 간사대행은 그에게 손짓으로 퇴실을 명했다. 그러나 그는 유세 장소에 계속 머물렀다.
이어 양 회장은 2009년 6월 27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된 제12대 회장을 뽑는 재독한인간호협회 회장 선거의 개표를 하 후보가 방해하여 투표함을 다시 봉함하는 파행을 겪었는데 “왜 개표를 못하게 방해 했는지? 를 밝히라”고 질의했다.
양 회장은 두 번째 질문으로 “당시 간호협회 회장 선거 때 하 후보가 중앙대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고 기록한 학력과, 이번 선거에 밝힌 학력이 다르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하 후보는 “직접 간호협회 개개인에게 사과 하지는 않았지만, 간호협회 행사나 모임에 계속 참여하고, 찬조도 하면서 세월이 지나가면 잘 진행 될 것으로 알았다”고 답했다. 또 하 후보는 “오래 된 10년도 넘는 일을 왜 지금 거론 하느냐?”, “간호협회 일을 왜 총연합회 선거전에서 따지느냐?”고 하면서 선관위에게 질문을 가려서 받아 달라고 요구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온 최금옥 하 후보의 참관인이 정성규 후보에게 지난 36대 선거공약 이었던 양로원 건립 추진 상황과 37대 공약에 관해 질의했다. 정 후보는 양로원 건립에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어 못했고, 대신 국민제안서를 통해 국민연금 혜택 및 노후를 위한 실버타운, 독일마을 건립 등을 추진한다고 설명하면서 국민제안서 사본을 들어 보였다. 또 정 후보는 고국방문 여행건에 관해서는 그냥 단순한 여행이나 산업시찰이 아니고 노후 실버타운, 독일마을 건립 현장을 직접 방문, 체험하는 하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김인옥 하이델베르크 한인회장의 질문에 하 후보는 고국여행건에 대해서 “그동안 20회 이상 단체 여행을 주선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항공료만 본인 부담이고, 한국 여행 체제비는 모두 정부 부담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김수정 비스바덴한인회 전 회장은 한,독 가정이나 해외 동포들이 한국에서 전철 무료 이용 등 65세 이상 국민이 누리는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이미 한국의 인천시 등 지자체와 논의 중이며, 경로 교통카드 발급 등 이 모든 것은 해외거주 동포들도 한국에 은행계좌를 개설 할 수 있게 되어야 가능하다고 설명하면서 자신의 선거 공약 중 일부라고 강조했다.
또 비스바덴 임오순씨의 37대에서 마무리 하겠다는 사업이 무엇이냐는 질문과 프랑크푸르트에서 온 임금앵씨 질문에 정 후보는 그동안 한국의 대통령실, 국회, 국무총리, 외교부 등 에 국민제안서(구 청원서)를 냈는데 그 주요 골자는 2020년 6월 국회에 통과된 파독근로자 기념사업 및 예우에 관한 규정 내용에 ‘복지 지원’이 추가되어야 파독근로자 출신 동포들이 복지부문 예우와 국민연금 보조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하면서 정기총회장에 오시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종원 칼스루에 한인회장과 박선유 총연합회 고문은 두 후보에게 1세대 동포들의 노령화로 파독근로자 출신 한인들은 2천여 명 뿐이며 현재 여러 계층의 한인들로 한인사회가 이루어진다며 1.5세대나 2세 차세대의 한인회 참여 유도 계획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차세대지도자 육성을 위해 재외동포재단에 예산을 요구했지만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캔슬 당했다고 밝히고, 차세대를 임원으로 발탁해 차츰 한인사회의 주축을 이루도록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하 후보는 젊은이들은 한인사회 행사에 잘 안 나오므로 북부, 중부, 남부 등으로 구분하여 차세대들이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서 젊은이들이 서로 친해지게 한 뒤 소통하겠다고 했다.
백옥숙 전 칼스루에한인회장은 하 후보의 선거공약 ‘2025년 파독근로자 출신 세계모임’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하 후보는 미국에서 50명, 카나다 50명, 한국 50명, 유럽 50명 등 파독근로자 출신 200명과 도이칠란트에서 800여명 등 총 1,000 여명이 참가하며, “행사 경비는 10만 내지 15만 유로가 소요되는데 행사 자금조달은 연합회장 능력이다”고 공언(公言)하면서 크게 웃었다.
또 하영순 후보에게 재독한인총연합회가 있음에도 2021년 말에 고창원 씨가 창립한 재독동포총연합회의 수석부회장을 했다. 그런 분이 지금 또 재독한인총연합회 회장선거에 출마를 했는데, 어떤 생각인지를 말해 달라고 박선유 고문이 요청했다. 그 순간 문 모씨가 발언권도 없이 식탁을 두드리면서 “이곳에 없는 사람 (고창원)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고함을 질렀으나 선관위는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았다. 하 후보는 재독동포총연합회와 관련해 처음엔 동참했으나, 나중에 잘못된 것을 알고 수석부회장직을 사퇴했다며 사과했다.
하 후보는 자신의 선거 공약 중 연합회사무실 개설에 대한 질문에 “아직 사무실 개설을 위해 확보된 예산은 없다”고 답하고, 도이칠란트 주재 한국 기업 건물, 또는 현지 시 정부 청사에 무료로 사용 가능한 빈 방을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박선유 고문은 또 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해서 총연합회 내규 규정상 합동유세 비용을 후보자들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규정 위반이라며 총연합회에서 전액을 부담해야 된다고 개선을 촉구했다. 유제헌 선관위원장은 ‘합동유세 비용 후보자부담’ 문제와 관련해 정관 규정상 후보자 기여금은 전액 차기 회장에게 넘겨야 하므로, 합동유세 비용 관련하여 전체 선관위원과 후보자들이 회의를 통해 결정한 대로 이행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박선유 고문과 선관위 측이 박선유 고문 질문시간 단축과 관련 잠시 언성이 높아졌으나 한 선관위원이 실수로 질의시간 2분 중 1분이 경과할 때 먼저 벨을 눌렀다고 사과를 했고, 질의는 계속됐다. 합동유세 비용 관련하여서도 잠시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그 와중에 양희순 회장이 발언권을 얻어 다시 하 후보에게 이번 총연합회장 선거에서도 간호협회 선거처럼 선거가 마음에 안 들면 투표함 개봉을 방해할 것인가? 질문했고, 하 후보는 연합회 선관위에서 두 후보자가 규정을 잘 지키기로 서명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 회장은 지난번 간호협회 선거때는 선관위에서 서명을 안 했었냐?고 반문했다.
선관위원장의 발언 승낙을 받고 노미자 선관위원이 “부모 때려 죽인 원수가 아니면 서로 사과 하고 이해하고 용서 하는 것이 인간사회인데, 간호협회 회장선거 개표 방해에 관해 세월이 지나면 해결될 줄 알았다는 하 후보의 발언을 이해 할 수 없다며 진솔한 사과가 없으면 용서도 포용도 없다고 했다.
이어 한상원 선관위원이 마이크를 넘겨 받아 선관위원으로 또 남부한인회장단협의회장으로 실망했다며 선관위원들이 공정하지 못하고 서로 짜고 특정후보를 흠집 내려 하고 있다고 언성을 높였다. 그는 또 어제 저녁 선관위원 카톡방에 한 후보를 공격하는 불법의 글이 올랐다고 주장하면서 선관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선포했다.
이에 대해 유 선관위원장은 선관위 카톡방에 올라온 글 내용을 읽어주며 선관위원들이 짜고 특정 후보를 공격한다는 한 선관위원의 주장은 허위라고 반박했다.
오후 4시경 총연합회 회장후보자 합동 유세장에 재독한인총연합회장 선거 역사상 처음으로 영사를 초빙해 놓고, 유세장은 고성과 식탁을 내려치는 굉음 등으로 얼룩진 가운데 선관위원 자진 사퇴라는 불명예스런 기록을 남기고, 제 37대 재독한인총연합회장 선거 후보 남부지역 합동유세가 막을 내림으로서 모든 제 37대 회장선거 후보자 합동유세가 끝이 났다.
【이 순 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