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민당 대표, 2차 투표로 도이칠란트 신임 총리로 선출
도이칠란트 분데스탁(Bundestag, 연방하원) 신임 총리 인준 투표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F도이칠란트 기독민주당 대표가 총리로 선출됐다.
메르츠는 2025년 5월 6일 오전 베를린 의사당에서 열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한 후 오후에 열린 신임 총리 인준 재투표에서 가까스로 과반을 확보해 도이칠란트 새 총리로 선출됐다.
메르츠는 전체 630명의 하원 의원 중 618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325표를 얻어 과반(316표)을 넘겼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은 총 289명이었다. 그는 앞서 이날 오전 열린 첫 번째 투표에서는 전체 630명의 의원 중 621명이 출석한 가운데 과반에 6표 모자란 310표를 얻는 데 그쳐 총리가 되지 못했다.
메르츠의 CDU와 기독사회당(CSU)의 연합 정당인 중도 보수 기민·기사연합(208석)은 중도 좌파인 사회민주당(SPD·120석)과 대연정을 통해 328석을 확보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오전 투표 결과는 이변으로 평가됐다. 과반수를 확보한 연정의 총리후보가 첫 투표에서 낙마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는 평이다. 예상 밖의 결과를 받아 든 연정 지도부는 긴급회의를 갖고 대책을 숙의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에는 상황이 변했다. 기민·기사연합과 SPD는 제1야당인 극우 성향 ‘도이칠란트를 위한 대안(AfD)’을 제외한 녹색당 등과 손잡고 이날 바로 재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도이칠란트 기본법에 따라 연방의회는 14일 이내 다시 총회를 소집해 총리 선출 재투표를 할 수 있지만, 신속하게 움직인 것이다. 연정 측은 이날 연방 하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바로 재투표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을 활용했다.
메르츠 신임 총리는 이날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도이칠란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취임 선서를 했다.
메르츠가 총리에 최종 선출되긴 했지만 도이칠란트 매체들은 1차 투표 부결에 대해 “좌우 연정 내 불협화음이 드러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한 중진 의원은 “연정 합의만으로 안정적 국정 운영이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라고 말했다. CDU 내부에선 “대연정에 불만을 가진 당내 일부 강경파와 SPD 내 반대 기류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편 올라프 숄츠(67) 전임 총리는 5일 퇴임했다. 2021년 12월 8일 취임해 3년 5개월 만이다. 정권으로는 역대 최단임, 총리로는 역대 3번째 단임 기록으로 알려졌다. 새 연정에 사회민주당도 참여하지만, 숄츠는 입각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 유 종 헌 기자 】 (사진 ARD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