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학생의 눈으로 본 『파친코』

대학생의 눈으로 본 파친코

33개국에 번역출판된 인기 소설,   튀르키예 대학생과 만나다

에르지예스 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제3회 대학원생 콜로키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화제가 되고 있는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를 튀르키예  대학생들은 어떻게 읽었을까?

에르지예스대학교 한국어문학과(학과장, 하티제 코르올루 튀르쿄즈)는 지난 2022년 11월 22일 ‘한국 서사의 세계화- 파친코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제3회 대학원생 콜로키움’을 개최했다.

해외 한국학 중핵대학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날 콜로키움은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강연자와 대학원생 패널들이 작품에 대해 토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는 20여 명의 한국어문학과 석·박사생과 3, 4학년 학부생, 기타 다른 학과의 교수들도 참여했으며 100여명의 청중이 함께 했다.

장영우 에르지예스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파친코』 소설의 서사를 ‘공간과 장소, 서발턴, 재일(자이니치), 여성 서사’라는 관점에서 분석하여 일본에서 살아가는 재일동포의 삶과 파친코의 사회문학적 의미를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한국어문학과 석·박사생인 셈라 에르, 조흐레 외즈첼릭, 타이푼 칼타브, 시벨 소우트올루, 최정안, 슈메이라 사라츠올루 등은 이날 콜로키움에서 패널로 참여해 진지하고 다양한 질문들로 작품에 대해 열띤 토의를 나눴다.

박사생인 타이푼 칼타브는 “이 작품은 이주민 3세대를 다루는 대하소설인데, 읽기가 무척 어려웠다. 등장인물도 많고 사건도 복잡한 데다 터키어 번역본에 각주가 많아 집중, 공감하기가 어려웠다”면서도 “여성 인물인 순자의 강인한 생활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감상평을 밝혔다.

박사생인 셈라 에르는 “노아의 자살 대목이 충격적이었다”며 “노아의 자살은 결국 ‘뿌리 찾기’에 실패했기 때문인가”라는 민족 및 자아정체성에 대한 논의를 촉발하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석사생인 슈메이라 사라츠올루는 “이 소설에 대한 일본의 반응이 궁금하다”며 『파친코』의 주요 무대로 등장하는 일본과 일본인들의 역사 인식에 대해 질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정혜 에르지예스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조교수(중핵대학사업단 부단장)는 “강연자와 패널이 함께 하는 토론 형식의 이번 콜로키움은 한국 문학에 대해 좀더 진지하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터키에서 한국 문학을 연구하고자 하는 석·박사생들과 한국어문학과 학생들에게 이 콜로키움이 하나의 문학 연구기풍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에르지예스 대학교 한국어문학과는 지난 2019년부터 한국 교육부 산하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지원하는 해외 한국학 중핵대학 사업(단장, 괵셀 튀르쿄즈 교수)을 수행하고 있다.

【튀르키예 에르지예스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