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충청인향우회 2025 정월대보름잔치 열려
-민속문화로 대성황 이뤄-
ESSEN) 2025년 2월 15일, 음력으로 정월 대보름이 사흘 지난 정월 열여드레 날에 에센의 한인문화회관에서 재독충청인향우회(회장 김거강)가 주최한 정월대보름잔치가 성대하게 열렸다. 오후 4시 정월대보름잔치라는 한국 민속명절에 걸맞게 복흠 두레풍물패(상쇠 장경옥) 구성원 13명이 펼치는 장대하고도 우람찬 사물놀이 한마당으로 대보름잔치의 막이 올랐다. 흔히 꽹과리 소리는 천둥, 징 소리는 바람, 장구 소리는 비, 북소리는 구름에 빗대며 이 네 가지가 하나로 합쳐진 사물놀이 소리는 폭풍에 빗대어지곤 한다.
최태호 수석부회장 진행으로 다함께 국민의례를 마치고 제 13대 김거강 회장이 우아한 한복차림으로 환영인사를 전했다. 김 회장은 먼저 원근각지에서 찾아주신 많은 회원 및 내빈 여러분, 그리고 이웃사촌들께 한국어와 도이치어로 감사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맛있는 음식과 정겨운 대화가 있는 멋있는 행사장에서 멋진 시간 보내길 희망했다.
정훈희 충남도 독일사무소장이 축사를 했다. 정 소장은 충청남도 독일사무소가 개설된 지 1년 여 세월이 지났다면서 그동안 여러분이 응원해주고 도와준 덕분에 잘 안착하여 순조롭게 운영해 가고 있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충남도 독일사무소 사무실이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부근에 소재하고 있다면서 “여러분이 모이는 행사가 있거나 저희 협조가 필요한 경우가 있을 때 연락 주시면 힘자라는 껏 함께하겠다.”고 하여 큰 박수를 받았다.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은 최태호 부회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2025년 값진 한 해 되길, 각 가정마다 축복한다면서 이 잔치를 준비한 회장과 임원단의 모든 손길에 감사함을 전했다.
유럽한인총연합회 유제헌 명예회장은 성대한 잔치 개최를 축하했다. 이어 유럽총연에서 3월21-22 양 일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차세대 한국어웅변대회를 개최한다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랐다. 또한 오는 7월 말부터 5일간 한국청소년 독일 통일캠프도 준비한다고 알렸다.
고창원 민주평통 북유럽협의회장이 축사를 통해 대보름잔치개최를 축하하고 김 회장과 임원들의 노고를 위로하며 즐거운 시간이 되길 기원했다.
김거강 회장이 문풍호, 서봉석, 박충구, 박미주, 이병윤(부인) 등 고문들에게 포도주를 한 병씩 선물했다. 또 영남(정운숙), 강원(김순복), 이북5도민(김영지), 호남(김영희 고문) 등 각 향우회 회장들에게 포도주를 선물했다.
이어 정월 대보름잔치에 제격인 대한민국의 전통음악 중 하나인 판소리 공연이 펼쳐져 행사의 모양새와 품격을 드높였다. 김영희 명창이 춘향가중 옥중가, 사랑가를 선보여 관중의 큰 호응을 이끌어 낸 것! 김거강 회장이 춘향이 역을 멋들어지게 소화해 냈다. 판소리는 한 명의 사람이 고수(북치는 사람)의 장단에 맞추어 창(소리), 아니리(말), 너름새(몸짓-발림)을 섞어가며 구연하는 일종의 솔로 오페라다.
이어 김거강 회장과 김영희 명창이 호흡을 맞춰 창극 흥부가중에 놀부가 흥부의 화초장을 가져가는 ‘화초장’ 대목을 펼쳐 보여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놀부모자, 대감 모자로 알려져 있는 다보탑 같은 정자관(모자)을 쓰고 긴 담뱃대인 장죽을 들고 출연한 김거강 회장의 욕심쟁이 놀부 연기가 가관이었다. 흥부역의 김 명창이 창을 멋들어지게 뽑아내는 데다 욕심쟁이 놀부 역을 능청스럽고 익살스럽게 해내는 김 회장의 연기가 어우러져 관중들을 포복절도의 지경으로 몰아갔다.
충청향우회 회원인 진경자 재독시인이 지은 “충청인의 노래”를 김우선 고문이 낭독하고 나서 1부 마지막 순서로 임원과 회원들이 정성껏 마련한 성대한 만찬을 즐겼다. 누군가는 한인단체 음식의 대가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 충청인향우회 음식이 바로 한국 전통 음식의 표본 맛인 것 같다는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2부 문화행사 사회는 김우선 고문이 진행했다. 이용자 부회장이 먼저 내빈을 소개했다. 김계수 박사, 지정옥(정성규 회장 부인), 박영희 재독한인간호협회장, 서봉석 뮌스터한인회장, 김순복 재독강원도민회장, 유제헌 유럽총연 명예회장, 김영지 쾰른한인회장 겸 이북5도민회장, 이연우 복흠한인회장, 정운숙 재독영남향우회장, 하리라 레클링하우젠한인회장, 고창원 뒤셀도르프한인회장, 심동간 재독한인글윅아우프총연합회장, 조용수 쾰른토요축구회장, 양봉자 브레멘한인회장, 동포언론인 등이 소개됐다.
이병덕 동포사회 최고가수가 오랜만에 잔치에 참석, 찬조 출연하여 나훈아 곡 ‘찻잔의 고독’을 열창함으로서 ‘노병은 아직 죽지 않았음’을 과시하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어 동포 재주꾼들의 영상반주기를 통한 노래자랑, 그리고 복권추첨 등을 번갈아 가며 진행했다.
쾰른한인회와 레버쿠젠한인회 임원들이 함께 ‘토요일 밤에’, ‘백세인생‘를 열창했다. 두레풍물패 단원들의 라인댄스(내 나이가 어때서)는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최고령인 김계수 박사와 올해 85세 이상 원로 회원 2명에게 쌀 1포씩을 전하며 만수무강을 기원했다. 아울러 김거강 회장이 취재차 나온 동포언론 기자 4명에게도 쌀 1포씩을 선물했다.
춤파티와 복권 추첨, 노래자랑 등이 교대로 반복되면서 충청인향우회 대보름 잔치는 무르익어 갔으며, 이날 잔치에는 경품도 푸짐했으며 복주머니도 많았다. 300유로(지정옥 기부), 300유로(양봉자 기부), 2개의 200유로(김현진, 권혁위 기부), 4개의 100유로(염진곤 3, 김종철 1 기부) 등 8개의 복주머니가 뜨거운 열기 속에 추첨되었다. 재독서예작가 오수혁 회원의 친필(자승자강 自勝者强, 심청사달 心淸事達) 고급 액자도 주인을 찾아갔다.
9시30분경 김거강 회장이 내년 만남을 기약하며 무사 귀가를 바란다는 폐막 인사로 2025년 충청인향우회 정월대보름잔치가 막을 내렸다.
【이 순 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