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 영국협의회, 통일골든벨 글짓기행사

민주평통 영국협의회, 통일골든벨 글짓기행사

“ 2020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고 하면 누구나 코로나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모든 것들이 코로나로 멈추었고, 어떤 화제도 코로나를 누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알고 있는가? 2020년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해이며, 6.15남북공동선언 20주년인 해이기도 하다. 그리고 눈에 보였던 만큼 모든 것들이 멈추기만 한 것도 아니었다.

매년 여름, 한국에서 열리는 통일 골든벨 본선 참가자 선출을 위한 지역 예선이 영국에서는 올해도 예정대로 열렸다. 민주평통 영국협의회에서 주최한 이 예선은 예년과 동일한 목적을 갖고 추진되었지만 전혀 새로운 형식으로 행사가 시도되었다. 통일에 대한 지식은 물론 관심조차 없는 영국 거주 재외 청소년들에게 남북 관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의도를 갖고, 영국 협의회는 통일을 주제로 한 글짓기를 기획하였다.

4월 25일부터 재영한글학교협의회를 통해 영국 전역 한글학교에 홍보된 통일 골든벨 글짓기 행사에는 런던 한국학교를 비롯 레딩, 버밍엄, 본머스, 북동부 그리고 쉐필드 한글학교 등 6개 학교에서 총 10명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한글로 자유 산문 형식 글쓰기였던 이 글짓기 대회 주제는 세 가지로, 1. 남한과 북한이 하나가 되면 무엇이 좋을까? 2. 서로 다른 체제의 두 나라가 하나가 되면 무엇이 좋을까? 3. 북한에 있는 내 또래 아이들을 만난다면 나누고 싶은 이야기였다. 세 가지 다양한 주제를 준 이유는, 우리 차세대들이 어른들에게 주입 받은 생각으로 통일에 대해 무조건적인 찬반 의견을 갖기보다는, 스스로 관련 내용을 찾아보고 사고한 후에 자신들의 생각으로 발전시키기를 바랐기 때문이라고 한다.

영국협의회는 충분한 정보 수집과 공부 후에 자신의 글로 표현할 수 있도록 6월 1일부터 5일까지 넉넉한 작문 기한을 주었고, 학생들의 출품작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꼼꼼하게 살필 수 있게 6월 8일부터 5일간 다섯 분이 심사를 맡도록 준비했다. 심사는 영국협의회의 이윤정, 신문경 평통 위원과 김수경 주영한국교육원장, 오재청 재영한글학교협의회장, 박성진 교육기금 이사장 등 다섯 명이 수고하였고 장도순 영국협의회장은 심사위원장으로 전반을 관장했다. 공정한 심사를 위해 출품작들은 글쓴이를 감춘 채 심사위원들에게 전달되었기에 심사위원들은 글을 읽으며 참가자들을 더욱 궁금해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영국에 살고 있는 재외 청소년들의 작문 실력은 물론 사고력과 주관은 매우 놀라웠다고 한다. 학생들은 주어진 글감 중에 하나를 선택해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찾았고, 통일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 통일을 한 후의 남북한의 모습에 대해 창의적이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그려냈다. 또한 제 또래의 북한 아이들을 만나서 묻고 싶은 것들과 같이 찾아가고 싶은 통일의 방법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수준 높은 글들에 감탄을 한 것은 물론이었지만, 더욱 큰 감동은 학생들의 참가 소감이었다. “모르던 북한, 남북 관계 그리고 통일의 의미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감사하다”고 말하는 참가자들의 인사를 들으면서 재외 청소년에게도 통일 교육을 충분히 흥미 있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보았다. 이는 대한민국을 위해 어른들이 기꺼이 받아들일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된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기획되었던 <통일 골든벨 글짓기 대회>를 통해 민주평통영국협의회는 뜻밖의 성과를 얻었다. 다음 세대와 함께 만들어가는 남북한 협력의 미래를 그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것이다. 4년 전 멈춘 개성 공단이 재개되길 바라던 우리는 2년 전 협력의 약속으로 지어졌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허무하게 폭파되는 것을 바라보아야 했다. 이 민감한 시점에 우리 아이들이 쓴 글을 읽으며 세대 간에 통일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은 어떨지 제안해 본다.

<입상자 명단>

대상: 이진우 (북동부 한글학교, 만 14세)

금상:노승균 (런던 한국학교, 만 17세)

은상:허지원 (런던 한국학교, 만 14세)

동상:성현모 (레딩 한글학교, 만 16세)

최송이 (런던 한국학교, 만 16 세)

【특별기고 : 정경선 민주평통자문위원 (영국협의회) 】

< 입상작>

대상:
통일이라는 두 글자에 담긴 대한민국의 멋진 미래    = 이진우 (북동부 한글학교, 만 14세)

영국에 사는 중학생인 나에게, 통일은 늘 멀고 어려운 주제였다. 한글학교에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도 배우고, 우리는 원래 하나의 나라였기 때문에 꼭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적은 있지만 막연하기만 했다. 왜 통일이 되어야 하는지, 통일이 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좋은지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이번 기회에 글짓기를 하기 위해 자료를 찾아보았더니 통일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무척 매력적인 것이었다. 북한에 있는 무한한 자원과 이산가족의 재결합 등, 남한이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의 해결책이 통일이라는 단어 하나에 들어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구글에서 통일에 대해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읽게 된 한 편의 글은 무척 충격적이었다. 그 내용은 바로 남한의 젊은 층 열 명 중 여섯 명은 통일에 반대한다는 것이었다. 왜? 도대체 왜?

곰곰이 생각해본 나는 나름대로 하나의 답을 찾았다. 통일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통일이 가져다 줄 장점들에 대해 모를 수도 있겠구나… 아무리 장점이 많아도 사람들이 모른다면 어쩔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게다가 취업 등 자신의 문제도 힘든데 막대한 통일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면, 통일을 반대하는 이들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아직 어리지만 내가 한번 통일을 하면 생길 이익에 대해 조사해보면 어떨까?

내가 찾은 통일의 가장 큰 장점은 북한의 땅 밑에 묻혀 있는 엄청난 양의 자원이다. 북한에는 금이 남한보다 15.8배, 은은 4배나 매장되어 있다고 한다. 이런 주요 광물의 잠재 가치를 계산해보면 7000조에 이른다. 7000조! 서울 아파트 한 채에 10억은 된다는데 7000조면 그런 아파트를 700만 채나 살 수 있다. 게다가 그런 광물 자원을 캐고 개발하려면 많은 일자리가 필요할 것이다. 이 점을 이용하면 점점 심각해지는 실업 문제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미국, 러시아 같은 강대국들이 북한의 지하 자원을 노리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통일을 하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있다가 강대국들에게 소중한 자원을 개발할 기회를 빼앗길지도 모른다.

이러한 자원의 개발은 경제적인 이득만을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다. 매장되어 있는 자원을 개발하고 판매하려면 사람이 있어야 한다. 현재 남한의 큰 문제는 출산율이 세계적으로 최하위라는 것이다. 2018년 기준으로 남한의 출산율은 1.0, 부부가 아이를 하나만 낳으니 1+1=1이라는 말이다. 인구가 이렇게 매 세대마다 반씩 줄어들면 국력도 줄 수밖에 없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통일이다. 우리가 통일을 하면 인구는 그 즉시 8000만 명으로 늘어나며 국토는 22만km2로 넓어진다. 인구도 많아지고 국토도 늘어나니 낮은 출산율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을까?

또 문화적인 이익도 무시할 수 없다. 남한에 숭례문, 불국사, 석굴암 등의 문화유산이 있듯이, 북한에도 고구려의 마지막 도성인 평양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고구려 고분군과 개성 역사 유적 지구 등이 있다. 평소에 삼국시대의 역사에 대해 배울 때 신라, 백제의 유적지는 갈 수 있어도 고구려의 문화유산이나 고분 같은 유적지는 갈 수가 없어 아쉬웠지만 통일이 되면 이런 아쉬움이 바로 해결! 한국사에서 배운 모든 성과 유적지를 직접 볼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수많은 장점이 있어도 젊은 세대가 통일에 대해 비판적인 이유는 아마도 무지막지하게 들어갈 통일 비용 때문일 것 같다. 북한과 남한을 고루 잘 살도록 하는 데에 들어갈 엄청난 비용! 생각만 해도 부담스러울 것 같다. 그러나 이 부분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통일 비용을 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왜냐하면 분단 비용, 즉 통일 비용에 반대되는 녀석이 있기 때문이다. 분단 비용은 외교비, 통일 교육비, 국방비 등 실제적인 돈 말고도 젊은이들의 금과 같은 시간을 2년이나 빼앗는 의무병제도와 같은 모든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통일 비용은 통일 전후로 단기간만 부담하면 되지만, 분단 비용은 우리가 통일을 하지 않는 한 영원히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지갑에서 분단 비용이 기약없이 새는 것보다 차라리 단기간에 시원하게 통일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만일 통일 후 분단 비용을 우리나라의 국력 강화나 생활 향상에 쓸 수 있다면 우리나라는 지금보다 훨씬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통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좋은 점은 이산가족의 문제다. 만약 내가 어느 날 예고도 없이 가족과 헤어져야 한다면, 그 후로 70여 년이 흐르도록 만날 수 없다면 그 슬픔이 얼마나 클까? 분단 국가로 계속 남아있는 것은 그런 이산가족 분들에게 너무 가혹하다.

물론 통일을 이루기는 절대 쉽지 않을 것 같다. 정치적,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할 수많은 문제들이 떡하니 통일로 가는 길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 때문에 통일을 포기한다면 앞에서 말한 통일 한국의 장점들을 누릴 수 없기 때문에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의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있다. 분단 때문에 같은 민족끼리 서로 싸우기 보다는 서로 힘을 합쳐 강대국들과 경쟁해야 한다. 앞서 이야기한 통일이 가져다 줄 여러 이익을 목표로 삼고 노력해서 통일을 이루면 한국에게 멋진 미래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나부터라도 남북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 금상:
한 국 (One Country)  = 금상:노승균 (런던 한국학교, 만 17세)

야호~~ 당첨이다~~

나는 운 좋게도 그레이트-유라시아-익스프레스 여행 복권에 당첨됐다. 부산을 출발하여 영국 스코틀랜드 하이랜드에 있는 인버네스까지 기차로 갈 수 있는 복권이다. 이 기찻길은 북반구에서 가장 긴 코스로 젊은 이들의 버킷리스트 1순위이다. 나는 여행을 떠난다는 생각에 기분이 너무 좋다.

이 기차여행이 가능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30 년 전인 2025년까지는 한국이 북한과 남한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내가 태어나기 이전이다). 사실, 두 나라는 엄밀히 말해 전쟁 중이었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지만,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었다.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를 가진 두 나라는 수십년 동안 통일을 못 이루고 있었다. 역사책에서 보면 북한은 정치적 불안과 전염병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어쩔 수 없이 남한의 도움이 필요했고, 이를 계기로 두 나라의 교류가 활발해졌다고 한다. 그때부터 두 나라의 관계가 개선되었고 국경은 점차 개방되어갔다. 결국 2025년에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같은 역사를 공유하고 있던 두 국가는 통일을 하게 되었다.

30 년이 지난 지금, 2055년, 나는 유라시아를 관통하는 기차를 타고 인버네스로 갈 수 있다. 28세의 어린 나이지만 내가 예전부터 꿈꿔왔던 ‘죽기 전에 해야 할 10 가지’ 중 하나를 할 수 있게 되어 무척 행복하다.

출발 당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부산을 한 바퀴 돌아봤다. 부산국제영화제로 유명한 남포동과 자갈치 시장은 정말 볼 것이 많았다. 자갈치 시장에서 저 멀리 보이는 친 환경 복합발전소는 부산의 모든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조력, 풍력, 지열과 태양광을 이용한 복합발전소가 더 유명한 것은 발전소임에 불구하고 세계 유명 건축상을 수상했다. 발전소 디자인은 부산대학교와 평양대학교 건축학과의 공동작품이다. 두 대학교는 이 건축상을 수상하면서 전 세계 건축공학도들이 가장 가고 싶은 대학교에 오르기도 했다.

부산을 둘러보고 난 뒤 나는 부산역으로 향했다. 부산역에 가까이 갈수록 내 심장은 더 떨리기 시작했다. 기차역 안에 들어가서 플랫폼으로 내려가면서 내가 탈 기차를 두 눈으로 처음 보았다. 매끄러우면서도 육중한 디자인… 기차는 자기부상열차로 최대속도가 1,000킬로미터에 달하는 세계에서 제일 빠른 기차였다. 기차에 올라설 때의 그 떨림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사실 유라시아를 관통하는 열차코스는 2가지가 있다 부산을 출발해서 서울-평양을 거쳐 중국, 카자흐스탄, 유럽을 지나는 코스와 부산을 출발해서 원산-블라디보스톡을 지나 시베리아를 횡단해서 유럽으로 넘어가는 코스다. 두 코스다 모두 인기가 좋았다. 나는 조금 더 긴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코스를 선택했다.

기차가 출발한다는 안내가 나왔다. 나는 손에 살짝 땀이 났다. 기차가 출발을 하는데 창밖을 보고 있지 않았다면 출발했는지 모를 정도로 흔들림없이, 조용히 나아갔다. 기차 밖을 바라보는 것은 너무나 재밌었다. 기차가 출발한지 30분만에 38공원을 지나가고 있었다. 38공원은 예전에 DMZ로 알려진 곳으로 통일되기 전, 군대가 들어갈 수 없었는 비무장지대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리러니하게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자연공원이 되었다. 80 년 동안 아무도 발을 들이지 않은 38공원은 Amur Leopard, Red crowned crane, Siberian musk deer 등 멸종 위기에 처한 종들의 피난처가 되었다. 통일 논의가 한창일 때 DMZ에 대한 논의도 여러 번 있었는데 원칙은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을 보존하는 것이 최우선 순위였다고 한다. 38공원의 아주 놀라운 사실은 사람이 지은 건물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화장실도 짓지 않았다. 평양대학교 생물학과에서 휴대용 화장실을 개발했는데 휴대가 간편하고 배설물들은 모두 재활용되어 거름으로 사용되었다. 38공원의 크기는 길이 250km, 너비 10km로 환경과 동식물을 연구하는 전 세계의 연구원들이 사람이 오랫동안 해당 지역에 손을 대지 않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연구하기 가장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기차는 38공원을 지나간 후에는 바로 금강산이 나왔다. 내가 조금 더 긴 시베리아를 관통하는 코스를 선택한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산 중 하나로 꼽히는 금강산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강산을 TV 화면이 아니라 두 눈으로 보기를 강추한다. 그 감동은 쉽사리 잊혀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을 지나 러시아에 접어들 때쯤 한국의 역사를 다시 한번 생각했다. 30 년 전 통일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창밖을 보면서 조용히 생각했다. 통일이 되지 않았다면 지금 중국, 미국, 인도에 이어 4 번째로 큰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가 되었을까?

통일이 되지 않았다면 두 나라는 정치적, 경제적으로 현재의 위치에 있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이해하기에 북한은 군사적 행동과 폐쇄경제를 유지했을 것이고, 남한은 발전은 계속했겠지만 세계 4위 경제대국이 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통일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두 나라는 이러한 위기를 모두 극복하고 통일을 이루어 냈다. 통일 후 처음 10년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도 같이 경제적 정치적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우리는 결국 극복해 냈다. 나는 한국인임이 자랑스럽고 통일을 이루어 낸 나의 아버지 세대에 박수를 보낸다.

▲  은상:
돌솥비빔밥 – 두개의 코리아, 하나의 한반도  = 허지원 (런던 한국학교, 만 14세)

우리가 사는 세계는 다양한 문화와 특색을 가진 나라들이, 우주에서 보면 아주 작은, 지구라는 행성 위에서 어울려 살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나라들은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종교, 인종, 정치 체제 등의 여러가지 이유로 나뉘어지거나 단순히 지리적 위치나 환경적인 이유에 의해 나뉘어져 있습니다. 특히, 제가 살고 있는 영국은 그레이트 브리튼 섬과 아일랜드 섬에서 4개의 다른 나라가 영국이라는 하나의 국가 연합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몇몇 나라들이 가끔 서로 다투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들은 자유롭게 교류하고 이동하며, 협력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반도의 남과 북에 위치한 두개의 코리아는 같은 핏줄을 나눈 형제국가이지만, 한국전쟁의 상처를 아직까지 극복하지 못하고, DMZ이라는 군사분계선을 따라 서로 다른 두나라로 나뉘어진 채 양국의 국민들이 여전히 서로 오고 가지 못하고 갈라져 있습니다. 우리는 다시 하나가 될 수 있을까요?

다행스럽게도 2018년, 지난 70년 간의 단절을 뒤로하고, 마침내 판문점에서 양국의 정상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우호적인 만남이 이루어져,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손잡고 분단선을 오가며 한반도에도 평화와 통일의 희망이 있음을 생중계로 전세계에 보여주었습니다. 이 역사적인 만남 이후, 지난 겨울 제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할머니께서는 남한과 북한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그 뒤로 저는 한국전쟁, 남북분단, 그리고 한반도 통일에 대해 많은 관심이 생겼고, 영국으로 다시 돌아와서도 계속해서 다큐멘터리, 관련 영어 서적, 신문, 유튜브 등을 통해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공부해왔습니다. 2020년에도 통일을 위한 남북의 교류와 대화는 여러가지 이유로 제한적이만 현재 진행 중입니다. 두 나라 지도자의 노력으로 멀기만 했던 통일의 가능성은 이전보다 가까워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기회에, 지난 70년간 다르게 변해버린 두 세계, 남한과 북한이 서로에게 만족할 수 있는 평화 통일의 해결책을 제 나름대로 고민해보았습니다.

우선, 남북의 분단상황의 구조적 기반을 공부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했는데, 이번COVID-19 사태로 맞이하게 된 사회적 고립과 lock-down 상황이 저에게 이번 주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COVID-19 사태와 마찬가지로 남북한의 특별한 상황을 해결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우선 많은 조사와 연구가 필요합니다. 막 일본의 식민지배를 벗어난1945년, 한반도는 북한에 공산주의 이상국가 연합체를 구성하려는 구 소련과 남한을 자신의 영향권 아래 두려는 미국 세력 사이의 담판으로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민족 분단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저에게는 한반도의 분단이 우리민족의 의지와 상관없이 다른 나라들의 손에 의해 이루어 졌다는 것이 우리 분단의 역사에서 가장 슬픈 부분입니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에게 한반도를 통일할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절대로 남의 힘이 아닌 남북간의 대화와 화합을 기초로 이룩된 자주적 통일만이 진정한 통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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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두 강대국의 이해로 시작된 분단의 역사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도 전에 혼란의 한반도에서 내전으로 이어져 결국 형제끼리 죽고 죽이는 더 큰 비극을 맞이하게 됩니다. 1950 년 시작된 3 년간의 한국전쟁은 아무런 해결책없이 군사적 정전으로 마무리 되었고, 이 전쟁은 2018년 판문점에서 이루어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선언”에도 불구하고 끝나지 않은 전쟁으로 남아 한반도에 여전히 군사적 긴장감을 남겨 놓았습니다. 과거와는 다르게 남북한 두 정상이 화합과 평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중이지만, 통일은 남과 북 모두의 입장에서 해결하기 매우 복잡한 문제로 남아있습니다. 또한, 한국전쟁 종전협상의 당사자는 남한과 북한이 아닌, 북한과 미국이라는 사실도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습니다. 이는 2018 년에 이루어진 남북한의 합의와는 별도로 국제법상으로 한국전쟁은 아직도 정전상태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영국에서 태어나서 자랐지만, 대한민국 같은 나라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개인적으로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한국은 20 세기 초의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의 잿더미위에서 출발하여, 단기간에 가장 부유한 국가들 중의 하나로 성장한 신화를 이룩했습니다. 더욱 자랑스러운 것은 이를 바탕으로 21 세기로 넘어와서는 K-Pop, K-Drama 와 K-Beauty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 문화로 이미 전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이번 COVID-19 사태에서 매일 영국 및 세계 주요 언론을 통해 입증되는 발전된 한국의 의료체제 및 국가관리시스템은 저에게 또다른 자랑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전세계에 한국인의 긍지와 자존심을 높여가는 동안, 안타깝게도 우리의 형제이자 이웃인 북한은 경제적인 빈곤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세계에 대한 정치, 외교 및 군사적 적대감 표출로 전세계를 상대로 고립된 상황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습니다. 수천년간 같은 문화를 누리고 살았던 같은 민족이 불과 100년도 안되는 시간에 전 세계에서 완전히 상반된 평가를 받게 된 것은 한민족 전체에게 불행한 일입니다. 하나의 뿌리에서 출발한 같은 민족이지만, 21 세기의 두나라는 사상, 정치, 경제, 외교, 그리고 문화적으로 너무나도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저는 평화와 통일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먼저 남과 북이 분단기간 동안, 서로 많이 달라져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서로 완전한 남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이것이 –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 – 오히려 함께하기 위해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려는 새로운 시작이라고 주장합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분단 70년의 단절로 생겨난 차이에도 불구하고 남북한 사람들은 여전히 언어와 음식, 그리고 보편적인 정서에서 많은 공감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비밀리에 한국산 가전제품이나 생활용품 혹은 음악이나 드라마 등을 구입해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나 현재 북한의 남성적 이상형이 한국의 인기 배우인 마동석이라는 소문처럼, 다시 만남과 교류가 시작된다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빨리 정서적으로 하나가 될 수 있는 민족적 유대감이라는 화합의 근본 치료제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100년이 안되는 짧은 시기에 경제적 문화적으로 세계의 중심으로 들어온 것처럼 인종적으로 같은 DNA 와 수천년의 긴 역사를 공유해온 북한의 형제들도 개방의 물고만 열리면 누구보다 빨리 세계 속으로 뻗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동안 한국의 세계화는 보편적인 국제적 관습을 한국 사회에 통합시키는 것을 의미했지만, 그 중심에는 여전히5000 년의 역사를 발판으로 형성된 언어, 음식, 예술 등 가장 한국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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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 문화를 바탕으로 성장해왔습니다. 지금 남북한 사이에 생겨난 여러가지 차이는 한민족의 오천년 역사 속에서 70 년이라는 상대적으로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생겨난 일시적인 것입니다. 오랜 시간 한반도를 같이 살아오면서 만들어진 유구한 민족적 유대감은 통일 후, 겪게 될 많은 갈등을 극복하는 근원적인 힘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짧은 시간 만들어진 차이보다 긴 호흡으로 만들어진 민족적 유대감에 관심을 가지고, 지금이라도 더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물론, 조심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짧지만 다른 체제 속에서 떨어져 있던 두 나라의 국민이 만날 때, 한국인들이 북한을 열등하다고 여기지 않고 그들의 자부심과 믿음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에 대한 배려심 없이, 한국만의 일방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가치만을 강요 한다면 만남은 더 큰 갈등을 만들고, 서로를 더욱 멀어지게 만들 것입니다.

한반도 통일을 바라보는 영국을 포함한, 대부분 유럽 국가들의 견해는 자유 민주주의, 자유 시장 경제 그리고,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바람직한 것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한국인에게 통일은 그들의 주장보다 이야기가 훨씬 더 복잡합니다. 우리는 상어 한 마리를 악당으로 몰아서 사냥하고 없애는 것보다는 그 상어가 사는 바다의 환경 자체가 가진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단순히 어느 한쪽의 권력을 없애 버린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힘으로 해결하려다 더 큰 갈등을 유발하고, 최악의 경우, 우리가 같이 살아가는 바다를 피로 물들여 아무도 살지 못하는 곳으로 만들지도 모릅니다. 저는 차이를 극복하고 통일국가로 가는 최선의 시작은 서로 간에 대한 배려와 이해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기간에 무리하게 무력으로 만든 통일보다는 인내심을 가지고, 평화롭고 정중하게 서로 배려하면서 조금씩 친근한 관계를 만들어가면서 이루어진 통일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한반도에 있는 두개의 정부간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의 남북한 주민들이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합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진정한 노력만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미래를 보장하는 유일하고도 강력한 촉매제가 될 것입니다. 존중, 배려, 그리고, 인내가 동반되지 않은 채 이루어진 통일은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는 불확실성의 연장일 뿐입니다.

더구나 민족적 유대감과 국민들 노력의 토대 위에서 어렵게 통일이 성사되어도, 우리는 아직 경험하지 못한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저개발국가인 북한때문에, 한국은 격차 해소를 위한 많은 경제적 부담을 져야 합니다. 이는 많은 한국인들이 군사적 적대관계에서 오는 불편함에도 통일을 원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합니다. 하지만, 긴 호흡의 역사로 보면 통일은 단기간의 경제적인 손해를 넘어서는 큰 이익을 우리에게 줄 수 있습니다. 먼저 통일 한국은 넓어진 영토와 더 많은 인구로 더 넓고 다양해진 국토 개발 잠재력과, 더 큰 시장, 그리고, 더 많은 양질의 노동력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를 지나 유럽까지 이어질 육로로 무역이나 국제 협력에서 더 큰 기회와 잠재력을 얻습니다. 다시 말해서, 통일로 인하여 생길 단기간의 경제적 손해보다는 숫자로 계산할 수 없는 큰 보상을 얻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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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을 향한 여정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한국과 북한이 천천히 시간이 걸릴지라도 서로에게 좀 더 개방적인 태도로, 상대방의 가치를 존중하는 법을 배워 나간다면 머지않아 상어와 돌고래가 평화롭게 같이 살아가는 바다와 같은 공간이 만들어 질 거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저는 현재 영국에서, 끔찍하지만 앞으로 역사적인 기억될,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와 현재 진행형인Brexit을 경험하면서 단편적인 하나의 문제도 많은 노력으로 오랜 시간이 지나야만이 해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우고 있습니다. 또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일을 해결하려면 그 누구도 정답을 알지 못하기에 과정은 언제나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서둘러 오븐에서 익지 않은 파이를 꺼내어 망치기보다는 현명하고 신중하게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면서 작은 문제부터 하나씩 풀어 나간다면 남북한도 언젠가는 평화로운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 중 하나인 비빔밥 위에는 다양한 많은 재료들이 올라옵니다. 다채로운 야채부터 고기까지 하나의 그릇 안에서 서로 다른 맛과 향을 가지고, 조화롭게 함께 합니다. 그 중에서도 돌솥비빔밥은 이 다채로운 재료들의 개성을 해치지 않고 뜨겁게 한국 고유 돌솥의 열기로 재료들을 조화롭게 하나로 묶어줍니다. 이 뜨겁게 달구어진 돌솥의 열기처럼, 남북한은 5000 년에 걸친 강력한 역사적 근거를 공유합니다. 이 역사는 우리가 함께하고 같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합니다. 비빔밥의 올려진 다양한 개성을 가진 재료들처럼 남북한은 이미 서로 많은 점에서 달라져 있겠지만, 이 유대감을 바탕으로 서로에 대한 존중과 이해로 갈등을 극복하고 조화롭게 함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통일이 억지로 서로 뒤엉켜 같아 지기를 강요당하는 것이 아니라, 심심한 밥 위에 올려지는 계란후라이가 고소함을, 기름진 고기에 다양한 야채들이 상큼함을 더하는 것처럼, 다른 개성과 차이를 존중하며 서로를 조화롭게 상승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는 아무도 예측할 수는 없지만, 존중, 이해, 그리고, 배려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통일이라면 어떤 형태의 국가 체제 아래에서라도 미래 통일 한국은 역사 책에서 성공적인 새출발로 기록될 것입니다. 저는 제가 주문한 통일의 돌솥 비빔밥이 맛있게 우리의 식탁으로 올라오기를 꿈꿔 봅니다.

 동상:
북한의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한다면……    =  성현모 (레딩 한글학교, 만 16세)

만일 제 또래의 북한의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다면 우리는 서로 비슷하지만 많이 다른 서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겁니다. 북한은 한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지만 제가 궁금한 것이 가장 많은 나라이기도 합니다. 언제, 어디서, 어떤 북한 친구를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 시간이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많은 친구들이 학교를 좋아하지 않지만 먼저 학교 생활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수업 시간에 농담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선생님과의 친밀한 관계, 수업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고자 노력하는 학교 친구들, 학교 수업 후 혹은 점심 시간에 무엇을 할지에 대한 대화, 생물과목의 엔자임부터 독일어 수업에서 배우는 과거 시제 등 다양한 학교 생활을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학교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제가 지금 상상할 수 있는 북한의 학교는 허름한 건물에 뭔가 긴장한 듯한 학생들이 빼곡히 교실에 앉아 북한 정권과 지도자의 우수성에 대한 교육을 받는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물론 제가 갖는 이러한 생각들은 다수 언론에 의해 보도된 북한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실제 북한에 있는 학교 생활과 저와 같이 십대 시기를 보내고 있는 학생들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저는 영국 학교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과 여러 기술들을 배웁니다. 이는 좋은 직장을 갖고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고 더 나아가서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것들을 배웁니다. 일단 북한에서는 아이들이 학교를 가는 것이 즐거운 일인지,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정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또 저의 가장 큰 관심사이기도 한 어떤 아이들이 학교에서 인기가 있는지, 친구들과 셀피도 찍는지, 학교 생활의 가장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물어보고 싶습니다. 북한엔 소셜 미디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소셜 미디어가 가장 큰 의사 소통의 도구인 저로서는 북한 친구가 어떻게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지에 대해서도 알고 싶습니다.

학교 생활뿐만 아니라 북한 친구의 하루 일과에 대해서도 알고 싶습니다. 몇 시에 일어나는지 학교엔 어떻게 가는지, 저녁은 몇 시에 먹는지, 가족과 대화의 시간은 있는지 궁금합니다. 북한 친구들 일과는 저의 일상처럼 매우 반복적일 것 같다고 생각이 되긴 하는데 그 안에서의 추억과 기억들에 대해서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제 생각엔 일상의 이야기들이 서로 다른 사회, 정치 체제에서 자란 우리 두 사람 사이의 유대 관계를 살짝 높여주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또 대화하고 싶은 부분은 취미 활동, 여가 활동에 대한 것들입니다. 제가 가장 관심이 많은 음악, 스포츠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저는 K-pop과 농구에 빠져 있습니다. 항상 Spotify 음악을 즐겨 듣고 피아노 연주도 수준급으로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K-Pop을 알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만약 모른다면 노래 잘하고 춤 잘 추는 K-Pop 그룹들을 소개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북한에서는 제 또래 친구들이 어떤 노래를 듣고 어떤 가수를 좋아하고 어떤 노래들이 지금 유행하는지에 대해서도 물어보고 싶습니다. 북한 사람들도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은 있겠지요? 그렇다면 어떤 작곡가를 좋아할까요? 북한 친구도 다루는 악기가 있는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이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참 흥미 있을 것 같습니다.

전 농구광입니다. 형, 동생, 아빠와 함께 거의 매일 농구를 합니다. 북한에서도 농구가 상당히 인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 NBA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은 여러 번 북한에 초청받아서 간 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친구가 만약 농구를 좋아한다면 한국, 북한의 농구뿐만 아니라 그 친구가 모를 수도 있는 미국 NBA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아마 북한에서는 시청이 어려울 것 같아 모를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수준 높은 농구 실력, 세계적으로 유명한 농구 스타의 Swag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아마 전혀 딴 세상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른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정치와는 상관없는 아주 흥미 진진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와, 전혀 알지 못하는 나라의 또래 친구를 만나니 할 이야기가 정말 많습니다. 저는 또 북한 친구와 각자의 꿈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장래 어떠한 사람이 되고 싶은 지, 무슨 직업을 갖기를 원하는지, 세상을 위해 어떻게 이바지하고 싶은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한국과 영국에는 소위 좋은 직업, 직장이란 개념이 있습니다. 변호사, 의사, 공무원 등과 같이 그 사회의 지향 가치를 보여주는 직업들이 있습니다. 북한에도 그러한 것들이 있는지 그렇다면 한국, 영국과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조금은 민감하고 심각한 정치, 정권, 지도자에 대한 이야기도 조심스럽게 해보고 싶습니다. 언론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헐벗고 굶주리는지, 김정은 정권은 체제 유지를 위해 국민들을 감시하고 세뇌하는지, 정권에 부정적 이야기를 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람이 사라지는지, 김정은은 정말 전쟁을 원하는지… 여러 가지 궁금한 점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제가 알고 있는 북한에 대한 여러 사실들에 대해 그 친구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친구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에 대한 이미지, 생각 등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미국과 제가 사는 영국에 대한 그 친구의 생각도요. 그리고 서로 달라도 그 다름을 존중하는 사회, 다양한 가능성이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보장되는 사회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지금까지 여행해본 유럽의 여러 도시, 문화, 언어, 음식 등 북한 친구가 아마도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제 말을 들은 그 친구의 얼굴에서 놀라움과 즐거움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다른 세계를 알게 되고 그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하나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알지 못하면 관심을 갖을 수 없고 관심이 없는 것에는 마음도 주지 않게 되는 것이니까요. 우리는 다르기 때문에 존재할 이유가 있고 그래서 서로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상황이 허락을 한다면, 북한 친구와 통일에 대한 이야기도 조심스럽게 나눠보고 싶습니다. 그 친구가 놀랄까요? 두려워할까요? 정말 통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그렇다면 왜 통일을 해야 하는지, 통일을 하면 뭐가 좋을지 등에 대해 그 친구와 너무 심각하지 않게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사실 저도 뚜렷한 생각이나 답을 갖고 있지 않거든요. 그렇지만 서로 다른 우리가 같은 문제를 갖고 머리를 맞댄다면 통일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만 같습니다. 어쩌면 북한에 사는 내 나이 또래의 아이들을 만날 수 있게 남과 북의 문이 열리는 것, 서로 오갈 수 있게 허락해 주는 것, 많이 달라진 문화에 대해 배워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 통일의 물꼬를 트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동상:
남한과 북한이 하나가 되면 무엇이 좋을까?  =  최송이 (런던 한국학교, 만 16 세)
(통일 세상으로 가는 기차)

이번 글짓기 주제를 받아보고 나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한국학교를 오랫동안 다니면서 통일과 북한에 대한 많은 수업과 행사, 글짓기와 그림그리기를 했었고, 평소에도 북한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내가 많은 내용을 알고 글짓기도 쉽게 할 줄 알았는데 막상 남북통일, 북한의 생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일의 만남… 이런 남한과 북한의 관련된 단어만 머리에 맴돌 뿐 더 이상 깊은 내용을 설명할 수가 없었다. 글짓기를 하기 전에 통일과 관련된 내용을 공부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계속 북한과 관련된 동영상과 인터넷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이 글짓기를 통해 내가 새롭게 안 사실들과 그것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보고 싶다. 그리고 잘 간직해 두었다가 10년 뒤 내가 성인이 되었을 때 혹시 통일에 대한 내 생각이 바뀌었을지도 모르고…남한과 북한의 관계가 어떻게 변했는지, 그때는 통일이 되어 평양에서 쉽게 냉면을 먹을 수 있을지… 다시 26살이 되어 이 글을 꺼내 읽어 보고 싶다.

 

몇 달 전에 내가 너무 재미있게 봤던 한국 드라마 중에 북한 군인 현빈(리정혁)과 남한여자 손예진(윤세리)의 사랑 이야기인 “사랑의 불시착”을 보면서 내가 그동안 머릿속으로만 상상했던 북한의 생활이 나왔다. 북한의 부자와 가난한 사람..군인들…평법한 이웃주민들의 생활을 외국사람들이나 나와 같은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통일에 관한 나의 관심이 커졌다 사랑하는 남자와 여자가 나라가 달라도 당연히 결혼할 수 있고, 내 친구들도 다문화 가정의 행복한 친구들이 많은데. 이 걸 당연하게 생각했던 나는 드라마 주인공들이 사랑하지만 서로 만날 수 없고 북한 사람과 남한 사람의 만남이 너무 힘들다는 현실을 드라마를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

완전한 통일은 아니더라도 지금 당장 유럽의 나라들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이 북한으로 여행 가기 위해 간단히 여권만 검사하고 기차 타고 여행할 수 없을까…? 궁금해서 <남한과 북한의 철도 연결>에 관한 설명을 찾아보았다. 예전에 연결해서 통행을 했었던 철길… 경의선/ 경원선/ 동해선 이렇게 세 종류의 철로가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38선 근처 DMZ부분만 연결하면 쉽게 통하는 줄 알았던 철길이 북한 철도가 너무 오래되고 시설이 낡아서 연결만 한다고 다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매번 한국으로 갈 때 기분은 너무 좋지만 항상 멀미가 심해서 맛없는 멀미약을 먹고 비행기 안이 너무 힘든 내가 기차로 영국에서 외할머니가 계시는 부산까지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중간중간에 기차를 갈아타는 불편함이 있다고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을 지나 북한에서 냉면 먹고 부산역 도착…생각만 해도 너무 좋을 것 같다. 오고 가는 길이 생겼으니 땅 속에 있는 좋은 자원들을 서로 주고받으면 우리도 좋고, 북한의 경제에도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은데… 한국과 멀리 떨어진 영국과 한국은 가능한데 제일 가까운 북한과는 왜 이렇게 힘든 걸까…?

실제로 손기정 선수는 1934년 베를린 올림픽에 참여하기 위해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개성을 거쳐 하얼빈- 모스크바-유럽까지 유라시아 횡단철도를 타고 갔다고 하는 사실에 나는 너무 놀랐다. 간직했던 기차표도 사진에 있었다.

그 옛날에는 가능했던 일이 왜 2020년에는 불가능할까…? 끊어진 철길을 다시 연결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인데… 경제적인 문제를 설명한 뉴스와 인터넷 동영상을 보니 “통일비용”이라는 단어와 “분단비용”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준비해 놓은 통일비용이 있는데 북한의 낡은 철길과 전기도 부족하고 사용이 어려운 기찻길을 고치는 데에 쓰기에도 많이 모자라는 돈이라고 했다. 물론 경제문제가 가장 현실적인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 마음가짐의 문제이고 70년 넘게 갈라져 있으면서 생각과 문화와 말투도 많은 차이가 생긴 것 같다. 일단 북한과 남한의 철도 개통이 해결되면 그다음 문제는 북한과 우리나라가 많이 다르고 경제적인 차이로 차별과 편견이 생기지 않도록 지금부터 서로 공부가 필요하다.

“사랑의 불시착”에는 북한 사람이 조개 구워 먹는 방법에서부터 일상생활, 북한 사투리와 분명히 한국말인데 처음 들어보는 단어들도 많아서 놀라웠다. 오랜 세월 동안 갈라져서 살아왔기 때문에 당연히 생활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서로 필요한 점을 도우면서 자유롭게 서서히 친해졌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사람과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영국에서 영국 사람들의 다른 모습, 다른 언어, 다른 문화 차이를 나는 자연스럽게 인정하고 살고 있듯이 북한 사람들과 서로 친구로 연락하면서 사는 일이 생기더라도 나는 자연스럽게 지낼 자신이 있다.

“9월 평양 공동 선언”에 남한과 북한이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개최를 유치하기로 협력했다는 내용도 나는 이번에 알게 되었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할 때 북한의 참가로 남북한이 한반도기를 들고 동시에 입장하여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고, 북한에서 방문해 공연도 하고 경기도 같이 응원하고 했던 모습을 TV로 봤던 기억도 난다. 올림픽을 어디서 할지는 보통 7년 전에 결정을 한다는데…계산하면 얼마 남지 않았다. 평창 동계 올림픽처럼 우리와 북한이 같이 협동하는 모습을 계속 세계 여러 사람들에게 보여준다면 가능성 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아 벌써 가슴이 쿵쿵거린다.

2032년… 나는 28살이 되어 있고 서울-평양 올림픽에 봉사자로 참여하기 위해 영국에서 기차를 타고 러시아와 중국을 지나 평양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다시 서울로 가는 기차에는 내 옆자리에 리정혁 중대장과 윤세리가 타고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