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프랑크푸르트한국문화회관과 함께하는 한독문화교류잔치’성료
2025 프랑크푸르트 한국문화회관(이하 문화회관, 대표 박선유)과 함께하는 한독문화교류잔치가 2025년 10월 7일(화) 오후 3시 프랑크푸르트 발터-콜브거리 5-7번지(Walter-Kolb-Straße 5-7)에 위치한 프랑크푸르트한국문화회관에서 개최되었다. 이 잔치는 한국의 추석명절을 끼고 추석잔치 겸 개최되는 관례에 따라 이번 잔치도 추석인 6일의 이튿날인 7일 개최되었다.
2023년 12월에 문화회관 개관 20주년을 맞아 처음 시행한 ‘프랑크푸르트한국문화회관과 함께 하는 한·독문화 교류잔치’는 올해 3년차를 맞이하여 예년과 별반 다름없이 문화회관 수강생들이 그동안 강좌를 통해 연마한 실력을 무대를 통해 선보이거나 작품을 전시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이번 잔치에서 특별한 것은 박선유 대표가 문화회관 운영상의 애로사항을 인사말을 통해 큰 울림을 주는 언어로 강력 호소 했으며, 김은정 총영사는 오늘날 도이칠란트에서의 한국문화 발전에 파독광부·간호사들의 진실하고 근면한 활동이 밑받침이 된데다 문화회관과 같은 단체가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화답한 것이다.

권복숙 이사의 사회로 시작된 행사는 1부 순서에서 국민의례에 이어 박선유 대표의 인사말,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영사인 김은정 총영사의 축사가 이어졌다.
박선유 대표는 자리를 함께한 모든 이들에게 우선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특히 공사다망함에도 불구하고 참석한 김 총영사, 차 영사를 비롯하여 수강생들을 지도하는 강사와 이 자리를 만들기 위해 수고한 운영위원(자원봉사) 등 문화회관 관계자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리고 첫 마디가 문화회관의 강좌가 다양해지고, 강좌 수도 늘었다면서, 그 예로 독서모임반과 한지공예반이 신설되고, 2세나 직장인들을 위한 저녁 서예반도 신설했음을 알리며, 은근히 문화회관의 지속적인 발전상을 부각시켰다.
그러면서 도이칠란트에 한국문화회관 또는 문화원이 베를린과 에센, 프랑크푸르트, 이렇게 3곳이 있으나 강좌를 개설하여 주기적으로 한국문화를 보급, 전파하는 곳은 프랑크푸르트가 유일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덧붙여 베를린 문화원은 일종의 국가기관이기는 하나 공연, 전시, 영화 등의 관람을 통해 한국문화를 홍보하고, 한국어 강좌 프로그램은 있으나 그밖의 지속적인 한국문화강좌 프로그램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또한 에센 문화회관은 행사 개최장소로 주로 이용된다며 세 문화단체의 기능이 다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이러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프랑크푸르트문화회관이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재독한국경제인협회(Koebag)가 지원하던 건물임대비 전액이 2023년 6월 중단되고 코로나 위기시대를 지나면서 건물세는 월 2200유로로 오르고 총운영비가 3200유로나 소요되는데, “만약 여러분이 안 계셨으면 그 때 이미 프랑크푸르트문화회관은 문을 닫았을 것”이라면서, 특별회원으로 가입하여 회비를 납부해 주시는 분들, 후원금을 내 주시는 분들, 경비를 아끼겠다고 문화회관의 궂은 일까지 도맡아 해주는 분들 덕분에 근근지덕 어렵게 지금까지 이끌어 오고 있으나 앞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상존함을 감사의 마음에 담아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앞으로 어떠한 역경이 불어 닥쳐도 한인 정체성 유지나 2세들에게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 제공을 위해서라도 결코 프랑크푸르트문화회관은 포기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덧붙여 박 대표는 김은정 총영사가 특히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고 프랑크푸르트문화회관 운영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주고 있으니 여러분은 너무 불안해 하지 마시라고 격려하며, 문화회관 운영진 11명과 회원들이 똘똘 뭉쳐 문화회관이 결코 문 닫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눈물겹도록 큰 관심과 격려, 도움 주시는 여러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할 터이니, 문화회관의 건강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셔서 모두들 건강 잘 지키시라고 당부하며 인사말을 마쳤다.

김은정 총영사는 우선 한국문화교류잔치를 축하한다며 박선유 문화회관 대표와 임원, 자원봉사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여러 어려운 여건에서도 역대 대표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애정과 헌신으로 현재까지 발전을 이뤄낸 결과 오늘 문화회관은 동포들이 함께 배우고 교류하는 소중한 배움터이자 도이칠란트사회에 한국문화를 알리는 중심공간으로 자리매김하였기에 이 자리를 빌려 모든 관계자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표님께서 말씀 하셨듯이 요즘 세계 곳곳에서 한국문화컨텐츠가 인기가 드높다면서 K-푸드, K-드라마, K-컬쳐 등에서 하는 말이 이제는 보편적인 언어가 되었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지난주 알테 오파에서의 국악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더라도 우리 전통무용도 세계인들과 감동을 나눌 수 있는 품격 문화유산임이 확인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세계 공감과 성취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낯선 땅에서 한국인의 진실함과 따뜻한 정을 보여 주면서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신뢰를 쌓아온 동포 여러분의 헌신이 그 밑바탕이 되었음을 믿는다고 했다. 특히 도이칠란트에서는 파독 간호사와 광부 선배님들의 근면과 성실이 도이칠란트사회의 신뢰와 존경을 이끌어 냈고, 그 위에 문화회관과 같은 단체들이 꾸준히 활동한 결과 오늘날 한국이 문화강국으로 인정받게 되었음을 믿는다고 강력한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도 한국문화회관이 교민사회의 다양한 문화 욕구를 잘 읽고 현지인들과 활발히 교류하고 우리의 문화 예술을 더 깊이 있게 전해주기를 기대한다면서 이날 발표와 공연을 준비한 강사들과 수강생 여러분에게 오늘 문화행사를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2부에서는 문화강좌를 수강하는 수강생들이 무대에 올라 실력을 뽐내거나 강사들이 등단하여 각기 직접 맡고 있는 강좌에 대하여 설명하기도 했다.

한국무용반(박계순 강사) 김승숙, 임완자. 이현숙, 신태선 등 4명의 수강자들이 제일 먼저 고운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올라 기악반주를 배경음악으로 굿거리춤을 추고, 나중에 부채산조에 맞춰 한국춤의 형식미가 두드러지는 부채춤을 추었다. 우아한 춤사위에 끌려 관람자들은 환호했다.

필라테스반의 권영숙, 권혁위, 박선유, 이휘례, 김정순, 노순자, 고영희, 이정은, 이혜경, 문영례, 박승자, 권마리아 등 12명의 수강자들이 흰티셔츠에 검정색 하의를 입고 서경순 강사의 구령에 따라 다양한 몸동작으로 관객을 매혹시켰다. 관객들이 고난도 동작을 보고는 박수를 치고, 앉아서 하는 동작이 힘에 겨워 아구구하는 신음소리가 들릴 때는 폭소를 멈추지 못했다. ‘복음을 심었습니다’라는 경건한 찬양 율동도 잘 소화해냈다.
한국화반은 장선옥 강사가 소개했다. 장 화백은 ‘한국화는 전통적으로 화선지에 먹이나 물감을 사용하여 선의 표현과 여백을 중시하며 그림을 그리는 예술’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화에는 여러 장르가 있는데 한국화반에서는 시, 글씨, 그림을 함께 그리는 문인화를 주로 그린다고 했다. 이번에는 8월 전시한 작품 몇 점을 걸었다면서, 요즘은 수묵화를 주로 그린다고 했다. 그리고 계절에 따라 소재를 선택하여 그림을 그리는데 이번학기에는 감과 석류를 주로 그린다면서, 이전에는 한국화를 소품으로 부채, 양초에 수묵화를 그렸는데, 이번에는 컵에 그림을 그린다고도 했다. 앞으로 전통을 넘어 생활미술을 활용, 수묵화를 당당하게 발달시키고자 한다며 많은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글서예반 김유진 강사는 수강생이 늘어나면서 현재의 수요일 저녁반, 금요일 오전반에다 다음 주부터 월요일 저녁반을 늘릴 계획이라고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새로 생기는 반 구성원은 대부분 학생이나 직장인이라면서 사실 한글을 모르는 상태에서 ㄱㄴ부터 배워가며 글씨를 쓰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그 마음 읽으려 노력하며 일상생활에서 서예를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자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금년 8월 문화회관내에서 ‘한지에 피어난 한글사랑’ 이라는 주제로 전시한 작품 몇 점이 이날 행사장에 전시되었다.

라인댄스반은 권복숙, 정경숙, 전정자, 서경숙, 노순자, 박승자, 서옥화 등 수강자 7명이 노랑색 상의, 검은색 하의를 착용하고 임정자 강사의 리드에 따라 목화밭(Cotton Fields), 최진사댁 셋째딸, 써니 노래에 맞춰 라인댄스를 멋지게 추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즐겁게 춤추며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성악반은 이은주 강사의 피아노반주에 맞춰 김정자, 김윤아, 임신애, 이한나 등 4명의 수강생들이 ‘시간에 기대어(최진 작사/작곡)’, ‘Der Nussbaum( Robert Schumann)’, ‘아 가을인가?(나운영 곡)’ 등 노래 3곡을 잘 불렀다.
독서모임반은 올해 5월 탄생했다. 문화회관에서 가장 최근 생성한 신생반으로 목요일 저녁반이다. 평상시엔 회원들이 주로 발표한다고 하는데, 이날은 강숙 강사가 강좌를 프레젠테이션했다. 2주일에 1번 목요일 저녁 6시에 강좌가 시작하며 책은 안 읽고 와도 대환영이란다. 화두는 ‘열림’이라며, 언제든 들어올 수 있고, 주제, 만남의 시간 다 자유롭다고 강조한 그는 사고의 열려있음은 평화로운 형태로 폭력에 대해 맞서있음이라고 했다. 처음에 채식주의자를 읽고 폭력이라는 화두가 한강 작가의 엄청난 필력으로 우리 앞에 던져진 물음을 이해해 보려 노력했으나 어려웠다고 밝혔다. ‘채식주의자(한강)’를 읽고 ‘소년이 온다(한강)’를 읽은 뒤 ‘박완서 스페셜’, ‘소외된 여성의 해방과 인간화(손덕수)’, 한국현대사(브루스커밍)를 읽고 토론하며 공감의 기분을 맛보았다고도 털어놨다. 앞으로도 책뿐만 아니라 사고와 경험의 지평을 열어보고자 다양한 시도를 열어두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어른 김장하(김주완)’의 다큐멘타리 필름을 보기도 하고, 문학 위주의 편식 수단을 벗어나서 경제 산책에도 나서 장하성의 자유주의 경제체제의 허구성에 대해 살펴보는 색다른 흥미로운 시간도 가졌다고 밝혔다.
한지공예반(강사 정연화)은 사정상 김유진 수강생이 설명했다. 한지를 소재로 만드는 작품이 생각보다 단단해 생활용품에 응용할 수 있으며, 친환경적요소가 많음을 강조했다. 부채와 컵에 그림을 그린 작품 몇 점을 전시했으며, 현재 강좌시간은 화요일 저녁 6시부터 8시까지인데 변경 가능성이 있다며, 언제든 문화회관에 문의하길 바란다고 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맨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오른 판소리반은 김여주 강사의 장구장단에 맞춰 ‘금강산노래’, ‘범내려온다’, ‘개타령’ 등 밝고 경괘한 곡으로 관객을 압도하였다. 추석잔치에 잘 어울리는 한폭의 그림 같았다.

박선유 대표가 운영위원과 강사들에게 선물을 증정하고, 박선유 대표에게 감사의 꽃다발을 전달하는 것으로 2부 순서도 막을 내렸다.
3부에서는 주최측에서 준비한 잡채 만두, 떡, 김밥과 여러 다과가 차려진 상을 펼쳐 놓고 타향에서 맞이하는 추석명절의 허전하고 서글픈 마음을 함께 달래가며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는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이 순 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