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근로자 60주년 기념 포럼 -파독 산업전사들과 재독 동포사회- 개최

파독근로자 60주년 기념 포럼

파독 산업전사들과 재독 동포사회 개최

ESSEN】 2023년 7월 7일 에센소재 재독한인문화회관에서 파독근로자 60주년 기념포럼 ‘파독 산업전사들과 재독 동포사회’라는 행사가 파독산업전사 세계총연합회(회장 고창원, 이하 파세연)와 교포신문 공동 주최로 개최되었다.

1963년 12월 22일 파독 광부 제1진 123명이 독일 뒤셀도르프에 도착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파독광부 단체인 글뤽아우프회는 ‘파독광부 60주년 기념행사’를, 파세연에서는 ‘파독 근로자 6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오후 2시 시작한 이날 행사에서 고창원 회장은 “파독 산업전사들이 보내온 지난 60년 세월의 의미 부여와 함께 당면과제 해결”이라는 행사취지를 설명하였으며, 재독 한인문화회관 파독산업전사기념비 동판에 이름이 새겨진 이들의 공적을 기리는 것이 핵심임을 알렸다.

동판에는 김계수 의학박사, 한호산 독일유도 국가대표 명예감독, 박종범 영산그룹회장(오스트리아), 양해경 한독경제인회 명예회장의 이름이 등재되었으나, 이날 행사장에는 김계수 박사 홀로 참석했다.

한편 글뤽아우프회 성규환(덕호), 한일동(덕성), 김영지(청암), 김성주(동현), 유상근(덕명), 서석준(덕정) 회원과 윤행자(예슬), 문영희(경덕), 최수자(우인) 간호협회 회원이 고 회장으로부터 ‘동포사회에 헌신하시는 분들’로 호칭되며 각기 호를 받았다. 괄호 안이 호이며, 포럼은 이들과 발표자 등 20여명이 사각형테이블을 사각형으로 연결한 자리에 앉아 진행했다.

조인학 교포신문 편집장은 ‘파독산업전사와 재독 동포사회’라는 기조발제를 통해 파독 산업전사란, 파독산업전사 송금액(당시 총수출의 2%), 모범적인 한인사회 건설, 종교기관과 한글학교 설립에 관해 열거하고 끝으로 파독산업전사의 과제를 논했다.

그는 제 1과제로 한인 1세대의 고령화, 많은 이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꼽으면서도 이를 일률적인 대책으로 해결 할 수 없고, 개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해법을 찾기에도 한계가 있다면서 한국 정부와의 협의를 통한 파독산업전사들의 노후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다음으로 지속적인 한인사회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2세와 새롭게 정착한 차세대가 한인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파독산업전사 중심 단체들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인 1세들의 경제적 문제와 관련, 고창원 회장도 파독 근로자 60주년 기념 포럼 소책자를 통해 2021년부터 파독광부간호사법이 시행되고 있으나 “최근 2년 동안 국내 단체에만 재정지원을 했다”며, 재독 파독 광부 간호사 단체 지원을 기대했다.

다음은 포럼 진행자로 김계수 박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김 박사는 우선 파독 광부, 간호사, 간호조무사의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했다. 그리고 “한호산 감독이 체육을, 박종범 회장이 경제, 그리고 나는 의학과 보건 분야에 관하여 60년을 돌아보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했는데 모두 참석하지 못했다. 여기 지금 참석한 분들의 이야기를 듣자”며 마이크를 성규환 재독 한인 3.1운동 기념사업회장과 한일동 도이칠란트 재향군인회 이사에게 건네고 잠시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어 기념비 동판에 사진과 이름이 새겨진 김계수 박사(발표 나복찬), 한호산 감독(발표 강황룡), 박종범 회장(발표 이계방), 양해경 회장(발표 조인학) 공적이 발표되었다.

김계수 박사는 1935년 황해도 연백에서 출생, 초등학교 3학년 때 남으로 피난 왔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약학전공, 1966년 독일 기센대학에서 생화학연구실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의학을 전공, 1974년 의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2년부터 32년간 뒤셀도르프에서 내과의원을 운영하였다. 2008년 재외동포 국민포장을 수훈하였다.

김 박사는 1983년 한독수교 10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궁중의상발표회 주선, 1988년 (사)재독한국문화협회 창립, 재독청소년 80명으로 최초의 청소년 합창단을 창립하여 지속적이고도 왕성하게 공연활동을 지원했다, 1992년 뒤셀도르프에서 한국문화의 날 행사를 개최하고 한국 창극단을 초청하여 로버트 슈만 잘에서 공연. 한국도자기 전시회, 한국고전악기 전시회 개최 등 우리 문화홍보에 적극 앞장섰다. 현재 재독한인문화회관 명예관장으로 재독동포들의 후원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호산 독일유도 국가대표 명예감독은 1938년 서울에서 출생, 1963년 홍익대학교 건축미술과를 졸업, 1961년 파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위에 오른 것을 계기로 1963년 독일 니더작센주 유도협회 감독으로 초청받고 내독했다. 그해 서독선수권대회에서 니더작센주 선수 5명에게 메달을 안기는 쾌거를 이루고, 그 5명 중 2명이 동경 올림픽 출전 독일대표(동서독단일팀)로 선발되었다. 1964년 동경올림픽에서 80kg 이상급에서 호프만이 은메달을, 93kg이상급에서 그란이 동메달을 따는 등 독일 유도 역사상 최대의 성과를 기록했다. 1965년 4월 서독 최초의 유도국가팀 전임감독이 되었다. 1967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 체육계 최고 영광인 은색월계수잎상(Silbernes Lohbeerblat) 수상했다. 1984년 LA올림픽,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프랑크 비네케(Frank Wieneke) 선수가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가 1965년부터 2001년까지 36년간 올림픽과 유럽선수권 대회 등 국제대회를 통해 금메달 56개를 포함 200개가 넘는 메달을 독일에 안겨 주었다. 그가 독일 유도국가대표 감독직을 수행하며 독일 체육계에서 일궈낸 성과는 가히 전설적이라고 할 수 있다.  2004년 독일정부로부터 민간인 최고 훈장인 1등 대십자공로훈장을 수훈했다.

한 감독은 1976년 2월 1일 결성된 재독일대한체육회 초대회장으로  1976년 7월 3일 대한체육회 독일지부로 인준 받는데 큰 공을 세웠다. 대한체육회의 3번째 해외지부다. 2001년부터 민주평통 북유럽협의회장으로, 2010년부터 유럽한인총연합회장으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으로도 활약했다. 한호산 감독의 지난 60년의 독일 생활은 독일 체육계와 동포사회, 그리고 한국과 독일의 스포츠교류의 산 역사라 할 수 있다. 한 감독은 1999년 대한민국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훈 했다.

1957년 전라남도 광주에서 태어나 조선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종범 영산그룹회장은 1996년부터 기아자동차 오스트리아 법인장으로 빈에 거주했다. IMF 때인 1997년 회사가 무너지자 철수를 거부하고 자신의 사업으로 재기의 길을 모색했다. 1999년 여직원 1명과 지금의 영산그룹 모체인 영산한델스로 시작한 사업은 2008년 매출1조원을 달성했으며 창립 23주년을 맞는 지금 유럽과 아프리카, 러시아 등 3개 대륙에 20개국 28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박 회장은 오스트리아한인협회장, 한국, 오스트리아 친선협회 부회장, 유럽한인총연하회장, 민주평통자문회의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회의 부의장을 역임했다. 2013년 국민훈장 모란장과 오스트리아 연방정부 금성훈장을 수훈했다.

양해경 한독경제인회 명예회장은 1974년 1월 제일모직 함부르크 지점장으로 부임, 1978년 귀국, 1984년 다시 독일로 발령, 2011년 1월 은퇴, 현재까지 프랑크푸르트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현직에 재직할 당시 재독동포사회대소사에 깊은 관심과 후원을 아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은퇴 후에도 재독동포사회발전에 큰 관심을 보였다.

양 회장의 주요 후원 동포행사는 1996년 파독간호 30주년 행사 단독후원, 1999년 3월부터 재독한인총연합회 주최 ‘삼일절 기념 청소년 웅변대회’ 다년간 후원, 2003년 12월12일 개관한 프랑크푸르트한국문화회관과 원로의 밤 행사 다년간 후원, 2006년 파독간호 40주년행사 단독후원, 2013년 파독광부 50주년 행사, 2019년 재독한인문화회관기념비 제막 행사 등이다.

양 회장은 1998년 한국 정부로부터 산업포장,  2008년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또 양 회장은 2009년 독일연방공화국 민간인 최고훈장인  ‘대십자공로훈장’을 수훈했다.

행사는 고창원 회장의 폐회인사로 막을 내렸다.

【이 순 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