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영남향우회 ‘영남인의 잔치’ 성황

– 여인천하시대 영남향우회 잔치, 시와 춤과 노래로 향수를 달래며 화합과 단결을 도모 –

ESSEN) 2023년도 ‘재독 영남향우회 잔치’가 독일 에센 소재 한인문화회관에서 열렸다. 회원들의 고령화로 잔치는 이전의 야간행사를 오후 행사로 전환, 2023년 8월25일(금) 오후 2시부터 7시 30분까지 진행됐다.

회장과 사무총장 모두 여성으로, 창립이후 처음으로 여인천하 시대를 맞은 재독영남향우회 잔칫집은 분주한 한복차림 여성들의 잰 발걸음과 학 종이접기 등 아기자기한 실내장식 등이 시작 전부터 잔칫집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고정아 사무총장 사회로 진행된 1부 행사는 사회자의 개회선언에 이은 국민의례, 회장 인사, 축사, 감사패 및 공로증서 전달, 시 낭송, 고문에 대한 감사마음 전달 순서로 진행되었다.

정운숙 회장은 재독영남향우회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여성 회장이 되었음을 강조하며,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여 회원 간 화합과 향우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향우회란 끈끈한 정으로 묶인 단체이니만큼 기분 좋게 대화를 나누며, 임원들이 손수 만든 맛있는 음식을 드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지시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정 회장은 고향에서 겪고 있는 수해피해에 대해 언급하며, “향우회에서 펼친 모금운동에 동참해 주신 향우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은 축사를 통해 “일주일 전 개최된 광복절 경축행사에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전하고, “오늘 또 여러 단체 회장님들을 비롯하여 많은 분들이 입추의 여지없이 이 자리를 함께하여 축하를 해 주시니 흐뭇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영남향우회가 더욱 더 무궁무진 발전하여 앞서가는 향우회가 되길 바란다고 축하했다.

이어 경상북도 이철우 도지사 축사를 김장호 고문이 대독했다. 이 지사는 먼저 향우회원들에게는 건승을, 전 현직 회장에게는 각각 치하와 격려를 보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경상북도 지사이자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의 중책을 맡고 있다면서,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지난 60-70년대 번영된 조국을 염원하며 조국 근대화에 초석을 놓았던 여러분들의 도전과 개척 정신을 이어받아 흔들림 없이 지역을 지키면서 나라를 반듯이 세우고자 한다”고 힘주어 말하고, 영남인의 밤 행사가 향우회의 더 큰 발전을 가져다주길 기대했다.

경상남도 박완수 도지사는 동영상 축사를 통해 재독영남향우회가 우리 동포사회가 화합하는 중요한 구심점 역할을 계속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경남의 주력산업이 국가경제를 이끌고 있다면서 여러분의 고향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경남도가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 순서로 정안나 시인이 초창기 파독근로자 심경을 읽은 듯 한 자작시 ‘다시 오지 않을 세월’을 낭송, 큰 박수를 받았다.

정운숙 회장이 이철우 경상북도지사가 수여하는 감사패를 직전 회장인 김이수 고문에게 전달하고, 향우회에서 수여하는 공로증서를 김이수 고문에게 전달했다.

1부 마지막 순서로  성규환(초대), 김장호(6대), 김정구(7대), 김승하(4), 심동간(10), 김이수(2,11.) 고문에게 향우회에서 ‘감사의 마음’ 표시로 포도주를 선물했다.

20분간 휴식시간을 가진 뒤 2부 순서는 양승욱 임원이 진행했다.  참석한 내빈들이 소개 됐다.   문화공연으로 뒤셀도르프어머니합창단 단원 11명이 최미순 지도로 모듬북 난타 공연과 함께  ‘즐거운 우리집’, ‘독일의 찬가’ 등 합창을 선보였다.

테너 김동훈(뒤셀도르프 오페라하우스 소속)이 이수인 작사, 작곡의 ‘내 맘에 강물’을, 테너 천성준(겔젠키르센 오페라하우스 소속)이 이은상 작사, 김동진 작곡의 ‘가고파’로 고국산천을 소환했다. 이어 실제로 영상을 통한 고향소식이 눈앞에 펼쳐지고, 더불어 ‘2030 부산엑스포’ 선전도 곁들였다. 다시 김동훈이 밀양 아리랑(진규영 편곡)으로 한껏 흥을 돋우고, 천성준은 개성의 박연폭포까지 불러 분위기를 최고조로 이끈 다음, 김동훈이 경상도 잔치에 ‘경상도 총각’을 불렀다. 두 성악가의 환상의 무대에 관객은 열띤 환호와 박수로 답례했다.

박계순과 최미순이 연출하는 삼고무 퍼포먼스로 화려하게 무대를 장식했다. 무용수의 좌우 양 옆과 뒤편에 북 3개를 두고 추는 춤인 삼고무는 북들이 빚어내는 입체적 조형성과 춤과 장단이 교합된 집단적 율동성으로 형식의 창조성을 극대화 했다. 경상도의 기상을 보여주는 듯한 힘찬 북소리에 객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어 호남향우회, 충청향우회, 강원도민회 수장들을 모시고 선물을 증정하는 것으로 감사의 예를 갖추고자 했으나, 강원도민회장은 보이지 않았다.

임원들이 무대에 올라   ‘대머리 총각’의 가사를 개조한 ‘영남의 오빠들’ 을 함께 불러 인기를 끌었다.  김원희 향우가 전자 섹스폰을 들고 무대에 올라 힘찬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아리랑’ ‘고향의 봄’을 연주, 관객을 향수의 세계로 리드했다.

임원들이 장만한 진수성찬으로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노래와 춤, 장기자랑, 복권추첨이 왁자지껄 이어져 갔다.  어느새 종료가 가까워짐이 알려질 즈음 최고 복권 당첨자로 에센 거주 이금숙 씨가 소개되었다. 축하의 팡파르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당첨금 5백 유로를 손에 받아 든 이 씨는 즉석에서 그 중 2백 유로를 주최 측에 전달함으로서 더불어 사는 재독 한인동포사회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환호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사이 사람들은 내년 만남을 기약하며 자리를 떴다.

한편 남부지역 회원들은 회원인 하영순 재독한국노인회장의 주선으로 대절한 버스편으로 행사에 참석, 잔치를 빛냈다.

【이 순 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