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쿠젠한인회 2025 송년의 밤 행사
Leverkusen) 2025년에서 2026년으로 넘어가는 마지막 길목인 지난 12월 20일 15시부터 레버쿠젠 소재 슈타인뷰헬 1882(Steinbüchel 1882) 사격클럽 회관에서 레버쿠젠한인회(회장 김거강)가 송년의 밤을 개최했다. 2025년은 을사년(乙巳年)으로, 푸른 뱀띠의 해다. 이는 지혜, 신중함, 그리고 새로운 변화와 재생을 상징한다. 이제 이 해를 보내고 곧 2026년 병오년(丙午年), 즉 붉은 말띠의 해를 맞이하게 된다. 하늘의 ‘丙(병)’이 ‘불(火)’을, 땅의 ‘午(오)’가 ‘말’을 상징하여, 열정적이고 추진력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한다.
레버쿠젠(Leverkusen)은 도이칠란트 중서부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에 위치한 도시로, 아스피린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제약회사 바이엘(Bayer)의 본사가 있는 산업 도시이자, 차범근, 손흥민 축구선수 등이 활약했던 프로 축구팀 바이엘 04 레버쿠젠의 연고지이어서 한국국민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도시이다.
이범익 사무총장 사회로 1부 행사가 개회선언, 국민의례, 김거강 회장 인사말,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장 축사, 주독일대한민국대사관 본분관 장동영 참사관의 격려사, 내빈소개 순으로 진행되었다.

장내를 꽉 메운 회원과 하객들에게 감동을 받았음인지 김거강 회장은 연실 오늘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음식상을 푸짐하게 준비하였으니 많이 들 드시고, 모든 근신걱정 다 내려놓고 즐겁고 유쾌한 시간 보내시기 바란다면서 준치준비를 위해 수고한 임원들에게 잊지 않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정성규 회장은 축사를 통해 행사 준비를 위해 며칠 간 고심하며 밤잠 설치며 준비했을 김거강 회장과 임원들의 수고가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끈다면서, 금년에도 재독한인총연합회에서는 ‘행복쌀 나누기 캠페인’을 실시한다며 많은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아울러 2026년은 붉은 말의 해 병오년으로 활력과 새로운 시작을 상징한다고 하니 각 가정마다 행복하고 건강하길 바란다고 축원했다.

장 참사관은 격려사를 통해 “한 해의 끝자락에서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며 따뜻한 인사를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한인사회가 정이 많고 서로를 따뜻하게 챙기는 든든한 공동체”라며 “어느 행사에 가도 환한 에너지와 따뜻한 마음이 먼저 전해졌고, 덕분에 저 역시 올 한 해를 더욱 충만하게 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본분관도 앞으로 여러분께서 언제든 편안하게 찾아오실 수 있는 공관이 되도록, 늘 열린 마음으로 여러분 곁에서 함께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레버쿠젠 한인회 손재남 부회장이 내빈을 소개했다.

흰색 한복의 함초롬한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초대 손님 김영희 고전 음악가는 먼저 지난해에는 한국에서 초빙한 강사를 모시고 수강생들과 판소리 강습을 받았으며, 올해에는 단독으로 독선생님을 모시고 판소리 교육을 받았다면서 판소리 연구를 위해 지난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 이곳 동포사회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우리 옛 노래인 판소리 ‘북간도 아리랑’을 관객들을 리드해가며 같이 불렀다. 또 김거강 회장과 함께 흥보가 중 ‘화초장 타령’을 공연하여 관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판소리는 한 명의 소리꾼이 북(고수) 장단에 맞춰 창(노래), 아니리(말), 너름새(몸짓-발림)를 섞어 긴 이야기를 풀어가는 한국의 전통 음악극으로, 삶의 희로애락을 담은 음악이자 문학이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화초장타령은 판소리 <흥부가(興夫歌)>에서 놀부가 화초장(花草欌)을 지고 가면서 부르는 소리 대목이며, 화초장은 흥부 놀부 이야기에서 놀부가 탐내어 빼앗으려 했던, 온갖 꽃과 풀 무늬로 장식된 화려한 장롱을 가리킨다. ‘북간도 아리랑’은 사실 ‘상주 아리랑’의 별칭으로, 일제강점기 항일 독립운동가들의 애환과 고향 상실의 슬픔, 북간도의 광활한 벌판을 그리워하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핵심 가사는 “괴나리봇짐을 짊어지고 백두산 고개를 넘어간다 / 아버지 어머니 어서 와요 북간도 벌판이 좋답디다”와 같은 대목으로, 고향을 잃고 만주 벌판으로 떠나야 했던 이들의 절절한 심정을 담고 있다.

김거강 회장이 김우선 전 회장에게 회장직을 충실히 수행한 노고에 감사하는 의미로 포도주를 전달했다. 이어 10년 이상 한글 수업과정을 이수한 레버쿠젠한글학교 윤지형 학생에게 주독일대한민국대사관 본분관 민재훈 총영사의 표창장과 부상 40유로를 김거강 회장이 전수했다.

그리고 김 회장은 “그동안 회장직을 맡고자 하는 사람을 찾지 못하여 제가 본의 아니게 7년 동안 한인회장을 해왔는데, 드디어 회장직 인수를 수락한 분이 계시다”면서 조영수 차기 한인회장을 소개했다. 그는 도이칠란트에서 유명한 우리 2세 음악인 조지연의 부친이다.
그는 어느새 나이가 80이 넘었다면서 “그래도 더 늦기 전에 한인회를 위해 무언가 봉사를 해야만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에서 내년부터 한인회장직을 맡기로 했다”면서 “여러분이 믿고 협조해 주시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본에서 온 네 살 박이 안 크빈(Ahn Quinn)이 할머니(신정희)와 함께 동요를 부르며 귀여움을 독차지 했다.
이어 배달문제로 본래 프로그램보다 약간 늦어진 만찬의 시간이 도래했다. 닭강정 오리구이서부터 불고기, 시래기무김치, 오징어무침, 깻잎장아치 등등 산해진미가 그릇 마다 수북이 쌓였다. 본디 음식솜씨 좋은 큰 손으로 소문난 김 회장이 팔을 걷어붙이고 임원 및 도우미들과 만든 각종 한식에다가 오리구이 등을 중식당에서 주문했다니 음식이 오죽 맛나고 푸짐하겠는가!
저마다 담아가는 음식 접시에는 옛날 일꾼들이 먹던, ‘산처럼 수북한 고봉밥’처럼 음식이 고봉으로 담겼다. 더불어 아름답고 늘씬한 2세 남녀청년들이 분주하게 서빙을 하고, 회장 부군(염진곤)이 술병과 술잔을 들고 앞앞이 돌면서 술 서빙까지 하니 그 모습 또한 화목과 단결의 밑그림으로 각인되기에 충분했다.

식사가 끝나고 김우선 고문이 사회를 맡아 노래자랑, 복권추첨과 춤파티 등 2부 순서를 진행했다. 레버쿠젠 한글학교 어린이들이 ‘내 양말 구멍 났네’와 ‘주먹 쥐고 손을 펴서 손벽 치고’로 시작하는 ‘주먹 쥐고’, 이 두 동요를 부르며 율동을 보여줘 많은 박수를 받고 모형집을 선물로 받았다.

한국에서 초빙되어 온 가수는 아니어도 무대에 나와 노래 부르는 솜씨가 다들 레코드에서 나오는 가수들 노래 뺨친다. 정성규 회장과 부인 지정옥 여사가 ‘돌아와요 부산항에’, 장동영 참사관은 부인 김지은 여사와 ‘남행열차’를, 쾰른합창단원들이 단체로 무대에 올라가 ‘토요일 밤에’를 부르고 앙코르송으로 ‘서울의 찬가’를 불렀다.

고전음악가가 ‘초연’을, 김계수 박사가 ‘봉선화’와 ‘꽃 중의 꽃’을 불렀다.
2세 음악인 조지연의 모친 조연호 회원이 ‘바램’을 불렀다. 모전여전(母傳女傳)이라 했던가? 조 회원은 진짜 노사연 가수 뺨치도록 멋들어지게 노래를 잘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또한 김영지 쾰른한인회장이 ‘한국어판 베사메무쵸’를 구성지게 불러 인기를 독차지했다.
노래자랑이 펼쳐지는 순간에도 간간이 복권추첨과 춤파티가 이어지고, 간장, 된장, 고추장, 라면, 쌀 등이 경품으로 주인을 찾아갔다. 이날의 최고 경품은 1등 200유로 복주머니, 2등, 3등은 각 100유로 복주머니다.
한창 1세대들이 젊고 한인사회 경기가 좋을 때는 1등 경품은 어느 한인회이던지 당연지사 고국왕복 비행기표이었다. 그런데 어느새 세월이 흘러 1세대들이 노쇠해지다보니 대개의 경우 요즘 한인회 경품은 간장, 된장 같은 생필품이 주를 이루며, 항공권은 사라진지 오래이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이 든다.
【김 시 영, 이 순 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