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한인회, 2025년 베를린 문화카니발 대규모 퍼레이드 참가
– 프리드리히샤인 구청장, 내년에도 카니발 개최 가능성 제기-
2025년 6월 8일(일), 성령강림절(Pfingstsonntag)에 펼쳐진 전통적인 대규모 거리 퍼레이드는 베를린에서 6월 6일(금)부터 6월 9일(월)까지 4일간 열린 ‘2025년 베를린 문화카니발(der Karneval der Kulturen 2025 in Berlin,)의 절정을 장식했다.
베를린 문화카니발은 1996년에 시작된 행사로 올해 제 27회 째다. 인종차별과 수많은 공격 이후, 다양성과 평화로운 공존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시작하기 전 약간의 비가 내리기도 한 이번 성령강림절 대규모 퍼레이드의 경로는 크로이츠베르크에서 수년간 진행된 건설 프로젝트로 인해 사상 처음으로 크로이츠베르크의 그나이제나우슈트라세(Gneisenaustraße)를 거치지 않고 프리드리히샤인과 미테의 프랑크푸르트사람 거리(Frankfurter Allee)/ 칼 마르크스 알레(Karl-Marx-Allee)를 따라 진행되었다.
칼 마르크스 알레는 구 동독의 웅장한 대로이자 폭 90m로 유럽에서 가장 인상적인 거리 중 하나이다. 문화 카니발 공동책임자인 안나-마리아 자이페르트는 “크로이츠베르크, 동베를린, 브란덴부르크가 어우러진 멋진 군중이 느껴진다”고 열광했다.
매년 봄, 5,000명의 공연자와 50만 명의 관객이 6월 8일에 열리는 문화 카니발 퍼레이드를 위해 베를린 거리를 꽃밭으로 물들인다. 하지만 올해 퍼레이드는 크로이츠베르크 구역에서 프리드리히샤인 구역으로 변경되었다.
거리 퍼레이드는 오후 1시 30분 프랑크푸르터 알레와 프로스카우어 거리 교차로에서 출발하여 칼 마르크스 알레(Karl-Marx-Allee)를 따라 이동한 후 베롤리나 거리 교차로에서 끝났다. 칼-마르크스-알레의 중앙분리대는 자연 보호 구역이므로 주최 측은 이 지역을 피하도록 권고했다.
올해 퍼레이드에는 앙골라, 아르메니아, 볼리비아, 베트남 등 전 세계를 대표하는 69개의 다양한 수레, 밴드, 댄스팀이 참여했다. 그중 13개 팀은 처음으로 참여했다. 밝은 색상, 역동적인 리듬, 그리고 정교한 안무가 특징이었다. 에콰도르 멀티컬러(Ecuador Multicolor), 자마 아프리카 봉고(Jamah Africa Bongo), 그리고 마지막으로 참여한 카니발 익스플로전(Carnival Explosion)이 하이라이트였다.
한국팀은 베를린한인회(회장 이영기)가 팀워크를 이룬 ‘아리랑 코레아(Arirang Korea)’라는 팀명으로 14번째로 출전했다. 7-80여 명의 참석자들이 얼굴을 태극모양으로 분장하고 농악대 같은 의상으로 치장했다. 맨 앞에는 ‘아리랑 코레아(Arirang Korea)’ 깃발과 이영기 베를린 한인회장이 앞장서고 그 뒤를 신랑, 각시가 폐백할 때 입는 의상을 입고 연신 관객을 향해 엷은 미소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덧붙이며 행렬을 쫓는다. 사물놀이 악대가 그 뒤를 따르며 징, 장구, 꽹과리, 북소리로 구경꾼들의 시선을 끌어 들였다.
연도에 서서 구경하는 관객들도 어깨를 들썩이며 “할로 코리아!”라고 외치면서 엄지를 치켜세우곤 했다. 그 밖에도 손에 빨강색 큰 부채, 또는 작은 부채를 들고 뒤에서 일행을 쫒으며, 음료수나 간식거리를 참석자들에게 제공하는 이들도 있었다. 주독일 대사관에서 임상범 대사와 양상근 문화원장, 김세라 영사 등이 자리를 함께해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한편 일본은 ‘미코시(가마)’라는. ‘마츠리’ 때 신이 지역을 돌아다니기 위해서 타는 가마 같은 작은 탈것을 들고 나왔고, 중국은 금빛 같은 아주 긴 용의 형상을 한 물체를 앞세우고 나왔다.
카니발 데어 쿨투렌(Karneval der Kulturen) 퍼레이드는 크로이츠베르크(Kreuzberg)의 블뤼허플라츠(Blücherplatz)에서 열리는 콘서트, 댄스, 스턴트 쇼,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많은 광대 공연으로 가득한 4일간의 거리 축제의 하이라이트이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사푸카이우 노 삼바(Sapucaiu no Samba)” 팀은 화려한 색상의 의상과 개구리 복장을 한 댄서로 퍼레이드의 시작을 알렸고, 관중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일요일 늦은 저녁, 마지막 그룹들이 칼 마르크스 거리(Karl-Marx-Allee)를 행진한 지 약 한 시간 후, 주최측은 올해 문화 카니발의 초기 참가자 수를 발표했다. 주최측에 따르면 프리드리히샤인(Friedrichshain)과 미테(Mitte)의 새로운 경로를 따라 약 75만 명의 관객이 모였는데, 이는 작년보다 약 10만 명이 증가한 수치다. 약 4,500명의 참가자가 퍼레이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지금까지는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평화롭고 성공적인 카니발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라고 오후 10시경 대변인이 말했다. 새로운 퍼레이드 경로는 호평을 받았고, 참가자들은 넓어진 공간을 환영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문화 카니발의 하이라이트인 거리 퍼레이드는 화려한 의상, 우레와 같은 북소리로 성령강림절 일요일에 베를린을 행진했고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열광적으로 축하했다.
2025년 베를린 문화 카니발은 나흘 동안 블뤼허플라츠(Blücherplatz) 일대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펼쳐졌다. 약 830명의 아티스트가 세 개의 무대에서 음악, 연극, 공연을 선보이고, 약 350개의 부스에서는 수공예품, 정보, 음식과 음료를 판매했다.
【 이 순 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