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의 정착현황과 주요이슈” 평화통일 강연
“탈북민의 정착현황과 주요이슈”를 주제로 함부르크에서 강연
민주평통 북유럽협의회 함부르크분회가 문 사무엘 하나재단 대리를 초청, 특별 통일 강연회 개최
HAMBURG) 2024년 5월 13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장 윤석열, 이하 민주평통) 북유럽협의회(협의회장 고창원) 함부르크분회(분회장 정명옥)는 성 마리엔 성당 별관에서 북한 이탈주민 문 사무엘 하나재단 대리를 강사로 초청, 특별 통일 강연회를 개최했다. 이 강연회는 민주평통 함부르크 분회에서 지난 3월 6일 ‘독일 통일의 교훈과 자유평화통일 특강’이라는 주제로 주함부르크총영사관에서 이영기 박사를 강사로 초빙, 강연회를 개최한 이래 올해 2번째 주최하는 강연회다.
이날 행사는 이양환 간사의 사회로 국민의례에 이은 정명옥 분회장 인사말과 내빈소개, 이상수 총영사 축사, 고창원 협의회장 축사, 문 사무엘 강사의 강연, 만찬 순서로 진행되었다. 행사장에는 1백 여 명이 자리를 함께하여 문 강사의 강연을 경청했다. 그의 주요 강연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정명옥 분회장은 참석한 이들에게 두루 인사를 전하고, “문 사무엘 강사를 모시고 함부르크에서 강연회를 개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감사하다”고 말하고 “문 강사께서 탈북 후 고생을 많이 했을 터인데,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 또한 많이 한 것 같다”며 좋은 강연을 청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 같이 좋은 날씨에 놀러 가는 것 보다 강연장으로 향하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했다.
내빈으로 주함부르크총영사관의 이상수 총영사, 신철식 부총영사, 민주평통 북유럽협의회 고창원 회장, 박소향 간사, 김형복 부회장 및 자문위원을 비롯하여 방미석 함부르크한인회장, 허채열 북부독일한인글뤽아우프회장, 이영기 박사, 인원찬 전 함부르크조선기술자협회장 , 이종우 전 대한노인회 독일지회 북부분회장, 현소정 함부르크한인여성합창단장 등을 소개했다.
이상수 총영사는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자유, 민주, 평화통일을 위하여 애쓰시는 평통위원 여러분과 고창원 협의회장님, 박소향 간사님, 문 사무엘 강연자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3월에 이영기 박사님을 강사로 모신 강연회를 통해 통일기반 조성, 인권, 통일 등에 관한 우리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는데, 오늘 문 사무엘 강사님 강연을 통해 생생한 교훈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고창원 협의회장은 20여 년 전 문 사무엘 강사가 탈북할 당시는 북한의 식량부족 상태가 심각하여 굶주림에 시달릴 때라며, 민주평통 북유럽협의회에서는 손선홍 독일정치⸳문화연구소장(전 함부르크 총영사)을 강사로 강연회를 개최하는 등 통일기반조성을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탈북민이 3만 4천여 명에 이르는데, 아마도 이의 10배가 탈북하면 통일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 강사는 한국에서 법대를 졸업하고 남북하나재단에 재직 중 이다. 남북하나재단은 북한이탈주민 지원 사업을 위해 2010년 설립된 통일부 산하 공공기관(기타공공기관)으로 법률상 명칭(등기부상 명칭)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지만, 2014년부터 “남북하나재단”이라는 대외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문 강사는 동포들이 이해하기 쉽게 ‘북한 이탈 주민’이란 용어, 개념 정리부터 소상하게 설명해 나갔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탈북자는 1990년대 중반부터 많아졌으며, 2000년까지는 탈북자수가 1천명 이내이던 것이 2천 년 이후 매년 1천명 이상이, 2008년, 2009년에는 매년 3천여 명이 탈북 했다. 그러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히 감소해 입국자가 2021년 63명, 2022년 67명, 2023년 196명에 그쳤다. 2024년 3월 기준 북한이탈 국내입국자는 3만 4천 여 명에 이른다. 이 중 여성은 2만4536명으로 72%를 차지한다. 현재는 탈북자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북한이탈주민’이라고 칭하는데, 오히려 북한이탈주민들은 ‘북한인’으로 불라는 것을 선호한다.
북한이탈주민들은 중국에서 상당수가 없어진다. 북한이탈주민 출신 지역은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양강도(16%)와 함경북도(60%) 출신이 매우 높다. 주로 중국이나 몽골, 동남아를 경유하여 북한을 이탈하며, 탈북 이유는 대부분이 식량난, 경제난이나, 자유를 찾아서, 또는 북한 체제가 싫어서 탈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정부는 북한이탈주민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자립 및 자활 의지를 갖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서 정서안정, 문화적 이질감 해소, 경제적 자립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사회 적응교육을 시키고 있다. 하나원에서 지원하는 업무는 사회 적응교육, 가족관계등록 창설 및 주민등록 신고 지원, 정착금 및 장려금 지급, 주거 지원(임대주택) 등이다. 또한, 하나원 수료 후에는 거주지에서 정착 기본금과 장려금을 지원하고 취업지원, 교육지원, 의료지원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착보호담당관 및 정착도우미라는 민간 자원 봉사자,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과 지역 민간단체로부터 다양한 유형의 지원이 제공되고 있다.
국내 거주 북한이탈주민의 60% 이상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거주하고, 나머지는 전국 광역시·도에 인구 분포와 비슷한 수준으로 거주하고 있다. 다만 이들의 사회경제적 수준은 일반 국민과 큰 차이가 있다. 최근 들어 취업률과 실업률, 경제활동인구, 부채 및 저축, 평균 급여 등 경제적 영역에서 일반 국민과 격차가 줄고 있으나, 평균 급여는 일반 국민의 3분의 2 수준으로 월평균 임금은 250만원 수준이다. 정규직과 안정적인 일자리 비율도 일반 국민의 3분의 2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북한 이탈주민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면에는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하는 송금도 한 몫을 차지한다.
정부는 북한 이탈주민이 국민의 일원으로 보람되게 정착하길 마라며 인도주의에 의해 주택알선, 선진화된 대한민국의 직업교육, 취업, 행복통장, 의료보험 등으로 꾸준히 지원율을 높이고 있으며, 순조로운 초기 정착을 위해 정착기본금을 1천만 원으로 인상하여 총정착금은 2005년 이전에는 3천 6백만 원이던 것이 5천 4백 2십만으로 증액되었다. 이에 따라 만족도도 매년 상승하여 최근 만족도가 80%에 이른다. 20대에서 50대까지, 그리고 여성의 만족도가 높다. 남한생활이 불만족인 이유로는 가족과 떨어짐'(29.1%)을 가장 많이 꼽으며 ‘치열한 경쟁'(20.2%), ‘남한 사회의 차별과 편견'(17.1%) 등이 뒤따른다.
북한이탈주민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53%이며,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생계비 수급자 비율도 29.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 48.0%에 비해서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지만, 국내 전체 인구 대비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비율인 4.8%보단 훨씬 높다. 고용율은 60.5%로 최고치를, 실업률은 4.5%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문 강사는 정부가 어떠한 정책을 쓰느냐에 따라 자립률이 올라간다면서 본인도 그 정책을 공부하러 독일로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탈주민 정착을 위해 북한에서 태어난 사람으로만 보는 것은 큰 문제라며, 탈북민 자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북민 가구 구조는 남성 탈북민은 대부분 탈북여성과 결혼하는 반면 탈북 여성은 대부분 남한 남성과 혼인을 한다. 국내 지방에서는 탈북민 유치에 혈안이 되어 있다며, 탈북민 배우자를 만나면 정서적 안정감, 농촌일에 대한 자신감 등으로 소득증대를 초래해 부농이 된다고 역설했다.
문 강사는 북한에 살 때 고향 재령에서 쌀 20kg을 지고 평양에 가서 담배를 사다가 재령에서 팔던 실력으로 탈북시에도 가족이 소금 100kg을 지고 나와 팔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남한출신 아내와 결혼 8년차라는 그는 남북간 문화차이가 워낙 크고 자라온 환경이 다르다 보니 생각도 달라서 결혼생활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실토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부부가 서로 좋아서 결혼한 것처럼 남북한이 서로 원해서 통일을 한다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서로를 알아가는 노력을 하다 보면 다 잘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탈북민 출신 의사, 변호사 등이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고 농 ⸳ 어촌에서도 탈북민들이 성공한 사업가가 많지만 북한에 있을 때 경험한 사건으로 인한 트라우마, 정착후 사기, 경제난, 차별 등으로 받는 스트레스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자살을 하거나 독일, 네델란드, 영국 등으로 탈출을 시도하기도 한다고 했다. 정서적인 트라우마로 일반인의 2배 라는 높은 자살율을 보인다. 탈북민 인권단체에서 대안학교를 운영하는 등 이미 여러 정부 기관과 민간단체에서 이러한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여러 가지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탓에 많이 개선되었다. 특히 정부운영 ‘마음의 소리센터’에 큰 관심을 보인다. 이제는 북한이탈주민사회에서도 탈북민 수혜자에서 기여자로 성장하려는 노력이 역력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문 강사는 25년을 남한에서 산 강연자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 주민이 밥을 먹고, 인간다운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북한의 정부 형태가 단번에 자유민주주의가 되기를 바라기보다는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어 교육 받을 권리와 직업 선택권 정도는 보장되는 그런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3만4천여 탈북민 중 20%가 차별과 무시를 경험했다고 한다. “이제 70년 이념 갈등에서 벗어나 마음속의 3.8선을 허물고 탈북민을 인정하고 수용하여 같이 통일시대를 이루자!”고 열변을 토하며 강연을 마쳤다.
참석자들은 수고한 강사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약밥 찐빵, 찐빵만두, 잡채, 김밥 등 다양하게 차려진 뷰폐식 만찬을 함께 나누었다.
【이 순 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