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여성회 을사년 새해 잔치 다채롭게 진행
HAMBURG) 푸른 뱀의 해라는 을사년(乙巳年)의, 2025년을 맞이하여 1월18일 함부르크 북쪽에 위치한함부르크 슈넬센 레저센터(Freizeitzentrum Schnelsen)에서 함부르크 한인여성회(회장 김금례)가 주최한 새해잔치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함부르크 한인여성회는 매년 새해를 맞이하면 이렇듯 회원들과 그 가족, 그리고 교민과 이웃을 초대하고 푸짐하게 새해 잔칫상을 차려 볼거리와 먹거리를 대접한다.
250여명의 손님들을 모신 가운데 열린 이날 잔치에서는 서로 새해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는 덕담을 나누며 모두가 한 가족인 양 시종일관 화목한 분위기속에서 음악과 춤 등 우리 문화를 선보였다.
김영일 여성회 막내 회원의 사회로 함부르크 여성회원으로 구성된 풍물팀(박정순, 박현숙,이경애, 백미화, 최애자, 오명숙)들의 웅장한 영남농악 사물놀이 가락으로 개막되었다.
김금례 회장은 “올해는 을사년, 푸른 뱀의 해로서 푸른뱀은 새로운 시작, 지혜로운 변혁, 성장과 발전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올해도 여러분 가정에 새로운 시작, 성장과 발전이 있기를 바라며 오늘의 행사를 위해 출연해 주시는 출연자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모두 정성껏 차린 잔치상 맛있게 드시고, 즐거운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라고 새해 인사말씀을 했다.
이어 함부르크 한인 여성합창단의 출연이 있었다. 김정민 지휘와 조현경 반주에 맞춰 현재명 작곡, 이은상 작사, 차혜원 편곡 ‘그집 앞’과 우리 민요 정덕기 편곡 ‘아리랑’의 합창이 있었다. 내년이면 40년의 역사를 갖는 이 합창단 공연은 여성회 잔치에 빠질 수 없는 순서이기도 하다.
이어 주 함부르크 이상수 총영사의 새해축사가 있었다. 이 총영사는 새해 만복을 기원하는 덕담과 아울러 합창단의 아름다운 노래를 치하하며 “이렇게 남녀노소 모두 한데 모여 새해를 맞이하는 이 분위기가 아주 보기 좋다”고 했다. 또 압도적인 인기몰이를 하는 사물놀이 가락 또 잔칫상도 채려져 있다니 기대가 크다고 말씀하셨다.
사물놀이는 사물(꽹과리, 징, 장구, 북)을 중심으로 연주하는 풍물에서 취한 가락을 토대로 발전시킨 계열의 국악으로 네 가지 타악기인 꽹과리, 장구, 북, 징 등을 하나 씩 편성하고 농악 가락을 정밀하게 다시 짜서 앉음반 형태로 만들어 신명을 극대화한 농악이다. 종래에 보지 못한 농악 가락의 짜임새를 극도로 몰아가면서 열광할 수 있는 면모를 사물놀이라는 신종 형태의 가락으로 만들어냈다. 사물놀이가 개척한 레퍼토리를 주목하면 사물놀이의 본질적인 면모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들은 전통적인 농악 가락에 깊게 천착하였다. 농악 가락은 원뿌리와도 같은 남사당패의 농악 가락인 풍물놀이를 주된 원천으로 삼았다.
새해 축가로 함부르크 오페라 합창단에서 노래하는 베이스 추연구씨가 부인 조현영씨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경기도 민요 박연폭포와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작곡한 오페레타 ‘집시 남작, J.Strauß Zigeunerbaron’을 불렀다. 폭포가 떨어지듯 한 웅장한 목소리에 세련된 제스처가 더해져 발산되는 Zigeunerbaron가락은 듣는이의 가슴을 확 트이게 만든다.
새해축하 연주로 우리의 2세 파스칼 슈티얼(Pascal Stierl)이 김재림씨 반주로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나니젤 헤스(Nigel Hess)의 영화 음악 ‘라벤델의 향기’ (Der Duft von Lavendel)와 에드워드 엘가의 ‘사랑의 인사’ (Sir Edward Eigar salut d‘amour)의 감미로운 선율을 선사했다.
우리의 설날 전례처럼 한인학교 학생들이 예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무대에 올라 ‘설날노래’를 부르고 어르신들께 세배를 드렸다. 여성회에서 준비한 세뱃돈주머니를 받고 기뻐하는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의 모습은 어른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세배를 받은 어르신들은 50-60년 전, 그 당시 부모님들께 세배를 드리던 그 시간을 기억하며 뭉클한 가슴으로 고향을 그려보는 순간이 되었다.
마지막 무대 프로그램으로 여성회원들(최옥희, 박현숙)의 고성 오광대 기본무에 풍물팀(김보성, 박정순, 김미림, 백미화,이경애, 최애자, 오명숙)의 악기반주가 있었다.
공연이 모두 끝나고 난 뒤 뷔페가 열리자 참석한 모든 이들이 모두 맛있는 한식을 즐기기 바쁜 가운데 뜻 깊고 유익하며 또한 재미있고 정이 넘쳐나는 2025년 함부르크 한인여성회 설 잔치도 그렇듯 저물어 갔다.
【유 선 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