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재독영남향우회 잔치, ‘송죽대절(松竹大節)’ 성황 이뤄

2024년 재독영남향우회 잔치, ‘송죽대절(松竹大節)’ 보리문디들 왁자지껄 시끌벅적 성황 이뤄

ESSEN) 2024년도 ‘재독 영남향우회 잔치’가 에센 소재 한인문화회관에서 열렸다, 2024년 8월30일(금) 오후 3시부터 9시까지 진행됐다. 이날 잔치는 오랜 세월 타국에 살았음에도 예로부터 영남인을 가르키는 말로 알려진 ‘송죽대절(松竹大節)’ 보리문디들을 잘 살려 왁자지껄 시끌벅적 성황을 이뤘다.

고정아 사무총장 사회로 진행된 1부 행사는 사회자의 개회선언에 이은 국민의례, 정운숙 회장 인사,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장 축사, 경상북도 이철우 도지사 축사 대독(이태옥 국제협력팀장), 경상남도 박완수 도지사 영상축사, 감사패 증정, 선물증정, 시 낭송 순서로 진행되었다.

정 회장은 “아직 정정할 때 모임에 자주 다니시길 바란다”고 하면서, 지난 번 모임에서 농담처럼 ʻ더 늦기 전에 자주 만나자ʼ는 회원들의 말을 소환했다. 이어 그는 지난 번 ʻ유언장 쓰는 방법과 사망시 필요한 서류 준비ʼ에 관한 세미나를 열었는데 많은 회원들이 참석, 좋은 강의였다고 평가해 주셔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아울러 정 회장은 경북도청에서 참석한 이태옥 국제협력팀장과 이정아 주무관을 소개했다.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 회장은 축사에서 “동포행사에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는 것이 흔하지 않은데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는 영남향우회 회원들은 애국자중의 애국자라고 추켜세웠다. 아울러 회장과 임원진들이 행사준비에 노심초사 했을 것이라며 노고에 감사하며 위로했다. 정 회장은 영남향우회 잔치에 격려차 경북도청에서 출장 온 이태옥 국제협력팀장과 이정아 주무관을 환영했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이태옥 국제협력팀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1964년 12월 함보른 광산에서 고 박정희 대통령이 연설 도중 파독 광부, 간호사들과  함께 눈물을 흘린 지   60 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첨단 전자 제품과 자동차를 수출하는 나라가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오는 10월 경북도에서는 고 박정희 대통령과 파독 광부, 간호사들이 함께 했던 현장에서 기념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박완수 경상남도지사 영상으로 축사를 보내왔다.

정운숙 회장이 이철우 경상북도지사가 수여하는 감사패를 김동경 수석부회장, 김혜영 부녀부장, 고정아 사무총장에게 전달했다.

이어진 선물증정 시간에는 먼저 이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고국에서 직접 내독한 경상북도 이태옥 국제협력팀장과 이정아 주무관에게 정운숙 회장이 감사의 마음을 담은 선물을 증정했다.

정운숙 회장이 재독영남향우회 고문 김이수(2,11대) 김승하(4대), 김장호(6대), 심동간(10대) 전임 회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포도주를 선물했다. 초대회장인 성규환 회장은 병환 중이라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이어 참석한 타향우회 관계자들에게도 포도주를 선물했다. 충청향우회 김우선 회장대리 김명순, 호남향우회 김상근 회장, 강원도민회 김순복 회장 대리 손재남 수석 부회장 등이 받았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보내온 선물(화회탈 액자)을 이태옥 국제협력팀장이 정운숙 회장에게 전달했다.

1부 마지막 순서로 정안야 시인이 초창기 파독근로자 심경을 읽는 듯한 자작시 ‘다시 오지 않을 세월’을 낭송, 큰 박수를 받았다.

잠시 휴식시간을 가진 후, 양승욱 부회장이 진행한 2부 순서는 김동훈 (뒤셀도르프 오페라하우스 소속) 테너가 부르는 조두남 작곡의 ‘선구자’와 김초롱(뒤셀도르프 오페라하우스 소속) 소프라노가 부른 조두남 작곡의 새타령,  둘이 이중창으로 부른 경복궁 타령으로 막을 열었다. 두 성악가의 환상의 무대에 관중은 열띤 환호와 박수로 답례하고, 관중의 우레와 같은 박수와 열광에 두 성악가는 ‘경복궁 타령 2절’로 화답했다. 마연경 피아니스트가 반주를 했다.

김동경 수석부회장이 내빈을 소개했다.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장, 심동간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장, 고창원 민주평통 북유럽협의회장, 양승욱 재독월남참전전우회장, 문영수 오버하우젠 한인회장, 최미순 한독중부간호협회장, 유상근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도이칠란트지회장 대행, 김우선 재독충청향우회장 대리 김명순, 김순복 강원도민회장 대리 손재남, 박영희 재독한인간호협회장, 나남철 에센한인회장, 김상근 호남향우회장 겸 재독한인체육회장, 서봉석 뮌스터란트한인회장, 하리라 레클링하우젠한인회장, 박귀기 재독한인장애인협회장 등이 호명되었다.

문화공연으로 ‘문화회관 할매가든’ 멤버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무대에 올라 최미순 지도로 모듬북 난타 공연과 함께 ‘즐거운 나의 집(헨리 비숍 경 작곡, 존 하워드 페인 작사, 김재인 한국어 번안)’, ‘독일(서울)의 찬가’ 등 합창을 선보여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라면 1박스가 선물로 주어졌다.

임원들이 손수 장만한 진수성찬으로 차려진 이른 저녁 밥상은 가짓수가 너무 많아서 입을 딱 벌어지게 했다. 식사 후에 임원들이 무대에 올라 본인 소개를 하고 관중을 향해 인사 하고 합창과 유희를 선보였다.

스타드림(Star Draem)팀이 검은 복장으로 무대에 올라 K-POP 춤을 신나게 췄다. 대부분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멤버들이 추는 한국 춤 K-POP이 금새 장내 분위기를 생동감 있고 유쾌하게 변화시켰다. 모두들 즐거워했다. 상품으로 티셔츠 한 장과 컵라면 1박스를 제공했다.

하리라 부회장의 사회로 노래와 춤, 장기자랑, 복권추첨이 왁자지껄 이어져 갔다. ‘경상도 사람들 면접’이라는 짧은 꽁트 희극을 정애희, 황종택, 강황용 출연으로 펼쳐졌다. 이어 강황용 사회자가 진행한 ‘경상도 사투리’ ,‘경상도 사람 성격’ 등을 드러내는 퀴즈 맞히기가 이어졌다. 퀴즈를 맞힌 사람에게는 상품이 돌아갔다.

함부르크 팀이 나와 열창하고, 뒤를 이어 뒤셀도르프 팀이 나와 댄스로 무대를 장식했다. 중부지역 가수로 불리는 윤용근 씨가 엘비스 프레슬리가 부른 ‘캔트 헬프 폴링 인 러브(Elvis Presley – Can’t Help Falling In Love’를 유창하게 부르고, 윤행자, 윤청자 두 누이들이 이 노래를 따라 부르스춤을 추는 다정한 모습도 보여줬다.

축하의 팡파르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복권 당첨금 3백 유로를 손에 받아 든 이만기 씨는 즉석에서 그 중 1백 유로를 주최 측에 전달함으로서 더불어 사는 재독 한인동포사회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복주머니 2백 유로를 받은 민경오 씨도 50유로를 주최측에 희사했다.

환호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어느덧 시간은 저녁 9시가 다 되어 정운숙 회장은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마지막까지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해준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면서, “어두운 길 조심해 가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고 했다.

한편 지난해 대절 버스편으로 행사에 참석한 남부지역 회원들을 올해는 보기 어려웠으나, 함부르크에서 8명이 자동차를 타고 오는 등 사방에서 달려온 회원과 가족들, 그리고 축하객들로 자리는 만석에 가까웠다.

예로부터 경상도 사람들은 절개를 강조해서 ‘송죽대절(松竹大節)’ 혹은 기개를 강조해서 ‘태산준령(泰山峻嶺)’이라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보리문디’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보리를 먹고 사는 문디’의 줄임말이다. ‘보리’라는 말이 들어간 이유는 과거 경상도가 쌀이 부족해 보리를 주식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실제 전라도보다 상대적으로 곡창지대가 적었던 경상도는 보리농사로 연명하기 일쑤였다. 이러한 지역적 특색 때문에 경상도 사람들은 항상 가난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김 시 영, 이 순 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