쾰른한인여성합창단 제30회 정기연주회 성대하게 펼쳐져

Koeln) 세상이 온통 다가오는 성탄절 분위기에 무르익어가던 어드벤트 3주를 맞는 주말, 2025년 12월 13일(토) 오후 5시, 쾰른 소재 한 시립양로원 연회장(Festsaal der SBK Boltensternstr.)에서 한인과 현지인, 동포 단체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름다운 음악회가 성대하게 펼쳐졌다. 2025년 쾰른 한인여성합창단(단장 이용자, 지휘 이원민, 반주 이지애) 제 30회 정기연주회가 열린 것이다. 한국 속담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이 한인여성 합창단은 30년을 한결같이 꼭 이맘 때 이곳에서 노래를 부르고, 또 관객들은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자리를 메우고 함께 흥겨워 했다.

이용자 단장이 인사말을 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30년을 한 자리에서 노래할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감격해 했다. 그러나 사실은 지난해 이미 창립 35주년을 기념했으니, 올해 35회 공연을 가져야 하는데 그동안 코로나 등 공연을 할 수 없었던 때도 있어서 올해는 공연 3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노고가 많았으나 인내로, 그리고 여러분들의 격려가 지탱할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그는 쾰른 여성합창단은 우리 한인사회에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쾰른 합창대회 등 끊임없이 현지 도이칠란트사회에서도 활동을 하면서 민간외교단체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잘해냈다고 자부한다면서 앞으로도 더 그렇게 할 것임을 힘주어 말했다.

이 단장은 찬조 출연진으로 테너 김남일, 바리톤 권영민, 바리톤 김신우, 황순자 무용가 등을 소개하고 이원민 합창단 지휘자, 이지애 피아노 반주자를 소개했다.

끝으로 그는 “내년이면 파독 간호사 60주년이 되는데, 우리 합창단 구성원들이 파독간호사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면서,  프로그램을 멋지게 제작한 김금순 총무와 그동안 음향과 조명을 맡아준 유일한 남성단원이라며 페르트 씨에게 감사를 표하고, 오늘은 근심 걱정 다 털어버리고 추억에 오래 남을 음악회를 즐기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용자 단장이 “여러분이 다 내빈”이라며 내빈을 소개했다. 오랜 세월 꾸준히 쾰른여성합창단을 후원해온 김계수 박사를 필두로, 만두 200개를 만들어 싣고 온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회장 부부, 장동령 주독대한민국대사관 본분관 참사관 부부, 박대희 전도이칠란트배구대표팀 감독 부부, 성규환 도이칠란트 3.1운동기념사업회장, 김상근 재독일한인체육회장 부부, 김영지 쾰른한인회장, 김우선 전재독충청회장 부부, 윤순자 쾰른여성합창단 창립고문, 신정희 재독한인총연합회 수석부회장, 김옥배 한국국제의료재단 활동 서포터, 안순경 무지개앙상블 팀장 등이 소개되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29명의 합창단원들이 무대에 올라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남촌(김동진 작사, 김규환 작곡)’, ‘봄이 오는 길(신상우 편곡)’, ‘여우야 여우야(이동훈 곡)’를 불렀다. 그리고 ‘그대 있는 곳 까지(Eres tú, M. Hawker, 너야)’를 부를 때는 테너 김남일이 함께 불러 극적인 효과를 더했다. 이 곡은 스페인 밴드 모세다데스가 부른 노래로, 후안 카를로스 칼데론이 작곡한 곡이다.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2위를 하고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곡으로 유명하다. 이어 부른 노래는 ‘아리랑 고개위의 들장미(von Werner, 이영조)’로 아리랑 곡에 하인리히 베르너의 ‘들장미’ 가사를 붙여 불러 색다른 느낌을 전달했다. 관중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며 앙콜을 요청했으나, 단원들은 조용히 무대를 내려왔다.

이어 황 무용가가 무대에 올라 신바라춤을 추었다. 빨강색 치마에 초록색 장삼을 입고 머리에는 쪽도리 비슷한 검은 색 꼿갈모를 쓴 황 무용가는 놋쇠의 커다란 바라를 양 손에 들고 무대를 종횡무진하면서 열정적으로 춤을 추었다.  관객들은 이에 열렬한 박수를 보냈으며, 황 무용가에게 커다란 꽃다발을 선사했다.  바라춤은 불교 의식에서 스님이 바라를 들고 추는 춤으로, 불법을 찬양하고 도량을 정화하며 중생의 구제를 기원하는 수행의 한 형태다. 바라를 치고 돌리는 동작과 다라니(진언)에 맞춘 정중동(靜中動)의 조화가 특징이며, 엄숙함 속에서 활기를 더하는 한국 전통 의식 무용이다.

다음 순서로 초대 전문 음악인들의 공연이 펼쳐졌다. “저 언덕 넘어 어딘가 그대가 살고 있을까 계절이 수놓은 시간이란 덤 위에 너와 난 나약한 사람. 바람이 닿는 여기 어딘가 우리는 남아있을까… ” 잔잔한 애수가 깃드는 이 노래, 최진 작사 작곡 ‘시간에 기대어’를 쾰른 오페라극장에서 노래하는 바리톤 권영민이 감미로운 목소리로 잘 불러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 다음도 역시 쾰른 오페라극장에서 노래하는 테너 김남일이 Wolgalied aus Operette ‘der Zarewitsch’ von F. Lehar 프란츠 레하르의 오페라 ‘황제의 아들’ 중 유명한 아리아 ‘볼가의 노래(볼가 강변에 한 병사가 서 있다)’를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쾰른 오페라극장에서 노래하는 바리톤 김신우가 조동화 시인의 시에 윤학준님의 작곡으로 만들어진 노래 ‘나 하나 꽃 피어’라는 곡을 불렀다. 곡도 아름답고 가사도 좋은 이 노래는 계층에 관계없이 듣는 이에게 큰 감흥을 전달해 큰 호응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루이지 덴차(Luigi Denza)의 폴리 칸초네 ‘Funiculì, Funiculà 푸니쿨리 푸니쿨라’를 권영민, 김남일, 김신우 세 성악가가 같이 불렀다. ‘푸니쿨리 푸니쿨라’는 활화산처럼 분출하는 노래다. 화산이 분출하는 산 정상으로 올라가자고 재촉하는 이 곡에서는 성숙한 사나이의 힘과 두려움 없는 굳센 용기와 외향적이고 낙천적인 나폴리인들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관객은 이 나폴리 칸초네의 진정한 매력에 흠뻑 빨려 들었다.

15분간의 쉬는 시간이 지나고 합창단이 흰 블라우스의 검은 바지 정장 차림에 빨간 머플러를 길게 늘어뜨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살린 모습으로 다시 무대에 섰다. 첫 곡으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Ave Verum(von W.A. Mozart)’을 불렀다. 이 곡은 모짜르트가 1791년에 작곡한 짧지만 유명한 모테트로, 4성부 합창, 현악기, 오르간을 위한 곡이다. 멘델스존의 ‘Auf Fluegeln des Gesanges(노래의 날개위에)’, 멘델스존의 ‘Hoert, die Engelschoere singen(천사 찬송하기를)’,  ‘Stille Nacht, heilige Nacht(von Franz Kaver Gruber) ‘프란츠 카버 그루버 작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불렀다.  마지막 곡 ‘Mach dir keine Sorgen, Libling(전이권 작, 걱정말아요 그대)’은 테너 김남일이 함께 불렀다. 주옥같은 곡들을 주옥같은 목소리로 잘 불러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오고 앙코르를 요청했다. 합창단은 ‘아리랑 고개위의 들장미’로 화답했다.

공연이 다 끝나자 손주들인 듯한 작은 손들이 큰 꽃다발을 들고 쪼르르 무대에 올라 할머니에게 꽃다발을 안기는 아름다운 광경이 연출 되었다. 주최측에서 김밥과 만두, 닭 튀김 등을 담은 접시를 관객 앞에 일일이 놓아주니 저마다 음식을 먹으며 그동안 못 다한 이야기꽃을 피우기에 바쁜 모습으로 황홀한 30번째 공연을 모두 마쳤다.

【이 순 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