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강원도민회 창립 20주년 기념행사 성황리 열어

– ‘강원도가 찍힌 선물봉투에는 강원도에서 생산한 물건에 강원도민의 정을 담아 마련한, 신사임당 그림 초충도가 그려진 손수건(강릉시 제공)과 강원도 산골 건나물 곰취, 눈개승마(태백시 제공), 미벨로 스피루리나 비누, 꽃을 수놓은 듯 얇게 짠 모노양말 등이 들어 있다

【에센】 김순복 재독강원도민회장이 핑크빛 한복을 입고 무대 위에서 객석을 향해 큰 절을 올리자 환호성과 더불어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2023년 3월 25일(토) 재독강원도민회(회장 김순복, 이하 도민회)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는 문화행사가 2018년 ‘재독 강원인의 날’행사가 치러진 이래 5년 만에 개최된 때문인지 행사장인 에센소재 재독한인문화회관은 발 디딜 틈 없이 만원을 이뤘다.

오후 4시부터 진행된 1부 행사는 손재남 수석부회장 사회로 국민의례, 회장인사, 김진태 강원도지사 축사, 연혁소개, 연합회장 축사, 감사패 전달, 고문 감사선물증정, 타지역 향우회장 감사선물 증정, 동문회원이 김순복 회장에게 꽃다발 전달, 해동검도 시범, 강원도의 노래 합창, 식사기도, 만찬 순으로 이어졌다.

김 회장은 인사말에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만나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며, “뉘른베르크, 하노버,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스페인, 미국 등 원근각지에서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신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 행사를 위해 강원도 음식을 임원들이 손수 정성껏 만들었다고 소개하고, 모쪼록 유쾌하게 즐기고 기억에 남는 행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허길조 부회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2003년 창립한 재독강원도민회는 그동안 강원도민 간 결속력을 공고히 하고, 고향에 대한 애정을 돈독히 하는데 기여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재독강원도민회 고향방문단이 8차에 걸쳐 고향을 방문했으며, 도에서 도민회에 6번이나 예술단을 파견하고, 2002년부터 2019년까지 해마다 청소년유럽연수단을 파견, 청소년들에게 식견을 넓혀주고 꿈을 키워주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강원도민회 회원들에게 애향심을 고취시켰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도지사는 6월 11일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하게 되면 많은 규제가 해제되어 강원도가 글로벌 중심도시가 될 것이라며, 도민들의 격려 가운데 2세 3세 교류가 지속될 수 있도록 도에서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순서로 권영숙 사무총장의 연혁보고가 있었다. 재독강원도민회는 20년 전인 2003년 3월22일 강원도출신 재도이칠란트 동포 60여 명이 중부 뫼어스시의 뫼어스모텔 대회의실에서 ‘재독 강원도민회 창립총회’를 열고 초대회장으로 이유환 창립준비위원장을 선출하는 것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2대 이유환, 3대 김명규, 4대 홍철표, 5대 안은길, 6대 김일선, 7대 박미령, 8-9대 박영희 회장 순으로 이어졌다. 2022년 8월 정기총회에서 10대 김순복 회장이 추대되어 현재 도민회를 이끌고 있다.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은 강원도민회에서 축사를 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며, 여장부 소리를 듣는 김 회장님이 수고를 많이 하시는데, 따뜻한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총연합회에서도 튀르키예 지진피해복구성금을 3월30일까지 모금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개인과 단체에서 성금을 많이 내주시는데 특히 한 가족은 1년 휴가비 전액을 성금으로 내놓기도 했다고 밝혀 많은 박수를 받았다.

고창원 재독동포총연합회장은 파독교민사회에서 강원도 사람들이 중추적인 일을 한다며, 파독광부 박물관이 서울 양재동과 강원도 태백에 있는데 이들 박물관을 위해 강원도 사람들이 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유독 강원도민회에 여성 회장이 많은데 앞으로도 이들이 우리 한인사회에서 주도적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강원도민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감사패가 전달되었다. 수상자는 유종헌 홍보부장(우리뉴스 대표). 최종관 자문위원(태권도사범), 하리라 자문위원(목사), 이동규 자문위원(태권도사범,스페인) 등이다.

그동안 회장직을 맡아 수고한 4대 회장인 홍철표 고문과 8대, 9대 회장인 박영희 고문에게 감사의 꽃다발과 선물을 증정했다. 1대, 2대 회장인 이유환 고문은 출타 중이고, 3대 회장인 김명규 고문은 투병 중, 5대 회장인 안은길 고문은 한국거주, 6대 회장인 김일선 고문은 타계, 7대 회장인 박미령 고문은 출타, 총 7명 고문 중 2명이 참석했다,

타 향우회장에게도 선물이 증정되었다.  재독충청인향우회 김우선 회장,  재독영남향우회 김이수 회장,  재독호남향우회 김상근 회장,  재독이북 5도민회 노광범 회장이 참석, 선물을 받았다. 오랜만에 재 도이칠란트 5대 향우회장이 이날 자리를 함께 한 것이다. 이어  홍숙희, 이유정, 강릉간호학교 동문들이 김순복 회장에게 꽃다발을 증정했다.

이동규 사범의 검법, 예도검법 등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해동검도 시범이 있었으며, 안순경 회원의 지휘로 다 함께 ‘강원도의 노래’를 합창했다. 어릴 적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학교에서 강원도의 노래를 불렀다는 회원들은 “새 밝의 예나라 정든 내 고장〜”으로 시작하는 이은상 작사, 임원석 작곡의 ‘강원도의 노래’를 다들 잘 불렀다. 하리라 목사의 식사기도에 이어 임원들이 정성껏 마련한  강원도 음식 만찬이 시작되었다.

2부 문화공연은 손재남 수석부회장 진행으로 먼저 아리랑무용단(단장 김혜숙, 단원 박연희, 권선미, 정인숙, 이양자, 이선아, 박정숙)이 화려한 부채춤으로 무대를 장식했다. 스페인에서 온 이유정 씨가 검무시범으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원희 씨가 전자 색소폰으로 ‘어메이징 그레이스’, ‘불어라 열풍아(노래 이용자)’ 등을 연주해 관객의 심금을 울렸으며, 다시 무대에 오른 아리랑무용단이 ‘장구춤’, ‘진도북춤’, ‘모듬북’ 공연으로 우리 전통문화를 뽐냈다.

하노버라인댄스팀이 김순복 회장과 함께 라인댄스를 흥겹게 선보였다.

정용화 남부부회장이 제3부 여흥시간을 진행했다. 노래자랑, 복권경품놀이, 춤파티 등으로 즐거운 시간이 이어졌다. 복권 경품으로는 500유로, 300유로, 200유로, 100유로 복주머니 각 2개, 쌀 20포, 마사지기 10개 등이 제공되었으며, 최고 경품인 500유로 복주머니에 당첨된 안순경 회원은 500유로 중 200유로를 도민회에 기부하였다. 또 한 장의 500유로 복주머니는 함부르크에서 온 장현두 씨가 받았다.

한편 이날 행사장 전면에는 500유로 기부자 10명의 성명(최종관, 이동규, 김계수, 고창원, 이종서, 박영희, 남호순,  선우곤, Dr. Olaf Fleischer, Dr. Rolf Fleischer 등)이 큼직하게 내걸려 시선을 끌었으며, 귀가 길에 나선 모든 손님들 손에 하나씩 쥐여진 ‘강원도’라고 찍힌 선물봉투도 눈길을 끌었다. 봉투에는 강원도에서 생산한 물건에 강원도민의 정을 담아 마련한, 신사임당 그림 초충도가 그려진 손수건(강릉시 제공)과 강원도 산골 건나물 곰취, 눈개승마 (태백시 제공),  미벨로 스피루리나 비누, 꽃을 수놓은 듯 얇게 짠 모노양말 등이 들어 있다

이 순 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