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스터란트한인회 10번째 화합 음악회 개최
– 뮌스터 시민들과 음악으로 하나 되는 만남의 장을 열다 –
– 기라성 같은 출연진들이 등장, 하이클래스 음악의 진수를 보여줬다 –
2025년 6월 13일 뮌스터란트한인회(회장 서봉석, 이하 한인회)는 2014년부터 코로나 시기 때 1번을 제외하고는 매년 개최하는 음악회를 올해 열 번째 개최하고, 한인 동포들이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더욱 모든 시민에게로 다가가서 함께 화합하고 어우러져 살기 위한 화합의 장으로 음악회를 개최했다. 음악회는 매우 훌륭했다. 선곡도 좋았고, 출연 음악가의 기량도 대단했다.
근래 들어 유난히 날씨가 좋은 이날, 시청 홀에서 개최된 음악회에는 한인들뿐만 아니라 현지외국인들이 다수 모여들어 200여 명의 관객이 운집하였다.
오후 3시에 막을 연 음악회는 국민의례 없이 바로 ‘아리랑무용팀(단장 Schäfer 김혜숙)이 한국 모듬북 공연으로 막을 열었다. 인사말과 축사 순서에 이어 도이칠란트 오페라 하우스나 테아터에 전속되어 노래를 부르는 성악가이거나 기악을 연주하는 기라성 같은 출연진들이 등장하여 하이클래스 음악의 진수를 보여줬다.
먼저 한국음악을 선보이고, 그 다음에 외국음악을 공연했다. 음악회 출연진은 뮌스터에 거주하는 한국인이어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이번 첼로 연주자는 핀란드인 인데 바이올리스트의 남편이어서 예외로 인정하고, 무용단은 뮌스터에 없으므로 매년 다른 도시에서 초청한다고 한다.
음악회 무대는 흰 저고리와 초록 색 치마의 고운 한복을 입은 6명(김혜숙, 박연희, 이양자, 권선미, 정인숙, 이선아)의 아리랑 무용단이 등장하여 모듬북 공연으로 화려하게 막을 열었다.
이어 연 보랏빛 치마에 흰색 저고리를 곱게 차려입은 서봉석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뮌스터한인회에서는 우리 동포들이 뮌스터 시민들과 함께 화합하며 살아가고자 우리의 문화와 풍습을 소개하는 특별한 음악회를 개최하는데, 어느새 열 번째를 맞이하게 되었다”면서 “이 뜻 깊은 순간을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국을 떠나 이국에서 생활하는 우리 모두는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뮌스터에서 혼자 돌아가는 수레바퀴가 아닌, 서로 어우러져 공존하는 공동체의 일원이 되자”고 강조했다. 또한 “함께 힘을 모아 우리의 위상을 자랑스럽게 드러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조촐한 음식과 음료수를 준비하였으니 음악회가 끝난 후 함께 나누며 더욱 깊은 화합의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했다.
뮌스터 시청 통합 위원회(Integrationsrat) 마리아 살리나스(Maria Salinas) 위원장이 축사를 했다. 이어 주독일 대한민국 대사관 본분관 민재훈 분관장이 축사를 전하며 음악회를 준비한 서 회장 이하 한인회 관계자들과 출연진 들을 격려했다.
서 회장이 재독한인총연합회 정성규 회장 부부, 재독일한인체육회 김상근 회장 부부, 라이너 숼러 독,한협회 NRW회장, 차순녀 본한인회장, 재독한인총연합회 이양자, 박금숙, 이정란 임원 등 내빈을 소개했다.
음악회는 먼저 소프라노 박예슬이 무대에 올라 솔로로 “강 건너 봄이 오듯, (Der Frühling kommt über den Fluss)”을 불렀다. 이 곡은 송길자 시인이 작사하고 임긍수 작곡가가 작곡했다. 추운 겨울을 지나 봄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을 잔잔하고 고요한 느낌으로 표현해 힘차게 나아가고자 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흠뻑 담고 있다.
한국의 소프라노 안젤라 박(본명: 박예슬)은 2016년 서울 오케스트라 콩쿠르에서 1위, 2021년 안톤 국제 콩쿠르에서 3위를 차지했다. 2023/24 시즌부터 뮌스터 극장 오페라 스튜디오에서 활동한다.
프로그램은 피아노 삼중주로 이어졌다. 피아니스트 신희은, 바이올리니스트 조기연, 첼리스트 크리스티안 화거슈트렘이 클라라 슈만(Clara Schumann)의 “G단조 Op. 17 3악장 안단테”를 연주했다. 그녀는 독일의 작곡가, 피아니스트이자 음악 평론가로 가장 위대한 낭만주의 작곡가 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로베르트 알렉산더 슈만(Robert Alexander Schumann)의 부인이다. 교수가 되어서 많은 피아니스트 제자들을 길러내기도 했다. 1990년대 독일의 100마르크 지폐에 클라라 슈만의 초상이 쓰이기도 했다. “내가 들어본 것 중 최고의 안단테다”라고 하는 의견들이 많고 “멜로디가 정말 아름답고 멋지다.”는 평을 받는 이 곡을 세 연주자가 아주 잘 연주해 주었다.
신희은 피아니스트는 1998-2001-이탈리아 프란체스코 베네체 로비고 음악원 피아노과 음악학위(디플롬) 취득하고 2002년부터 강사, 피아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조기연 2016년부터 뮌스터 심포니오케스트라에 근무하며, 크리스티안 화거슈트렘은 2021년부터 뮌스터 심포니오케스트라에서 대체솔로 첼리스트(stellvertretender solo Cellist)로 활약한다.
“시편 23편(Der 23. Psalm), 나운영 작곡”을 테너 심윤성이 불렀다. 이 곡은 나운영 작곡가가 6.25전쟁으로 인해 부산에서 피난생활을 할 때 지었다고 한다. 일제로부터 해방돼 어려운 시기를 면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느닷없는 북의 남침으로 부산으로 밀려나 고생하던 시기에, 자신보다도 고생을 훨씬 많이 했을 다윗이 자신을 지켜준 야훼 하느님께 감사하는 이 시에서 평안을 느끼며 작곡하지 않았을까 하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시편 23편은 슈베르트가 작곡한 곡도 있다.
심윤성은 페스티벌시티 파사우 국제 성악 콩쿨에서 1등, 잘츠부르크의 그란디 보치 국제성악 콩쿨에서 1등 차지. 2011년부터 2022년까지 뮌스터 테아터에서 고정 멤버로 활동하는 한편으로 슈투트가르트 국립테아터, 마인츠, 아우스부르크, 코블렌츠 등에서 활약했다.
유일한 기악 연주 시간, 튜바 연주자 김한솔(Emil Hansol Suelberg)이 튜바로 신희은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Ständchen(F.Schubert)”과 “Libertango(A.Piazzolla)”를 연주했다. “Ständchen”(D 957, No. 4)은 프란츠 슈베르트의 유명한 곡으로, 종종 “세레나데”로 불린다. 리베르탱고(libertango)는 탱고의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가 1974년에 작곡한 곡. 튜바는 베이스와 콘트라베이스처럼 저음역대를 연주하는 금관악기다. 역사는 짧지만 묵직한 저음을 담당하면서 오케스트라의 무게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2008년 생으로 이제 막 17세에 접어든 김한솔은 10살 때부터 튜바를 배우기 시작해 지난해 2024년에 도이칠란트전국음악경연대회 튜바 솔로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음악 영재다.
다시 성악으로 돌아와 한국가곡 “묵향(Der Duft von Tinte)”을 베이스 류기훈이 불렀다. 조원숙의 시 ‘묵향’ 속에 내포되어 있는 낭만과 아름다움을 빠뜨리지 않으며 한국적인 정서로 이원주가 서정적인 곡을 붙였다.
연세대학교 출신인 베이스 류기훈은 2017년 도이칠란트 가곡 콩쿠르에서 3등을 하고, 2018년 동아뉴스 음악 콩쿠르에서 3등을 했다. 2023년부터 뮌스터 테아터에서 베이스 솔리스트로 활약 중이다.
아리랑무용단이 다시 무대에 올라 부채춤을 추었다. 이름 그대로 부채를 사용하여 추는 춤. 고전 무용에서부터 현대 무용, 혹은 상업적 댄스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쓰인다. 현대적인 무대를 고려하여 만든 만큼, 모체인 태평무와 승무에 비하면 템포가 빠르다. 또한 어떤 무대에도 잘 어울리는 편이고, 현대적으로 다양한 변형을 가미해도 잘 어울리는 높은 완성도를 지닌 무용이기도 한다. 가장 성공적으로 한민족의 전통 춤을 축약한 무용이라고 평가 받는다. 전 세계의 거의 모든 한민족 공동체에서 공연된다.
이태리 오페라작곡가 빈첸초 빌리니 (V.Bellini)의 오페라 “La Sonnambula(몽유병의 여인)” 중 Care compagne, e voi…(오 친애하는 여러분)을 소프라노 박예슬이 솔로로 불렀다. 19세기 전반의 이탈리아 최대 작가인 벨리니의 대표작품으로 멜로디의 애처로움과 온화한 음악으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인기를 차지하였다.
아리랑 변주곡(Arirang Variations, 박은희 작곡)을 신희은 피아니스트가 솔로로 연주했다. 아리랑 멜로디를 가지고 화려하고 애잔한 피아노곡으로 각색한 변주곡은 아리랑의 또 다른 멋을 느끼게 했다.
베이스 류기훈이 베르디의 “Il lacerato spirito aus Simon Boccanegra, G.Verdi(시몬 보카네그라의 찢어질 것처럼 아픈 영혼)”를 불렀다. “Il lacerato spirito”는 베르디의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에서 시몬이 부르는 아리아이다. 이 아리아는 오페라 1막의 2장에서 등장하며, 시몬의 고뇌와 슬픔을 표현한다. 특히, 딸 마리아를 잃은 슬픔과 자신의 죄책감을 담고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테너 심윤성이 너무나 애절하면서도 달콤한 세레나데인 프란츠 레하르(F.Lehár)의 aus “Das Land des Lächeln(미소의 나라)”에 나오는 아리아, “Dein ist main ganzes Herz(당신은 나의 모든 것)”을 불렀다. 프란츠 레하르는 헝가리 출신 오페레타 작곡가이다.
이어 피아노 3중주로 “Oblivion (A.Piazzolla)” 피아졸라의 망각과 “Ich werde im grünen Berg leben (Y.J Kim) 청산에 살리라, 김연준 작사, 작곡)이 연주되었다. 피아노 3중주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로 구성된 클래식 앙상불이다. 현악의 따뜻한 선율과 피아노의 선명한 울림이 어우러져 작지만 풍성한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 신희은 피아노, 조지연 바이올린, 크리스티안 화거슈트렘 첼로가 협연했다.
“Lippen schweigen” aus “Die lustige Witwe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 중 입술은 침묵하고)”는 헝가리에서 태어난 프란츠 레하르(Franz Lehar)에 의해 1905년에 작곡된 전3막 오페레타 메리 위도우(The Merry Widow) 유쾌한 미망인의 대표곡 가운데 하나로 3막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미망인 ‘한나’역의 소프라노와 ‘다닐로 백작 ‘역의 테너가 함께 노래하는 이중창 곡이다. 소프라노 박예슬과 테너 심윤성이 듀엣을 이루었다.
그칠 줄 모르고 이어지는 박수 갈채와 앙코르 요청에 출연자가 모두 무대에 올라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의 ‘고향의 봄’ 3중주를 음미하고, 이어 출연자와 청중들이 함께 ‘고향의 봄’을 합창하며 음악회는 막을 내렸다.
음악회가 끝나고 뮌스터란트한인회 임원들이 준비한 김밥, 잡채 등 한국 음식과 와인 등 음료수를 제공, 대화의 장을 이어갔다. 이번 음악회를 위해 재외동포청과 재독한인총연합회에서 후원했다.
【이 순 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