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프랑크푸르트한국문화회관 한·독문화 교류잔치’ 성료
FRANKFURT) 프랑크푸르트한국문화회관(대표 박선유, 이하 문화회관)이 2024년 9월 17일 오후 3시부터 ‘프랑크푸르트한국문화회관과 함께 하는 한·독문화 교류잔치’를 거행했다. 지난해 12월에 문화회관 개관 20주년을 맞아 처음 시행한 ‘프랑크푸르트한국문화회관과 함께 하는 한·독문화 교류잔치’는 올해 2년차를 맞이하여 지난해와 별반 다름없이 문화회관 수강생들이 그동안 강좌를 통해 쌓은 실력을 무대를 통해 선보이거나 작품을 전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박선유 대표가 지난해 인사말을 통해 “내년에는 좀 더 넓은 자리로 손님들을 모시겠다”고 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하고 올해도 문화회관에서 1백 명이 넘는 많은 인원이 북적거렸다. 그럼에도 다들 그렇게라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행복해 했다. 모두들 행사가 한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추석날 개최되어 유럽땅 한복판에서 한인들이 모여 한국 전통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우리 문화를 계승, 전수하는 한편으로 현지인들에게도 보여주려는 노력을 했다는데 큰 의미를 두는 듯 했다. 현지인은 주로 직접 강좌를 듣는 수강생과 한국인 수강생의 배우자와 친지들로서 한국 문화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권복숙 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 1부는 먼저 국민의례를 하고, 박선유 대표의 인사말,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장 축사,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의 강효승 부총영사의 축사, 내빈소개 순으로 이어졌다. 양희순 슈투트가르트한인회장, 김춘토 마인츠한인회장, 하영순 대한노인회 독일지회장, 노미자 재독한국문인회장, 임소희 하모니앙상불 대표. 강소희 박사. 하인리히 변호사, 블라우 박사 부부 등이 내빈으로 소개되었다.
박선유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프랑크푸르트 한국문화회관은 지금 변화의 시기다!”고 전제하고 문화회관 운영상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 회장은 방금 전까지 사단법인 재독한국경제인협회(KOEBAG) 이상훈 대표와 김현철 코트라(KOTRA) 유럽본부장과 프랑크푸르트한국문화회관 지원 문제를 놓고 장시간 의견을 나누었다며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지원을 해오던 KOBAG이 2023년 6월 지원을 중단한 이래 지금까지 15개월 동안 문을 닫지 않고 문화회관 운영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운영위원들의 특별찬조, 10유로 찬조운동, 청소비절약 등등 오로지 오늘 여기 모이신 여러분 덕분”이라며, 그동안의 갖가지 눈물겨운 사연들을 열거하고 협력과 지원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화회관 존립 당위성을 부연설명하고, “그래도 희망이 보인다”면서, 문화강좌 프로그램 수강자 증가, 주독한국교육원 한국어 수강자 증가, 야간 강좌 신청 등 문화회관 수요증가에 주목했다.
이날 문화교류 행사를 보기 위해 본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200여 km를 달려온 정성규 회장은 “우리의 명절 추석날, 우리 문화 나눔 행사를 하여 더욱 뜻 깊다”며, 행사를 위해 수고한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그러면서 그는 배움의 장소이기도 한 문화회관에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기를 바란다면서, 무엇보다도 문화회관이 우리 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구심적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의 강효승 부총영사는 추석날 한독문화 교류의 장에서 ‘한·독문화 교류잔치’가 벌어진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며, 동포들의 만남의 장소, 배움의 장소, 독일인들에게 우리문화를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이곳 프랑크푸르트한국문화회관이라고 역설하여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또한 한국어,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 콘텐츠라면서 한 달 여 전 같은 장소에서 개최되었던 샘물한글서예전에 외국인들이 보여준 관심을 되새겼다.
2부에서 문화교류를 위한 문화회관 강좌 수강생들의 작품이 발표되었다. 음악강좌반(강사 이은주), 필라테스반(강사 서경순), 한국무용반(강사 박계순), 라인댄스반(강사 임정자), 판소리반(강사 김여주) 등 문화강좌 수강생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자랑하고, 한국화 초급, 중급반(강사 장선옥) 한글서예 초급반(강사 김유진), 한글서예 동우회반(강사 이혜정) 수강생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전시하며 실력을 뽐냈다. 지난해 판소리를 지도하던 서선아 강사가 개인사정으로 그만두고 그 자리에 김여주 강사가 새로 취임하여 판소리를 지도한다.
음악강좌반 수강생 7명이 먼저 무대에 올라 헨델의 ‘그리운 나무 그늘이여’와 우리민요 아리랑을 부르며 흥을 돋았다. 음악강좌반에서는 주로 서양발성법을 배우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한국 가곡이나 민요, 서양 음악을 배우고 노래를 한다.
그 다음 흰 티셔츠와 검은색 운동복 차림의 필라테스(Pilates)반 수강생 12명이 시범을 보였다. 대부분이 70세 이상의 고령자임에도 고난이도 동작을 잘 소화해 냈다. 필라테스는 재활과 자세 교정의 목적으로 신체 유연성, 근육을 발달시키는 운동체조다. 부부가 함께하는 케이스도 여럿 있다.
뒤를 이어 한국무용반 5명의 공연이 펼쳐졌다. 한북차림의 여인들이 부채를 들고 ‘부채산조’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이어 ‘새타령’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었다. 한국무용반은 초창기에는 강호정 강사가 수고하였으나, 5년 전 쯤부터 현재 강사 박계순 씨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
라인댄스 수강생 5명이 노랑색 블라우스와 흰 바지 차림으로 ‘아! 대한민국’, ‘Tennessee Waltz Surprise’, ‘너 뿐이야’ 곡에 맞춰 신나게 라인댄스를 췄다. 여러 명이 줄을 지어서 동일한 동작을 하는 라인 댄스(Line Dance)는 말 그대로 스포츠댄스처럼 파트너와 짝을 짓지 아니하고 대열에 맞추어 춤을 춘다.
마지막으로 판소리 수강생 8명이 화려한 색상의 한복을 입고 손에 부채를 들고 ‘군밤타령’과 ‘태평가’를 불렀다. 관중석에서 ‘얼씨구’, ‘좋다’ 등 추임새가 나오다니 앵콜이 터져 나와 진도아리랑을 앵콜송으로 화답했다.
2011년 개설된 한국화반의 작품들은 수준급이다. 수강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중급반과 초급반으로 나눠 수업을 한다. 초급반에서는 종이로 접시를 만들어 그 위에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부채에 그림을 그리는 등 주로 생활 밀착형 그림그리기를 한다.
약 1달 전쯤 같은 장소에서 ‘뜨락에 꽃이 피니’라는 전시회 이름으로 제 8회 샘물한글서회전을 열어 대박을 친 한글서예반은 초급반, 동우회반 모두 자신들의 작품을 내걸고 이를 홍보하기에 바빴다.
박선유 대표가 문화회관 운영위원과 문화강좌 강사들에게 인삼차 한 통씩을 선물하며 그동안 노고에 감사했다.
행사 말미에 문화회관 운영진들이 준비한 송편, 찹쌀떡, 잡채, 깁밥, 케이크 등 다양한 다과와 과일 등을 나누며 친교의 시간을 갖는 것으로 2024년도 ‘프랑크푸르트한국문화회관과 함께 하는 한·독문화 교류잔치’는 막을 내렸다.
【이 순 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