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팔마스에 한국원양선원 위로 기념조각상 제막

-한-스페인 수교 75주년 기념,  한국원양선원 라스팔마스 진출 60주년 연계-

라스팔마스 = 스페인) 1970년대 이역만리 망망대해에서 온갖 역경을 극복하며 외화를 벌어 들여 조국의 경제발전과 근대화의 초석을 다진 원양선원들의 역사가 있다.  그 노고를 위로하며, 한·스페인 양국 수교 75주년을 기념하여 주스페인대한민국대사관 라스팔마스분관(총영사 고문희, 이하 분관)이 기념조각상(그리팅맨)을 설치했다.

2025년 10월14일(화) 11시 라스팔마스 라루스항구의 산타 카탈리아 부두에서 그리팅맨 제막식이 열렸다.

이날 제막식에는 안셀모 페스타나(Anselmo Pestana) 카나리아 중앙정부대표,  베아트리스 칼사다 오헤다(Beatriz Calzada Ojeda) 카나리아 항만청장(축사),  안토니오 모랄레스(Antonio Morales) 카나리아 도서청장,  알폰소 카베요(Alfonso Cabello)  카나리아주정부 대변인(페르난도 클라비호 바트예 주지사  축사 대독) 등  현지 주요 인사들이 참석,  그리팅맨 제막을 축하했다.

또 임수석 주스페인대한민국대사, 고문희 라스팔마스분관 총영사,  김영기 유럽한인총연합회장, 박천욱 재스페인한인총연합회장 외에도  박덕 카나리아관광추진위원회 대표,  최기환 라스팔마스한인회장, 홍병표 테네리페한인회장,  김성건 테네리페한인회 전임회장,  이동근 란사로테한인회장,  정무섭 라스팔마스한인회 부회장 등 원양어업계 출신 동포 50여명이 함께 했다.

특히 라스팔마스에서 원양어업으로 한때 10조 원대 자산을 모으는 신화를 쓰며, 장학금으로 만 180여 억 원을 쾌척한 선박왕, 권영호 인터불고 그룹 회장이 함께 해 참석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오헤다 카나리아 항만청장은 축사에서 “한국이 카나리아 제도의 경제 발전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으며, 부두를 활기와 생명으로 가득 채워주었고, 우리는 그 역사가 머지않아 다시 되풀이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바트예  카나리아 주지사는 알폰소 카베요 대변인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한국과 오랜 역사 속에서 경제, 문화, 스포츠, 항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어온 점을 조명하며, 현재 그 가치가 이어지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아울러 그는 대학, 도서청, 주정부와 협력 사업을 펼치며 아프리카와 미대륙 등 함께 세계를 바라보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리팅맨이 설치된 라스팔마스  라루스항구는 1966년 한국수산개발공사의 원양어선 강화호 제601호가 처음 입항한 부두로 현재는 크루즈선이 정박하며 많은 방문객이 오가는 곳이다.

1966년부터 1987년까지 이곳 라스팔마스에서 한국 원양선원들이 고국으로 송금한 외화가 8억 7천만 달러에 달했다.  1971년 당시 한국의 연간 총수출액의 5%에 상당하는 외화를 벌어 들이며 세계 5위권의 원양어업 대국으로 발전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당시 이 귀한 외화는 조국의 경제발전과 근대화를 위한 종자돈이 되어 오늘 날 대한민국이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는 초석을 놓았다.

제막식에서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은 박덕 카나리아관광추진위원회 대표가 대독한 축사를 통해  한-스페인 수교 75주년 및 한인 카나리아 정착 60주년(2026년)을 축하하고, 행사의 성공개최를 기원하며 참가자 모두의 건강과 행운을 빌었다.

고문희 총영사는 개회사를 통해 지난 60년간 고국과 멀고 먼 낯선 땅에서 수많은 어려움과 도전에도 굴하지 않고 한국인이라는 자긍심과 정체성을 지켜온 동포에게 감사를 표하고, 당시 어려운 시기에 우리 동포를 따뜻하게 맞이해 준 카나리아 시민에게도 감사를 뜻을 전달했다.

임수석 대사는 축사에서 한-스페인 수교 75주년을 맞이하여 양국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전 분야에 걸쳐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하고, 라스팔마스는 한-스페인 두 나라 우호관계의 상징이라면서, 카나리아에서 핀 우정의 싹이 더욱 더 웅장하고 아름다운 나무로 자라나기를 희망하였다.

최기환 라스팔마스한인회장은 축사를 통해 “오늘 이 자리에 세워지는 그리팅맨 조각상을 보며 1970년-80년대 원양어업의 황금기를 함께했던 교민 여러분의 헌신과 열정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면서, 언제나 우리를 따뜻하게 맞이해준 카나리아 시민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덧붙여 그는 이 그리팅맨은 단순한 조각상이 아니라 한때 이 바다를 누비며 조국 근대화를 이루었던 우리의 역사와 정신을 기념하고 앞으로 한-스페인 양국의 깊은 우정과 교류의 상징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에 처음으로 높이 6미터의 그리팅맨을 설치한 유영호 작가는 양국 국민간 역사적인 우정과 유대가 지속되기를 희망한다고 감회를 전했다.

제막행사 말미에 스페인 K-Pop 경연대회 수상자의 축하공연이 있었다. 또 행사장 한 쪽에는 한국산 자동차(현대) 여러 모델들을 전시,  판촉 활동으로 스페인 현지인들의 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개막식에 앞서 오전 9시,  임수석 주스페인대한민국대사, 고문희 총영사,  김영기 유럽한인총연합회장, 박천욱 재스페인한인총연합회장과 권영호 인터불고그룹 회장, 박덕 카나리아관광추진위원회 대표, 최기환 라스팔마스한인회장, 홍병표 테네리페한인회장, 김성건 테네레페한인회전임회장, 이동근 란사로테한인회장,  정무섭 라스팔마스한인회 부회장 등 원양어업계 출신 현지 동포 30여명이 카나리아 산라사로(San Lazaro)시립묘지  선원 위령탑 봉안당에 참배하며 헌화했다. 유영호 작가는 대형화환을 헌화하며 희생선원들을 추모했다.

라스팔마스 산라사로 시립묘지에는 한국 원양선원 희생자 위령탑(1977)과 봉안당(2002)이 설립돼 있다.  당시 원양어업 중 불귀의 객이 된 희생자의 개별 묘 117기를 이장하여 위령탑에 2002년 한국선원 봉안당(납골당)을 설치했다.  이후 117기 유해의 고국이장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도 83기는 이곳 봉안당에 안치되어 있다.

【이 순 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