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에서 ‘소리춤: 한국의 전통을 새롭게 해석하다’ 듀오 콘서트 성료
가야금 아티스트 박현정과 한국무용가 서민성의 ‘소리춤(한국의 전통을 새롭게 해석하다)’ 듀오 콘서트가 2026년 1월 30일 오후 7시 30분부터 베를린 소재 ‘거실 확장형 극장(Theater Verlängertes Wohnzimmer, Frankfurter Allee 91, 10247 Berlin)’에서 열렸다.
‘소리춤’은 한국 전통무용과 가야금 연주가 긴밀하게 호흡하는 듀오 형식의 공연으로, 스승들에게서 대대로 전승된 전통 움직임과 소리의 본질을 동시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내는 프로젝트다. 이번 무대에서는 가야금 아티스트 박현정과 한국무용가 서민성이 함께 무대에 올라, 악기와 몸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공연을 선보인 것이다.

이 번 공연은 조선 후기 시조를 편곡한 〈모란은 화중왕이요(Peony Blossom–The King of Flowers)〉로 막을 열었다. 한국 전통에서 부귀와 기품, 생명력을 상징하는 모란의 이미지는 가야금 선율과 장구, 그리고 두 연행자의 목소리와 움직임을 통해 섬세하게 펼쳐졌다. 한 송이 꽃이 서서히 피어나 세상을 밝히는 순간을 그려낸 이 작품은, 공연 전체의 서사를 여는 상징적인 출발점이 되었다.
공연 전반부에서는 12현 가야금의 깊고 절제된 음색을 통해 전통적인 미학이 강조되었고, 후반부로 갈수록 25현 가야금이 사용되며 보다 확장된 음향과 현대적인 감각이 더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며, 관객들로 하여금 가야금이라는 악기의 역사성과 가능성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무대 위 한국전통무용은 땅에 발을 딛고 있으면서도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이미지로 표현되었고, 호흡을 중심으로 한 춤사위는 음악의 결을 따라 유연하게 흐르며 깊은 몰입감을 만들어냈다.
‘새가락 별곡과 향발무’, ‘강태홍 류 가야금 산조’, ‘부채산조춤’, 가야금 병창과 장구춤으로 풀어낸 ‘새타령’, 그리고 박현정의 작곡 작품들에 이르기까지, 전통 레퍼토리와 현대적 레퍼토리가 소리와 움직임의 대화 속에서 유기적으로 이어졌다.
특히 음악을 단순한 ‘반주’가 아닌 동등한 존재로 마주하며 대화하듯 풀어낸 구성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소리와 춤은 서로를 이끌거나 따르기보다, 숨과 리듬을 공유하며 한 장면 한 장면을 함께 만들어갔다.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 박현정 작곡의 Ode to worrior princess 와 서민성 안무의 검무는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고요하고 절제된 움직임으로 시작된 춤은 점차 에너지를 쌓아 올리며, 마지막에는 다이내믹하게 칼을 휘두르는 장면으로 이어졌다. 이때 칼이 공기를 가르며 만들어내는 소리는 마치 하나의 악기처럼 들리며, 소리와 몸짓, 공간이 하나로 엮이는 순간을 만들어냈다. 공연 후 한 관객은 “마지막 장면에서 거의 눈물이 날 뻔 했다.”고 전했다.
이번 듀오 콘서트는 대규모 무대가 아닌, 관객과의 거리감을 최소화한 공간에서 진행되어 한국 전통예술의 밀도와 집중력을 더욱 선명하게 전달했다. ‘소리춤’은 앞으로도 공연과 워크숍 등 다양한 형식으로 확장되며, 전통예술의 동시대적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탐색해 나갈 예정이다.
【한국무용가 서민성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