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충청인향우회 정월대보름잔치 성황

 

이날의 하일라이트! 마당놀이 “뺑파전”이 빵터졌다.

– 도이칠란트 한인사회에서 마당극 공연 자체가 처음인 듯

2026년 정원대보름은 3월3일(화)이었다. 한국에서 8천5백 여 km떨어진 도이칠란트에서는 열 하루 늦은 3월14일(토) 재독충청인향우회(회장 김거강) 주최로 정월대보름잔치를 열고 우리의 풍습을 되새기며 늦었지만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살려내고자 했다.

고국에서는 정월대보름날 전국 곳곳에서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며 갖가지 민속놀이와 풍속을 즐긴다. 대표적인 것이 마을 제사 지내기, 달맞이 소원 빌기, 더위팔기, 다리 밟기,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줄다리기 등이다.

이국 땅에서 그 아름다운 전통을 그대로 다 살려내기는 어려웠지만, 그래도 다시라기 팀의 북공연과 더불어 뺑파전으로 마당놀이 한판을 거하게 한바탕 펼치며 어렸을 적 경험한 정월대보름잔치의 흥에 젖어보고자 했다.

충청도 아줌마들이 지은 순수 전통한식으로 만찬을 나누고, 빠르고 경쾌한 디스코 음악에 맞춰 디스코도 추고, 느리고 감성적인 블루스 음악에 맞춰 부루스를 추면서 낭만적인 분위기에 흠뻑 젖어들면서 70-80세가 된 동포1세들은 서로 못다 한 정을 나누면서 남은 인생 아프지 말고 잘 지내다 가자고 서로를 격려했다.

에센소재 한인문화회관에서 16시경 복흠 두레풍물패(상쇠 장경옥) 가 펼치는 장대하고도 우람찬 사물놀이 한마당으로 재독충청인향우회 정월대보름잔치의 막이 올랐다.

1세대 동포들이 고령화되면서 어느 행사든 지간에 사람이 많이 모이기가 힘이 드는데, 그래도 이날 행사에는 200여석 좌석이 꽉찼다.

최태호 수석부회장의 사회로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회장 인사말,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의 축사 순으로 1부 순서가 진행되었다.

김거강 회장은 본인은 본디 인사말을 적어 가지고 나와서 차분하게 하는 스타일이 못된다면서도 연실 참석해주어서 감사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먼길 오시느라 수고들 하셨다. 감사드린다. 좋은 날씨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한수 떠놓고 기도드렸는데, 회장이 뭘 잘못했는가? 따뜻하던 날씨가 오늘은 좀 춥다. 추운날씨에 오시느라 수고들 하셨다. 감사드린다. 손님 여러분을 잘 대접하기 위해 임원여러분들이 수고하셨다. 감사드린다. 경품도 많이 준비하였다. 행복하고 즐겁게 노시며 유쾌한 시간 보내시길 바란다고 했다.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이 대표로 축사를 했다. 정 회장은 먼저 반갑다고 인사를 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오늘 행사가 잘 치러지기를 바란다고 햇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이 저보고 장가를 잘 가서 출세를 했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고 했다. 그의 부인은 지정옥 여사로 충청인이다. 그는 또 “한국말에는 아내가 예쁘면 처갓집 소외양간 말뚝을 보고도 절을 한다”고 말들을 하는데, 사실 우리 재독한인총연합회에는 30여 개의 지방한인회가 있고 3개의 회원, 또 직능 단체가 있지만 그 중에서 충청인향우회 처럼 단합이 잘되고 화기애애한 단체가 또 있을까 모르겠다고 충청인향우회를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오늘 이 행사를 위해 회장님이 수고 많이 하신 걸로 안다.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계룡산 계곡따라 수정같이 맑은 물 도란도란 속삭이고…. ”로 시작되는, 진경자 재독문인의 시에 곡을 붙인 ‘충청인의 노래’를 김우선 고문이 낭독했다.

김거강 회장이 문풍호, 박충구, 김우선 등 고문들에게 포도주를 한 병씩 선물했다. 그리고 영남(정운숙), 강원(박미령), 이북5도민(김영지), 호남(김상근) 등 타 향우회 회장들에게 감사의 선물 증정과 재독한인간호협회,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 재독한인체육회, 재독한인총연합회, 3.1운동기념사업회, 지방한인회 회장들에게도 선물을 증정했다. 또 김거강 회장은 동포언론인 3인에게 감사의 성의를 전했다.

그리고는 국악동아리 다시라기(단장 김남숙) 박주연, 송순희, 조규순, 오애순, 오현자 단원이 단아한 단복을 입고 무대에 올라 ‘늴리리 맘보’ 등 모듬북 공연을 펼쳤다. 청중들은 함께 박수치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늴리리 맘보(탁소연 작사, 나화랑 작곡)’는 가수 김정애가 1957년에 발표한 노래로, 당시 한국 사회에 불었던 남미 맘보 열풍과 민요풍의 ‘닐리리’가 합쳐져 큰 인기를 끌었다.

그 다음순서로 충청 향우회 임원들이 가수 조영남이 불러 히트한 노래, 미국의 ‘Banks Of The Ohio’를 개사한 노래 ‘내고향 충청도’와 ‘고향의 봄(이원수 작사, 홍난파 작곡)’을 불렀다.

그 다음 이날의 하일라이트! 마당극 뺑파전이 공연되었다. 뺑파전은 심청전 중의 황성 올라가는 대목(판소리, 맹인잔치 가는 길)을 해학적으로 꾸민 국악 창극으로서, 뺑덕어멈의 연기가 볼거리이며 심봉사, 뺑덕어멈, 황봉사 간의 이야기가 재미난 마당극이다. 출연진은 심봉사역에 갓 쓰고 선글라스 쓰고 지팡이를 짚고 등장한 춤과 국악의 조회가 깊은 강사 김영희 씨, 뺑덕어멈(뺑파)역에 김영희 씨와 죽이 잘 맞는 김거강 재독충청인향우회장이 맡아서 한판 거나하게 잘 놀았다. 동포들에게 우리 고유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삶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준비한 공연은 동포들의 호응이 가히 폭발적이었다. 재독한인동포사회에서 아마도 마당극 공연 자체가 처음인 듯하여 이번 공연의 의미는 더욱 크다 할 것이다.

그리고 김영희, 김거강 두 국악인의 리드에 따라 다 함께 진도아리랑을 흥겹게 불렀다. 진도아리랑은 전라남도 지역에 널리 불리는 유희로 <산아지타령>과 <밀양아리랑>의 영향을 받아 20세기에 만들어진 민요이다. 메기는 소리와 받는 소리의 후반부는 남도 지역 향토민요 <산아지타령>에서 비롯되었고, 받는 소리의 전반부는 <밀양아리랑>의 영향을 받은 <남도아리랑>에서 온 것이다. 본래 <남도아리랑>이라 부르던 곡을 진도 출신 대금 악사인 박종기가 편곡하여 <진도아리랑>이라 이르게 되었으며, 이 곡이 취입된 첫 음반은 1934년 오케판 진도아리랑이다.

이것으로 1부를 끝내고 산해진미 한식 뷔페로 만찬을 나누고 난 뒤, 이용자 부회장이 참석한 내빈들을 소개했다. 김우선 고문 사회로 2부 ‘다함께 노래와 춤을, 경품추첨’ 시간을 가졌다. 이날 경품은 1등 300유로 복주머니(지정옥), 2등 200유로 복주머니 3개(권혁위, 조창희, 양봉자), 3등 100유로 복주머니 3개(염진곤 2개, 양봉자1개), 쌀 10포(정훈희 충청남도 프랑크푸르트사무소장), 쌀 10포(이용자), 쌀 10포(오수혁 감사), 그리고 충청향우회에서 제공한 간장, 고추장, 라면 등 경품이 푸짐한 가운데, 참석자들은 앞다투어서 노래도 부르고 춤을 추면서 회포를 풀었다. 오랜만에 만난 고향친구, 지인들과 마음속에 품고 있던 감정, 생각, 정(情)을 술이나 대화를 나누며 허심탄회하게 밖으로 풀어내며 즐거움을 느끼는 동시에 서로의 안부와 그간의 밀린 근황을 공유하며 친목을 다졌다.

【이 순 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