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전역을 강타한 이례적인 폭염 속에 쾰른대학에서 꽃피운 해금앙상불과 한국문화

– ‘아리랑 에코 쾰른 2026 여름편’ 열려 –

– 한국 전통무용과 케이 팝 공연, 태권도 시범도 펼쳐져-

‘아리랑 에코 쾰른 2026 여름편(Arirang Echo Koeln 2026-Sommeredition)’이 6월22일(월) 19시 30분부터 쾰른대학교 본관 아울라 2에서 개최되었다. 이 행사는 케이-율(K-Yul) 해금 앙상불 그룹이 쾰른대학교 음악학연구소와 공동 주최했다. 지난 해에는 본대학 세종학당과 공동주최했다.

케이-율(K-Yul) 해금 앙상불은 해금을 배우는 학생 그룹으로 세계 최초 외국인 해금 앙상블이다. 쾰른 대학교 음악학 연구소, 음악학 전임강사인 노유경 박사가 이 그룹의 기획자 및 예술감독임과 동시에 조직자이다.

본관 아울라 2가 317석인데 이날 3분의 2정도의 자리가 찼으니 200석 이상의 좌석이 한인동포들과 현지인 등 외국인으로 채워진 것이다.

이날은 유럽 전역을 강타한 이례적인 폭염(열돔 현상)의 영향을 받아, 평년 6월의 쾰른 평균 최고 기온(22°C)보다 약 10°C가량 높은 매우 덥고 건조한 날씨 가운데 행사가 개최되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었으나 다행히 아울라2에는 에어컨이 잘 작동되어 출연자들이나 관중이 별 어려움을 격지 않을 수 있었다.

아우렐리아 폰 블룸뢰더(Aurelia von Blumröder, 한국명 노율래) 학생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여러 인사들의 축사가 이어진 다음 공연이 뒤따랐다.

먼저 괴뉠 에글렌체 NRW의원의 축사로 행사의 막이 올랐다. 괴뉠 에글렌체(Gönül Eğlence, Bündnis 90)의원은 투르키에 이주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이민, 교육, 그리고 기회 균등이 주 관심사인 도이칠란트 정치인(녹색당 90 소속)으로 2022년부터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의회 의원으로 재직 중이다.

다음으로 주독일 대한민국대사관 본분관 변철환 분관장이 축사를 통해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배우는 현지 대학생들을 격려하고, 좋은 행사를 준비해 준 K-YUL 측에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였다.

프랑크 헨첼 교수(Prof Dr Frank Hentschel)가 아리랑 에코 쾰른 2026년 여름편 개막을 축하했다. 그는 역사 음악학 교수로 현재 쾰른대학교 음악학연구소 소장이다.

다음으로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이 축사를 했으며. 이어 라이너 쇨러(Reiner Schöler)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독한협회장이 협조와 공조를 강조하며 축사를 했다.

마지막으로 노유경 박사가 개회사 겸 환영사를 했다.

공연 첫 무대는 K-Yul 단원 27명이 빨강색 한복 치마와 흰색 티셔츠 차림에 해금을 들고 무대에 올라 앉아 ‘새야 새야 파랑새야’, ‘도라지’, ‘아리랑’ 등 한국의 대표적 민요를 메들리로 연주했다.

(출연: Sungeun, Lisa,aheike, Nanja, Debo,,Anika, Olyn, Conny, Melina, Clara, Kristina, Liam, Irem, Yasemin, KImberly, Sawina,Leitung Dr, YooKyung Nho von Blumröder)

이어지는 두 번째 무대는 황순자(SunJa Thal Hwang) 동포 무용가가 단상에 올랐다. 황 무용가는 조선 시대 풍류를 즐기던 한량의 흥과 멋을 남성 독무로 재해석한 ‘한량무’를 선보였다. 한국 전통 민속춤의 진수를 담은 역동적인 몸짓은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이끌어내며 공연장 분위기를 단숨에 압도했다.

세 번째 무대에서는 김태영 연주가가 흰색 한복을 입고 단아한 자태로 도이칠란트 한인동포사회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김병호류 가야금산조를 연주했다. 김병호류 가야금 산조는 3도 이상 눌러서 음을 내어주는 폭넓고 깊은 농현을 요하는 가락이 많아 농현으로 정확한 음을 내기 어려운 산조인데 연주를 잘했다.

네 번째 무대는 K-POP Dance 1로 Team NV Dance Crew 팀이 케이 팝 춤을 신나게 춰 무대는 젊은이들의 환호성으로 자지러졌다. 앤브이 댄스 크루(Team NV Dance Crew)는 쾰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힙합 및 커머셜 댄스 크루로, World of Dance Germany 챔피언십 시리즈와 같은 지역 및 국제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이 크루는 에너지 넘치는 상업적인 안무로 유명하며, NV Dance Crew 인스타그램을 통해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및 커버 영상을 공개한다. (출연: Son HeaMin, Yuwei Liu, Shufei Lu, Trang Nguyen, Natascha, Farnabous, Katharina Kunz)

다섯 번째 무대는 베를린 거주 박경란 작가가 자신의 소설 작품 ‘안녕 홍이’에 관한 설명으로 채웠다. 이 작품은 파독 간호사 60주년이라는 역사적 좌표 위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제 징용, 전쟁과 분단, 파독 여성 노동자 등 한국의 근현대사의 집단 기억을 한 여성의 기억 안에 봉인한 ‘기억의 계보 서사 문학’이다. 작품은 여성의 몸과 침묵, 생존의 방식이 어떻게 세대를 건너 ‘계보’가 되어 오늘에 도착했는지를 액자소설 구성으로 들려준다. 기록과 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의 상상력은 독자들에게 ‘기억이 어떻게 계보가 되어 역사가 되는가’를 잘 보여준다.

여섯 번째 무대는 K-POP Dance II로 ‘Team Void’가 Jindo Arirang von A:C:E를 펼쳐보였다. 팀 보이드는 K팝 그룹 에이씨이의 “진도 아리랑 (프리퀄)”에 맞춰 댄스 안무를 선보였다. 팀 보이드는 KCON:TACT 3에서 한국 전통 민요와 현대적이고 파워풀한 댄스 동작을 결합한 역동적인 안무를 선보여 팬들을 사로잡았다. 출연진은 Sara Bruenkmanns, Cartina Gutsch, Liam Felker, Luise Koennecke, Maria Schewyrew, Olivia Kusca다.

일곱 번째 무대는 노한나(Hanna Roh) 무용가의 밀양검무(Traditionaller Schwertanz aus Miryang)로 장식했다. 화려하고도 특별한 의상에다 3척 길이의 쌍칼을 들고 휘두르는 춤은 한 여름 무더위에 등골이 오싹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다이내믹한 춤사위에 시종일관 관객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노 무용가는 슈투트가르트에 거주하며,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무용학 박사 출신으로 밀양검무보존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정통 검무가다.

여덟 번째 무대에 다시 케이-율(K-YUL)이 올라 ‘홀로아리랑’, ‘고향의 봄’, ‘아침이슬’을 연주했다. 해금(奚琴)은 두 줄 사이에 말총 활을 끼워 문질러 소리를 내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찰현악기(현악기)다, 맑고 애절하며 카랑카랑한 고음을 내기 때문에 현악기지만 지속음을 낼 수 있어 관악 합주에도 널리 쓰인다.

아홉 번째 무대에서는 보쿰의 ‘반디태권도장’ 수련생들이 출연하여 이성현 사범 지도를 받으며 태권도 폼과 태권도 판자깨기(격파)를 선보였다. 판자깨기는 정확한 타격점 집중, 최대 속도, 그리고 힘의 반동을 활용해 나무판자를 부수는 기술로 판자가 깨질 때마다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열 번째 무대에서는 K-Yul과 참석자 전원이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고 다 함께 ‘아리랑’을 힘차게 합창을 하며,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감동적인 피날레를 장식했다. 한편 ‘아리랑 에코 쾰른 2026 겨울편’은 2026년 11월 7일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관람했다는 한 관객은 우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에 비해 출연진이 다양해지고 수준도 퍽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면서도, 문화공연 인구 자체가 많지 않은재외동포사회에서 저비용으로 출연진을 교섭해야 하는 어려움까지 떠안고 과연 얼마나 더 질 좋은 한국문화 공연을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는 심경을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부터 시작하여 공연 시작 이전까지 계속된 한국문화체험 행사에서는 한복입어보기를 비롯하여, 한글이름 쓰기, K-POP 댄스, K-POP 합창, 해금연주체험, 태권도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되었다. 대학 강의실 앞 긴 복도에서 남녀노소 다양한 부류의 현지인들이 자원봉사자들의 안내를 받으며 유쾌한 표정으로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모습은 다소 이색적이긴 하지만 한인동포들에게는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 순 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