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여문예원, 전통한지작품 100여점 전시회 열어

SCHWALBACH) 슈발바흐 시청 건물 안에 웬 한지공예품들이 즐비할까?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슈발바흐 암 타우누스 시청 건물 안에 약장, 쟁반, 보석함, 찻상, 콤모데, 뒤주. 육각반짇고리, 전등, 갖가지 인형, 장식품, 쌀독, 꽃병, 바구니, 보석상자, 등등 크고 작은 한지로 만든 작품들이 즐비하다. 한지로는 갖가지 생활용품을 다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우수성과 더불어 실용성, 다양성이 높다고 한다. 방문객들은 비단 외국인들 뿐만이 아니라 한국인들도 신비의 세상을 접하듯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위로 보고 또 아래로도 본다.

고층건물과 상가들이 많은 동네에서 이렇듯 신비의 세계를 만들어 놓고 많은 사람들에게 눈호사를 시켜주는 사람은 다름 아닌 도이칠란트의 한국 문화 전도사로 잘 알려진 현호남 사단법인 산다여문화예술원(이하 산다여문예원) 원장과 그의 문하생들이다. 그들이 2024년 4월 30일 18시 프랑크푸르트 인근 슈발바흐 암 타누스 시청 3전시실에서 ‘제 1회 한지공예 작품 전시회’를 열고, 5월 29일까지 한 달 간 작품을 선보임과 동시에 판매도 한다. 문하생은 Kolh 경숙. 김정화, 김승희. 루소미. 유은미. 윤혜경. 이승은. 이지은, 정연화 등이다.

첫날 전시회 개막식에는 슈발바흐 알렉산더 임미쉬(Alexander Immisch) 슈발바흐 시장을 비롯,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의 정승수 공공외교담당 영사, 현지인과 한인동포 등 50여명이 참석해 장소가 비좁을 정도였다. 전시장으로 가는 길목에는 손님들을 위해 준비한 다식과 떡, 주먹밥, 김밥과 토스트가 차려져 있고, 그리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연꽃잎 차 그릇이 시선을 끌었다. 현 원장과 그의 제자들이 한글무늬의 치마와 흰 불라우스 차림으로 손님 맞기에 분주했다.

개막식은 현선영 씨가 도이치어와 한국어, 2개 국어를 사용하여 진행했다. 먼저 현호남 원장이 인사말을 통해 “바쁘신 와중에 제 1회 한지공예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 드린다”고 사의를 전했다. 그리고 “이번 전시회는 약 2년 동안 한지공예 수강생 9명이 준비해온 작품들이 전시되며, 한지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알리고자 작지만 전시회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방문하신 모든 분들이 한지는 단순한 종이가 아닌 천년을 견디는 종이이고, 다양하게 표현해 낼 수 있는 우수한 우리나라의 종이임을 작품들을 통해 느끼시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면서 즐거운 전시관람 시간이 되기를 바랐다. 현 원장은 임미쉬 시장에게 한국전통인형 1쌍을 선물했다.

알렉산더 임미쉬 규발바흐시장은 축사에서 먼저 슈발박흐에 500여 한국인이 살며, 한국기업, 한국교회, 한국식품점, 한국식당, K-POP 무용학원 등이 있어  한국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2013년부터 슈발박흐 중심인 마르크트플라츠에 산다여문예원이 자리하여, 전통예절, 다도, 한지공예, 종이접기 등  수련을 통해  한국 문화를 알리며 계승하고 있어 시장으로  특별히 감사한다고 했다. 또 임미쉬 시장은  슈발박흐 외국인축제, 장터축제 등 행사에서 한국문화를 많이 체험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한국문화를 계승하여 우리에게 보여주는 일을 하는 예술가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면서  이번 한지공예 전시회를 시청사에서 열어 주어 감사하며 이번 전시회 성공개최와  산다여문예원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며 축사를 마쳤다.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 정승수 공공외교 담당 영사는  한지공예 전시회 개막을 축하하고,  이역만리 타국에서 우리 문화를 계승하고 알리는 문예원과 한지 작가들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또 총영사관은 앞으로  이런 우리 문화를 알리는 일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100여 점 가까운 전시 작품 중에서 가장 관객의 이목을 끈 작품은 역시나 현호남 원장의 150cmx70cm 정도 크기의 대작 “김장하는 날”이었다. 배추를 다듬어 소금에 절이는 과정서부터 다 만든 김치를 항아리에 담는 모습까지 한지공예로 잘 그려냈다. 이 작품 속에는 한지공예 기법인 지호, 지승, 지화, 전지의 모든 기법이 고루 녹아들어 있다고 한다. 현 원장은 “한지를 바르고, 말리고, 두드리고 다듬어 가며 1년 이상 공을 들여 만들어서 그런지 작품에 퍽 정이 간다”며, 만약 이 작품을 판매한다면 얼마나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적어도 1만 유로는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호남 산다여 문예원 원장은 2006년 10월 프랑크푸르트에서 한국문화센터 ‘서왕쉼터’를 개설해 프랑크푸르트 인근 동포들을 대상으로 종이접기, 퀼트, 중국어, 도이치어, 통기타 등 다양한 문화강좌를 개설해 운영했다. 이것이 현 원장의 독일에서 한국문화 알리기의 첫 걸음이자 오늘날 산다여문화예술원의 시조격이다.

이후 2009년 슈발바흐로 이전하고 독일 현지에서 한국 전통문화를 알려 한민족의 자긍심과 정체성을 확립시켜 나간다는 목적으로 사단법인 산다여문예원을 창립하고 ‘제1회 산다여(山茶如)축제’를 개최했다. ‘산다여’는 차의 향기처럼 은은하면서도 언제나 초심을 버리지 않고 굳은 절개를 지키며 혹독한 추위와 환경에도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산다여 문예원은 독일에서 유일하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현 원장은 다양한 한국 전통문화들을 알리기 위해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꽃꽂이, 종이접기, 비누공예 등을 배워 10여 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종이접기 교육의 경우, (사)한국종이접기협회와 협약을 맺어, 산다여 문예원의 교육을 받은 후 협회가 인증하는 급수증을 받을 수도 있다. 산다여 문화예술원에서는 돌잔치, 성년식, 혼례, 폐백, 수연례 등의 전통 이벤트 행사를 선보이고 전통예절·다도, 한지공예, 종이접기 등을 교육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 개장 시간은 월, 화 , 목, 금요일 08시-12시까지, 화요일 15시- 18시 이다.

【이 순 희 기자】